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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샘 너머에 사는 당신

백승훈 저 | 매직하우스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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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342635 / 240쪽 208 x 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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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2011년, 4월 백승훈 시인이 『꽃에게 말을 걸다』라는 에세이집을 내고 7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인이라면 마땅히 세상에 내놓는 첫 책이라면 시집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생애 첫 책이라면 시집이 되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7년 전,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집 『꽃에게 말을 걸다』를 먼저 세상에 내놨다. 시집은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편집부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출판사의 영악한(?) 판단 때문에 무려 7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시인과의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시인의 첫 책 『꽃에게 말을 걸다』처럼 시인은 꽃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 전문가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 책에서 시인은 “꽃에겐 피는 일도, 지는 일도 온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소중한 삶의 순간입니다.”라고 했다. 백승훈 시인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자, 시를 쓰는 방식이다. 모처럼 우리는 온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시인을 만났다. 시인을 꿈꾸던 한 소년이 자신의 첫 시집을 내기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 그만큼 시인에게 시집을 내는 일이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시인이 꽃을 좋아한 이유가 바로 그 기다림이었는지도 모른다. 봄꽃을 보려면 각자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기다려야 한다. 그냥 기다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살아가면서 기다려야 한다. ‘꽃의 시인’에 어울리는 백승훈 시인의 <꽃나무로 사는 일>이라는 시를 소개하며, 시를 사랑하는 독자분들에게 이 시집을 자신 있게 소개한다.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쉽게 말하는 것은 참된 꽃의 완상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지. 꽃을 달고 있을 때만 꽃나무가 아니듯 꽃이 꽃나무의 전 생애가 될 수는 없지. 하여도 꽃나무는 꽃 한 송이 피우려고 반생을 살고 그 환한 기억으로 다시 남은 반생을 사는 것을. 변치 않는 사랑이란 없다고 쉽게 말하는 것은 참된 사랑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지. 곁에 있을 때만 사랑이 아니듯 멀리 있다고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니지 참된 사랑이란 하루를 만나기 위해 한 해를 살고 그 하루의 기억으로 다시 한 해를 살아갈 힘을 얻는 한 그루 꽃나무로 사는 일이지. <꽃나무로 사는 일> 전문

저자 소개


시인. 숲해설가. 칼럼니스트



1957년 포천에서 나고 자랐다. 꽃을 찾아 전국을 누비며 꽃만큼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픈 소망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170만 <사색의향기> 회원에 게 향기메일을, 글로벌 이코노믹 신문에 들꽃칼럼을 연재하 며 꽃향기를 배달하고 있다. 주요 저서 : 산문집 <꽃에게 말을 걸다>. <들꽃편지>. <문학의 향기 길을 떠나다>. 시집 < 눈물샘 너머에 사는 당신>


 

머리말

살아갈수록
작고
여리고
순한 목숨 쪽으로
자꾸 눈길이 간다
바라보면 눈물겹고
눈에서 멀어지면
비로소 눈에 밟히는 것들,
상처 난 가지에 스민 빗물로
생의 무늬를 그리는 먹감나무처럼
살아오는 동안
내가 마음 주고 눈길 닿았던
그리하여 그 곳에 남아 있을
내 영혼의 지문들
여기,
부끄럼을 무릅쓰고 내어놓는다.

책 속에서

울컥하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그녀가 산다.
경기도 포천시 동교동 255-2번지
정든 집 비워 두고
비워 두고 전입신고도 없이
몸부터 먼저 가 누운
샘물노인요양원.
얘야, 밥 먹어야지. 밥 먹고 가!
짧은 면회 마치고
요양원 입구 길모퉁이 카페
'앵두나무 우물가에'를 돌아 나올 때
등 뒤로 들려오던 어머니 음성.
차는 돌부리에 채여
덜컥, 하고
나는 노모의 목소리에 걸려
울컥, 하고



