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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숨결이 되어

여지훈 저 | 문학공감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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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223610 / 368쪽 210 x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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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세상에는 늘 무언가 피고, 또 늘 무언가 지고 있지만 그 피고 짐에 가끔이라도 애정과 관심을 쏟기에는 세상은 이미 지나칠 정도로 바쁘고 현란하며, 또 고되고, 믿음이 사라져 있는 듯합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은 그런 세상에 제가 피우고 싶었던 한 송이 꽃입니다. 그렇다고 되는 대로 피운 꽃은 아니며,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에 태어난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정녕 무언가를 사랑했기에 태어날 수 있었고, 또 그 사랑의 결실로서 낳은 아이입니다. 아주 오래전 날아든 씨앗이 오랜 세월 움트고 자라나 이제야 오롯이 하나의 꽃으로 피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하지만 또한 전혀 새로운, 저만의 씨를 퍼뜨리기 위해서요.
그럼 평안하십시오. 보시는 중에 다소 미숙하고 모난 구석이 눈에 띄더라도 너무 거슬려 마시고, 부디 넉넉한 마음으로 흔쾌히 넘어가실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출판사 리뷰

세상에는 늘 무언가 피고, 또 늘 무언가 지고 있지만 그 피고 짐에 가끔이라도 애정과 관심을 쏟기에는 세상은 이미 지나칠 정도로 바쁘고 현란하며, 또 고되고, 믿음이 사라져 있는 듯합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은 그런 세상에 제가 피우고 싶었던 한 송이 꽃입니다. 그렇다고 되는 대로 피운 꽃은 아니며, 오랜 시간을 거쳐 세상에 태어난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정녕 무언가를 사랑했기에 태어날 수 있었고, 또 그 사랑의 결실로서 낳은 아이입니다. 아주 오래전 날아든 씨앗이 오랜 세월 움트고 자라나 이제야 오롯이 하나의 꽃으로 피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하지만 또한 전혀 새로운, 저만의 씨를 퍼뜨리기 위해서요. 그럼 평안하십시오. 보시는 중에 다소 미숙하고 모난 구석이 눈에 띄더라도 너무 거슬려 마시고, 부디 넉넉한 마음으로 흔쾌히 넘어가실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픔을 눌러 밟는 방랑자 이야기는 ‘현진’이라는 주인공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며 시작된다. 어떤 병인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원인 모를 불안감에 떨던 주인공은 병원을 나오며 어떠한 고난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혼자만의 각오를 다진다. 이어 그는 헤어졌던 연인을 처음 만났던 몽골의 고비 사막을 향해 떠난다. 새로운 공간으로의 전환을 통해 일반적인 성장소설의 특징을 담아내고 있다. 현실(한국)과 새로운 세계(몽골)의 교차를 통해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진은 스스로 고통의 길을 걷는다. 오직 손수레 한 대와 함께 머나먼 여행길을 떠나는 것이다. 혼자만의 각오를 다지기 위함이기도 하였으며 동시에 연인과의 이별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이러한 행동에는 ‘헤어짐’이라는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헤어진다는 것은 동시에 혼자가 된다는 것이고 이별의 상처가 현진에게는 다른 사람에 대한 보이지 않은 벽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현진의 성격은 여행을 통해 변화한다. 새로운 사랑(도나 일행)을 만나기도 하고 스타르 가족을 통해 생각해 본 적도 없던 가정의 따스함을 느끼기도 하며 잉쿠아트 가족을 통해 생(生)과 사(死)를 바라보기도 하며 한없이 친절한 만다를 통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힐링을 하기도 한다. 또한 어통바타르 가족, 쇼코르 등 수많은 사람들이 현진에게는 육체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며 정신적 스승이 되기도 한다. 여행의 마지막에는 결국 모두가 약속했던 어워를 찾아가지만 이미 무너져버린 광경에 절망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동시에 현진의 내면의 목소리 또한 극대화된다. 현진은 이미 어워에 담긴 약속이 깨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장소에 상징적인 풍경으로 존재함으로써 의미를 부여하려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어워는 누군가에 의해(인공적 혹은 자연적)으로 파괴되어 있다. 여기서 다시 한번 현진의 내면적 성숙은 깊어진다. 끝을 알 수 없는 희망과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도 바람은 불고 있으며 언제나 순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현진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으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날 선 비장함도, 또 과도한 희망도 아닌, 그저 삶을 향한 소박한 믿음과 용기를 품고 그 바람을 맞이하자고 다짐했다.”

