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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9222526 / 130쪽 149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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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실천시선 252번 2013년 《경향신문》으로 등단하여 활발히 활동해온 이해존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등단작 「녹번동」을 포함해 54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당신에게 건넨 말이 소문이 되어 돌아왔다』고 말하는 자기 고백에서부터 시가 시작한다. 타자와의 관계, ‘나’가 속해 있는 공간과 정면으로 마주한 자기 자신까지 면밀히 탐미해온 고요한 ‘투쟁’의 기록이다.
추천사를 쓴 송재학 시인은 이 시집을 “말과 소문에 대한 추적이자 기록물”이라고 호명하며 말과 소문의 배역 사이에서 “평생 벗지 않는 얼굴”로 살아온 시인의 세계를 발견한다. 끔찍한 말과 달콤한 소문의 양면을 굴리며 시인은 자신의 세계로 나아갔는지도 모른다. 시인의 시를 “이면의 풍경을 통해 그린 세계의 조감도”로 읽어 낸 고봉준 평론가의 작품 해설 또한 사실과 다를 바 없는 이 연출된 세계를 “세상이라는 이름의 그림자극”으로 부른다.
자신의 ‘몰락’하는 풍경을 담담히 지켜봄과 동시에, 새로운 감각으로 ‘재건’하는 시인의 ‘그림자극’은 현대의 또 다른 모습을 가시적으로 그리고, 나아가 부재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인간을 초대한다. “세상으로부터 허구가 되어 가는 아주 경건한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겨우 하나의 이해를 보탠다.
나도 당신일 수 있다는 이해,
너무 늦거나 무감각했던……
행간을 더듬으며 헤맸던 길에
또다시 발을 들여놓아도 좋을,
2017년 11월
이해존
고양이가 처마를 맞댄 집들의 지붕을 지나다 내 머리 위에서 도망가나보다 읽히지 않는 책, 몇 번을 헛짚다 머리맡에 놓는다 누군가의 안부를 떠올렸다 지운다 깡마른 안테나처럼 방 안에 누워 스스로를 수신하며 뒤척인다 이곳에 닿기 전 밤하늘에 묻혔을 안부들이 흐린 별빛으로 떠돈다
―「이곳은 난청이다」 중에서
심의 끈을 길게 잡아당겼다 놓으세요
하루 종일 느슨해질 수 있어요
점점 어두워지는 눈이 오랫동안 예감을 쌓아 왔다
그건 심각한 맹목이에요
예감이 생각으로 옮아가고 확신에 찬 말을 쏟아낸다
차라리 끝까지 더듬이 언어로 말해주세요
안경 속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를 벗으세요
‘보기에 좋더라’는 눈뜨기 이전의 일이에요
―「탐문」 중에서
한 방이 비워지면 감쪽같이 흘러드는 빈 몸들, 나고 들고 그 속에 오늘도 남긴 사람은 말 못할 빗장 굳게 걸어 잠그고 가벼운 작별 인사 건넬 줄 안다 등 시린 새우잠 끌어안고 꾹꾹 모래알 삼켜내며 오롯이 밝히는 밤을 안다
―「고시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