살사리꽃 신방

한 여름 길섶에 피어
샐샐 눈웃음을 쳐대는 살사리꽃을 보고
에구, 저 철없는 것! 하고
내심 혀를 끌끌 찼는데요.
아, 글쎄 흰 나비 한 쌍이
꽃 위에서 슬슬 수작을 거는 거예요.
살사리꽃 철없는 것이 나비들이
제 몸에다 신방을 차리는 줄도 모르고
나비들이 나풀나풀 날갯짓 할 때마다
살랑살랑 체머리를 흔들며 장단까지 맞추어대니
해님도 그만 낯 뜨거워 구름 속으로 숨고 말았는데요.
살사리꽃, 이 철없는 것이
자꾸 체머리를 흔드는 바람에
나비들 사랑 놀음이 흥겹지만은 않았는데요.
마음만 조급해진 나비의 날갯짓이 바빠졌는데
훅! 하고 바람 한 줄기
살사리꽃 꽃대를 흔드는가 싶더니
천지간을 자욱하게 소나기가 퍼붓지 뭐에요.
눈 먼 사랑도
한 시절, 한 순간이라는데
소나기에 화들짝 놀라 달아난 나비 한 쌍
살사리꽃이 무척이나 원망스러웠으련만
그 사정을 알 리 없는 철부지 꽃은
빗방울 간질임에 연신 눈웃음치며
허리만 배배 꼬아대니 더욱 기가 찰 밖에요.



그 꽃이 나를 울렸다

순창고추장보다 더 붉은
강천산 애기단풍 만나러 가던
그 길목 어디쯤에선가
점박이 철쭉꽃과 마주쳤을 때
나도 모르게 목젖이 뜨거워져서
왈칵 눈물이 솟았다.
지천명의 사내가
한 떨기 꽃을 보고 눈물짓는
이 낭패라니!
봄여름 건너오며
피울 것 다 피운 꽃나무들
다비식 불꽃으로 타는 가을 산 아래
꽃 시절 다 놓치고
뒤늦게 꽃 피우는 일이
세상에 무슨 죄라도 짓는 것처럼
몰래 숨어 핀 분홍 철쭉꽃
뒤늦게 찾아든 늦사랑에 손사래 치며
홀로 속으로만 뜨거워지던
내 사랑 닮은
그 꽃이 나를 울렸다.



당신 탓

말뚝에 매어놓은 고삐의 길이가
제 삶의 길이인 줄만 아는 염소처럼
날마다 나는
당신 집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옵니다.
그 길 위에
비 오고 바람 불고 꽃 피고 새가 울고
나는 그 길 위에서
비바람 맞으며
꽃 피고 새 우는 소릴 듣습니다.
모두
당신 탓입니다.



사람 노릇

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친구의 영정사진 앞에서
꽃 피면 얼굴이나 한 번 보자던
어느 날의 허튼 약속을 떠올린다.
진눈깨비 내리던 겨울 날
우연히 시내에서 마주쳤을 때
바쁜 갈 길 재촉하느라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는 친구의 말에
인사치레로 건넸던 말이라
꽃피는 봄이 두 번이나 다녀가도록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영영 지킬 수 없는 헛말이 되고 보니
그 허튼 약속을 지키는 일이
사람 노릇인 줄
뒤늦게 뉘우친다.

목차

제1장
울컥하다

·울컥하다 14
·생, 눈부시도록 아픈 15
·정월 대보름 16
·추억 18
·기억의 통증 19
·매화꽃 통신 20
·다시 연애편지를 쓰다 22
·능소화 23
·타래난초와 한판 붙다 24
·봄날의 몽상 26
·처서 무렵 28
·만추 30
·엄마의 토란국 32
·반성 33
·자화상(自畵象) 34
·고맙다 36
·너는 내 운명을 반납하고 38
·여기 강이 있었네 40
·봄날 오후 42
·설렌다는 말 속엔 43
·죽설헌 44
·쓰러진 나무가
나를 쉬게 한다 46
·포행(布行) 48
·버들강아지의 노래 50

