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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가장 아이스러운, 그래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것] [난 책이 좋아요] [기분을 말해 봐!]에는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서사가 없다.
눈에 보이는 위기나 갈등도 없고, 사건이나 결말도 없다. 주인공 침팬지의 유쾌한 목소리만이 담겨 있을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침팬지의 이름 또한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유명 캐릭터로 자리 잡은 ‘윌리‘와 달리, 이번 그림책들에 등장하는 침팬지에게는 별 다른 이름이 부여되지 않았다.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곤조곤 전해 줄 뿐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손쉽게 자신의 이름을 침팬지에 ...
가장 아이스러운, 그래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것] [난 책이 좋아요] [기분을 말해 봐!]에는 특별하게 두드러지는 서사가 없다.
눈에 보이는 위기나 갈등도 없고, 사건이나 결말도 없다. 주인공 침팬지의 유쾌한 목소리만이 담겨 있을 뿐이다. 재미있는 것은 침팬지의 이름 또한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유명 캐릭터로 자리 잡은 ‘윌리‘와 달리, 이번 그림책들에 등장하는 침팬지에게는 별 다른 이름이 부여되지 않았다.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곤조곤 전해 줄 뿐이다. 덕분에 아이들은 손쉽게 자신의 이름을 침팬지에 투영시킬 수 있다.
세 권의 그림책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완벽하게 담아낸다. 먼저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는 그림 그리기, 장난감 가지고 놀기, 모래성 쌓기 등 영아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소개한다. [나는 책이 좋아요]에서는 ‘책’에 주목하여 영아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책의 특성과 소재를 이야기 하고, [기분을 말해 봐!]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아가 언제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그려 낸다.
사실 아이의 언어가 그렇다. 완벽한 ‘기-승-전-결’도 없고, 그렇게 크게 주목할 만한 사건을 다루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물론 그럴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아이의 언어를 통해, 가장 아이스러운 서사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고 천진하게 느껴지는 그림책이다.
그림 곳곳에 숨은 재미가 가득! 앤서니 브라운의 숨은 상상력 찾기
다양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앤서니 브라운이 늘 언급하는 것이 있다. 바로 ‘셰이프 게임(Shape Game)’이다. 누군가 종이 위에 아무렇게나 모양 하나를 그리면, 다음 사람이 그 모양을 마음대로 이어 그려 원하는 그림을 완성하는 놀이다. 이 놀이에는 ‘상상력에 대한 믿음’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정해진 틀과 규칙이 없는 상태에서 내가 의미 없는 그림을 그려도 내 뒤의 누군가가 상상력을 발휘해 그림을 이어 그릴 수 있으리라는 믿음 말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언제 어디서나 이 게임을 추천한다. 무한대로 이어지는 아이의 상상력을 존중하고 기꺼이 응원하려는 작가의 가치관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모두의 상상력에 대한 신뢰는 그의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상상력을 발휘할 독자를 위해 그림 곳곳에 다양한 상징과 코드를 숨겨 두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하나의 의무로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신 특유의 유머와 재치, 부담스럽지 않은 간결한 문장으로 놀이를 유도한다. 덕분에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자유롭게 그림을 해석하고 상징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놀이로 진행되는 것이다.
[나는 책이 좋아요]를 살펴 보자. 이 책에서도 역시 작가는 말을 아낀다. 이때 독자가 해야 할 일은 그림을 살피는 것이다. 문장은 단순히 ‘전래 동화책’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빨간 망토를 입은 침팬지와 늑대의 모습을 한 그림자가 어떤 책인지 부가 설명을 더한다. [기분을 말해 봐!]에서는 감정에 따라 침팬지의 크기가 달라진다. 아주 가까워지기도 하고, 저 멀리 멀어지기도 한다. 원색의 배경이 강렬하게 등장하기도 하고, 하얀 여백 속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 지기도 한다. 그림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물론 독자의 몫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의 책장마다 등장하는 사각형의 프레임에는 관련 주제에 대한 단서가 작은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자전거를 타는 침팬지의 그림 프레임에는 자전거 바퀴가, 잠자리에서 이야기를 듣는 그림의 프레임에는 달이 그려져 있는 식이다.
책을 읽는 독자는 앤서니 브라운이 제공하는 숨은 그림 찾기를 통해 더욱 풍부한 독서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의 응원에 힘 입어 잠재되어 있던 상상력과 창의력을 꺼내 볼 수 있음을 물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