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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전략

양정자 저 | 천년의시작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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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777 / 148쪽 124 x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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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1990년 시집 『아내일기』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양정자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꽃들의 전략』이 시작시인선 0264번으로 출간되었다. 서정적 문체와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로 굳건한 시 세계를 형성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존재론적 성찰이 돋보이는 사유와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을 잘 보여 준다. 가령 불가항력의 자연현상 앞에서 한계에 직면하는 인간의 모습은 ‘죽음’과 ‘공포’의 이미지로, 자연의 광폭함을 극대화함에 있어서는 사실적 언어로 그 효과를 적절히 취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의 광폭 앞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내면의 두려움이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근원적 욕망으로 옮겨 가는 것을 섬세한 감각으로 포착해 내고 있다. 시집의 해설을 쓴 심선옥 문학평론가는 “그동안 시인은 삶의 언어와 시의 언어가 분리되지 않고, 자신의 삶이 지닌 의미를 그 자체로 온전하게 드러내는 시의 언어와 형식을 일관되게 지향해 왔다. 고통과 연민을 무한 반복하는 타인들과의 교류 속에서, 그리고 일상의 답답하고 지리멸렬한 경험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깊은 사색 속에서 빚어진 양정자의 시는, 진솔한 아름다움으로 독자들에게 공명共鳴한다.”라고 평했다. 양정자 시의 주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생활 체험을 시의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 점을 상기해 봤을 때, 산문으로 풀어지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그의 시적 언어와 형식이, 독자들에게 시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까지 정직한 발걸음으로 시의 길을 걸어온 시인의 언어가 독자들에게 위로의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을 기대해 본다.

저자 소개

  • 저자 : 양정자
양정자
1944년 서울 출생.
서울대 영어교육과 졸업.
1990년 시집 「아내일기」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아이들의 풀잎노래」 「가장 쓸쓸한 일」
「내가 읽은 삶」 「아기가 살짝 엿들은 말」 출간.
한국작가회의 회원.



머리말

시인의 말

늙어갈수록 더욱더 허전하고 쓸쓸해지는 우리의 삶!
이 쓸쓸하고 허전한 삶을 대체 무엇으로 채울 수 있으랴

그 어떤 일에도 잘 행복해질 줄 모르던 나. 뒤늦게 새삼스레 행복해지는 걸 배우기 위해 불교 책과 유튜브를 통해 불교 교리도 불경도 접해 보고, 명상도 하고, 운동도 하고, 마음을 환하게 하는 내 주위의 꽃과 나무에 한동안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우리들 하루하루 살아가는 무의미한 일상이 바로 시가 될 수는 없을까에 오랫동안 천착하다 보니, 시들 자체도 매일의 일상처럼 지리멸렬해지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여 우리 일상생활 자체에서 조금만이라도 어떤 의미를 찾지 않는다면, 우리 삶은 얼마나 더 허망하고 쓸쓸해질 것인가. 매일의 생활의 연속이 바로 우리 삶 자체일 터임으로.

그동안 여기저기 발표했던 몇 편의 시와 꽃과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묶어보았다.

책 속에서

신神의 한 수數
―은방울 수선화


제주도 친구 집 정원에서 언젠가 이른 봄 알뿌리를 캐다 심은 그 꽃
분당 우리 집 아파트 화분에 심어놨더니 금방 죽어버려
화분째 베란다 한구석에 처박아 둔 채 거의 일 년

그다음 해 추운 겨울 2월 어느 날 어쩌다 보니
그 좁은 화분 속에서 물도 주지 않았는데 어느 틈에
우북이 솟아오른 잎새들 사이, 서너 송이 맺힌 흰 꽃망울까지

새파랗게 윤기 흐르는, 난초잎보다 훨씬 더 낭창낭창한
길쭉하고 통통한 생생한 이파리들
수줍은 듯 고개 살짝 숙인, 여리디여린 작은 꽃에 숨겨진
천둥 치듯, 정신 나게 번쩍 나를 일깨운
그 놀라운 끈질긴 생명력, 기적 같은 생의 의지!

쌀쌀한 초봄 아직 검불뿐인 친구 집 꽃밭 한 귀퉁이에서
새파란 잎 속 줄기에 매달린, 눈꽃처럼
하얗게 반짝반짝 빛났던 그 작은 은방울 수선화라는 꽃

그때 꽃에 무심했던 내 눈길을 이토록 은밀히 유혹한 것은 무엇보다
그 꽃을 이루는 여섯 장의 흰 꽃잎 끝마다 박힌 고 작은 초록색 점들 때문이었다면
(꽃 주인 내 친구는 그 초록색 점들을 신의 한 수라고 불렀다)
다른 꽃들과는 다른 신비스런 고 앙증맞은 작은 초록색 점들은
자신을 멀리 퍼트리기 위한
이 꽃의 충분히 성공적인 전략 아니었던가

이 신기한 꽃으로 인해 꽃을 싫어하기조차 했던 나 같은 한 사람이 이후
그 꽃은 물론 모든 꽃들에 대한 흥미와 관심 조금씩 가지게 되었다면

그리하여 우울함에서 점차 벗어나
일상의 소소한 삶의 기쁨과 행복까지도 조금씩 깨우쳐가게 되었다면
이 또한 이 꽃의 얼마나 굉장한 전략인가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우리들의 표정 13
두 가지 시선 14
나의 적敵 16
‘아름다운’ 서울 18
폭설 20
제주 관광 23
제주 정방폭포 26
젊을 적 내 중국 여행 28
마치 고난의 인생행로 같았던 31
꽃 어질머리 34
유유상종 36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38
부러운 삶 40
제주 「다랑쉬오름」 그림 42
제주 토종 홑수선화 45
쇠비름 48

제2부

무더운 여름 한낮 51
안타까운 일 52
진짜 시인 54
자화상 56
강화도 갈매기 57
무명산악회 58
북한산을 오르며 60
민초民草 62
숲속 세 개의 길 64
슬픔의 힘 66
죽음과 이혼 67
부부 사이 68
목욕탕에서 69
갱년기 70

제3부

연꽃 75
신神의 한 수數 76
마치 생전 처음 만난 듯 78
큰개불알풀꽃 80
코딱지나물 82
가장 크고 멋진 꽃 84
자귀나무 87
「민들레」 88

제4부

제주 막내 동서 93
정신 잃은 그 경황 중에도 96
시어머님 장지葬地에서 98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100
어느 상상의 밤 102
죽부인 105
인연 106
행복을 주는 말 108
삶의 진짜 맛 110
천당 112
야생의 풀꽃 다발 114

제5부

단지 조금 어리석은 사람일 뿐 119
내 마음의 풍경화 120
상주사심常住死心 122
친구 124
진땀과 단꿀 126
세월호 침몰과 함께 128
촛불들의 혁명 130

해설

심선옥 ‘살아있음의 생생한 감각’과 세계의 열림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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