제2장
견딜만하다

·꽃 앞에서의 반성 54
·꽃몸살 56
·청풍호에서 58
·불쑥, 가을이 60
·굴뚝 연기 61
·부엉이 62
·별 생각 64
·어머니에겐
사각의 눈이 있다 66
·입춘 무렵 68
·폐사지(廢寺地)에서 70
·뜬 모를 꽂으며 72
·손톱의 경계 74
·채송화 76
·살사리꽃 신방 78
·감나무에 새잎 피듯 80
·견딜 만하다 81
·찔레꽃 향기 82
·탁란((托卵) 84
·거미에게 사과하다 85
·씨팔놈! -
세상에서 차마 못할 욕 86
·눈은 수직으로
내리지 않는다 87
·어머니 88

제3장
나를 보러 오려거든

·모질다 92
·가을을 들이다 94
·겨울 저수지에서 95
·꽃나무로 사는 일 96
·박속같이 고왔던 당신 98
·눈 내린 숲에서 99
·나무, 푸른 수의를 입다 100
·화살기도 102
·생강나무 꽃 104
·그대 강화에 가시거든 106
·입추 무렵 109
·우리 집에
놀러 오지 않을래 110
·궁남지에서 112
·개망초 113
·동강할미꽃의 말 114
·국화차 116
·빈 둥지 118
·부끄러운 나는 119
·입춘 120
·외상값을 치른다 121
·어머니 고치 속에
들어가 주무시네
- 우화등선[羽化登仙] 122
·봄을 굽다 124
·어머니의 건망증이
내 배를 불리네 126
·나를 보러 오려거든 128
·파밭에서 131
·이깔나무 숲에서 132
·신 귀거래사 (新 歸去來辭) 134
·일몰을 놓친 이유 138
·미조 포구에서 만난 미륵 140
·상상, 혹은 142
·비 오는 밤 144
·꽃나무 같은 사람 145

제 4장
눈물샘 너머에 사는 당신

·눈물샘 너머에 사는 그대 148
·그런 날 149
·햇빛 들이치는 날엔 150
·지렁이 한 마리 151
·어여쁜 당신 152
·작은 기다림 154
·강물 같은 사랑 155
·내 마음엔 벌써 비 내리는데 156
·입맞춤 158
·떨고 있는 꽃 159
·달맞이꽃 사랑 160
·낙엽 밟고 오시라 161
·가을 강 162
·달맞이꽃이 피었습니다 164
·낙조(落照) 166
·바지랑대 168
·비밀 169
·풍경 170
·화장(花葬) 172

제 5장
그대 그리운 날엔

·그 꽃이 나를 울렸다 176
·포갠다는 것 177
·다시 첫사랑을 만난다면 178
·은방울꽃 당신 180
·그대 그리운 날엔 181
·낙화 182
·그런 날 183
·아직도 내 안에 당신이 산다 184
·당신이 오셨으면 186
·당신은 전화를 받지 않고 188
·전화를 거는 까닭 189
·수국 190
·지금쯤 강가에서는 191
·그대, 어디서 바람의 기별을 듣는가 192
·너를 기다리던 가을이 가고 194

제 6장
그리움이 빗물처럼

·그리운 당신 198
·상사꽃 설화 200
·생각하면 202
·누이에게 203
·문밖에서 서성이다 204
·기다림엔 유통기한이 없다 206
·그리움이 빗물처럼 207
·슬픈 봄 208
·눈부신 봄날 210
·그대는 모르시지요 212
·문 닫을 시간 214
·등 뒤로 오는 당신 215
·낮달 같은 당신 216
·당신 탓 217
·푸른 감 218
·견딜 수 없는 날들 219
·흑백사진을 보며 220
·첫눈 같은 사람 하나 222
·길 224
·반딧불이 사랑 225
·밀물을 기다리는 배처럼 226
·사람 노릇 227
·명자 228
·황홀한 반란 229
·단감을 깎으며
- 창원의 이용섭 兄에게 230
·눈 내린 대숲으로 가자 232
·전화 받지 마라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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