저자 소개

1987년 출생. 『사막에 피는 꽃』 저. 
꿈꿀 만한 게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일을 시작해 지금껏 꾸준히 걸어왔고, 마침내 그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꿈을 좇아 걸어가고 있습니다. 때론 꿈을 꾸며 좇는 이런 제 자신이 허공에 나풀거리는 한 톨의 먼지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 나풀댐은 밉지 않고 참으로 정겹기만 합니다.

책 속에서

이미 몇 년째 꾸준히 이어오던 마라톤 훈련을 하던 중 일어난 사건은 사실 그로서는 아무런 기억도 남아 있질 않았다. 그러나 눈을 뜨자마자 자신을 내려다보던 이들에게서 들은 것은 무척이나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자신이 달리고 있던 중에 갑자기 쓰러졌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도무지 믿지 못했던 그였지만, 땅에 누워 있던 스스로의 상태가 그들의 말이 사실임을 입증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 사건 이후, 아무리 누르고 당겨 보아도 저릿저릿하기만 할 뿐 제대로 감각되지 않는 왼쪽 머리의 상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그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고 있었다.
잠시 후 현진은 좀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하고는 진료실에서 나왔고, 이어 무언가에 쫓기기라도 하듯 서둘러 진료비를 지불한 다음 병원 밖으로 나왔다. 그런 그의 머릿속은 여러 생각들로 복잡하게 헝클어지고 있었다.
-9~10p



현진이 한 평 남짓한 텐트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텐트 외피에서 수선스럽게 퍼지던 빗소리는 묘한 아늑함을 느끼게 했는데, 애석하게도 그런 기분은 오래 가질 못했다. 바람이 차츰 거칠고 높은 비명을 지르는가 싶더니 텐트가 심하게 들썩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구구구궁
마치 테너와 소프라노를 받쳐 주는 웅장한 베이스의 음처럼, 빗소리와 바람 소리의 야단스러운 화음을 뚫고 돌연 둔중한 울림이 터져 나왔다. 그 소리는 아주 멀리서 발생한 것 같았으나 동시에 어떤 섬뜩함을 동반하고 있어, 현진은 저도 모르게 온몸의 털이 올올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소리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며, 점차 커졌고, 또 잦아졌다. 텐트를 요란스레 후려치는 바람의 횡포로부터 느끼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보다 은밀하면서도 근원적인 공포가 소리가 터질 때마다 그의 가슴속에서 급격히 덩치를 불려갔다. 밖을 내다볼 엄두는 아예 낼 수도 없었으며,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마비된 그의 머릿속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떠올리지를 못했다.
-88~89p

사막이란 과연 이 행성의 코, 혹은 입, 그 어디쯤 되는 것일까. 침묵을 닮은 지평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은 흡사 지구가 몰아쉬는 뜨거운 숨결인 양 한가득 열기를 품고 있었다. 새파란 하늘 속 듬성듬성 자리한 흰 뭉치들은 느릿한 속도로 한 방향으로 떠가고 있고, 그 아래로 낮게 솟은 풀들은 메마른 몸짓으로 이리저리 나풀거리는 타는 듯한 한낮의 사막이었다.
그리고 아무런 궤적도 없이 세상을 자유로이 떠도는 바람들이 모두 모인 것 같은 그 사이를 홀로 걷는 이가 있었다. 그이는 사막의 모래 빛깔을 닮은 엷은 상아색 모자와 날렵한 유선형의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그 턱 아래로 넓게 퍼진 수염과 몸집만 한 배낭을 다부지게 멘 넓은 어깨로부터 그가 건장한 남성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바람이 매섭도록 몸에 부닥치고 있었지만, 그는 잠깐잠깐 몸을 들썩일지언정 꾸준한 속도로 아무런 지표도 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뜨거운 뙤약볕에 시달리는 땅 위로 진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던 그의 움직임이 차츰 느려지나 싶더니 이윽고 완전히 멈추었다.
-356~357p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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