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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페트릭 모디아노 저 | 김화영 역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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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독일 점령기, 야간 통행금지를 피해 집을 나온 16세 소녀 잉그리드는 그날 밤 우연히 만난 남자와 남프랑스 코트다쥐르로 ‘신혼여행’을 떠났었다-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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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48615 / 236쪽 128 x 188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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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 “여름은 내 마음속에 공허와 부재의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나를 과거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다.” 모디아노의 작품세계 속으로 빠져들기에 최고의 소설. _뉴욕 타임스 단어와 문장들 사이에 고인 침묵의 소리에 마음의 귀를 기울여보고 한 순간을 건너가는 존재의 어떤 기척이나 목소리의 억양, 망설임, 아쉬움, 형언할 수 없는 여운,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을 사라져가는 향기나 슬픔처럼 되살리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 _김화영(옮긴이) 여름 한낮에 찾아드는 돌연한 공허…… 바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 “여름은 내 마음속에 공허와 부재의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나를 과거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다.” 모디아노의 작품세계 속으로 빠져들기에 최고의 소설. _뉴욕 타임스 단어와 문장들 사이에 고인 침묵의 소리에 마음의 귀를 기울여보고 한 순간을 건너가는 존재의 어떤 기척이나 목소리의 억양, 망설임, 아쉬움, 형언할 수 없는 여운,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을 사라져가는 향기나 슬픔처럼 되살리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 _김화영(옮긴이) 여름 한낮에 찾아드는 돌연한 공허…… 바스러진 삶의 조각들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려는 근원적 탐구 “기억의 예술을 통해 불가해한 인간의 운명을 소환”해오며 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모디아노. 『신혼여행』은 그의 작품세계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1968년 등단 이후 줄기차게 2차대전중의 독일 점령기 파리의 낡은 신문, 전화번호부, 심문조서 등을 수집하고 열람하면서 모디아노가 소설가로서의 소명으로 삼아온 것은 바로 “사라진 존재들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는 일”이었다. 『신혼여행』의 출발점 또한 도라 브루더라는 한 소녀를 찾는 신문 광고 기사였다. 그 소녀에 대해 더이상 어떤 미미한 흔적조차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은 결핍 상태가 소설을 쓰게 만들었다고 작가는 고백한다. 근원적인 존재론에 가닿게 만드는 이 의문으로부터 탄생한 작품이 그가 1990년 발표한 『신혼여행』과 그로부터 7년 뒤 발표한 『도라 브루더』이다. 작가는 이 두 작품을 통해 사라진 존재에 대한 두 가지 기억의 방식을 보여준다. 어느 여름날, 밀라노에서 파리행 기차를 기다리던 청년 장 B.는 잠시 시내로 나가기로 한다. 그리고 호텔 바에서 우연히 한 여자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잉그리드, 몇 해 전 남프랑스에서 그의 남편 리고와 함께 길에서 알게 된, 파리로 향하던 길에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 사람이었다. 이십여 년 후, 또다시 여름, 중년의 장 B.는 돌연한 공허와 치열한 도피의 욕구에 사로잡힌 채 가족과 친구들을 속이고 파리 외곽의 호텔에 숨어든다. 그리고 이십여 년 전 그날 밀라노에서 자살을 선택해야 했던 잉그리드의 삶을 추적해나가기로 결심한다. 독일 점령기, 야간 통행금지를 피해 집을 나온 16세 소녀 잉그리드는 그날 밤 우연히 만난 남자와 남프랑스 코트다쥐르로 ‘신혼여행’을 떠났었다. 과거 속의 코트다쥐르와 현재의 파리의 풍경이 교차되며 흩어졌던 잉그리드의 삶이, 장 B.의 기억이 조금씩 맞춰져나간다. 중년의 나이에 문득 삶을 마감해버린 잉그리드도 현재 자신처럼 어떤 공허에 사로잡혔던 것일까, 장 B.는 자문한다. 그리고 장 B.의 도피가 끝날 즈음, 계절은 지나고 불볕더위도 사그라든다.

저자 소개

1945년 불로뉴비양쿠르에서 태어났다. 열여덟 살 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1968년 소설 『에투알광장』으로 로제 니미에 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외곽 순환도로』로 197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슬픈 빌라』로 1976년 리브레리상을, 1978년에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발표한 전 작품을 대상으로 2000년 폴모랑 문학 대상, 201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청춘 시절』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팔월의 일요일들』 『신혼여행』 『도라 브루더』 『신원 미상 여자』 『작은 보석』 『한밤의 사고』 『혈통』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지평』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등이 있다. 

역자 소개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론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30여 년 동안 고려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개성적인 글쓰기와 유려한 번역, 어느 유파에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활동으로 우리 문학계와 지성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바람을 담는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城』 『김화영의 알제리 기행』 『어린왕자를 찾아서』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 『행복의 충격』 『여름의 묘약』 등 10여 권의 저서와, 알베르 카뮈 전집(전 20권), 『섬』 『걷기예찬』 『어린 왕자』 『마담 보바리』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등 90여 권의 번역서가 있다.

책 속에서


딱히 뚜렷한 한 가지 직업이라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버리지 못해 계속 좇는 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직업 때문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오랫동안 늙은 젊은이들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18쪽)

무엇보다도 도피의 욕구 때문이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치열한 도피의 욕구를 느꼈다. 나를 다시 파리로 싣고 가는 그 비행기 안에서 나는 원래 타야만 했던 리우행 비행기에 올랐을 경우보다도 더 멀리 도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9쪽)

벌써 오래전부터—그리고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강렬하게—여름은 내 마음속에 공허와 부재의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나를 과거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다. (29쪽)

그녀의 팔과 어깨가 와닿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누군가에게 보호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 내 팔에 와닿는 단순한 촉감과 그녀가 이따금 나를 향하여 던지곤 하는 그 흐릿한 청색 눈길을 통해서 그녀가 나에게 전달하는 그 모든 감미로움의 파동들, 나는 살아가면서 그런 것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내왔었다. (46~47쪽)

그로부터 이십 년 전 방갈로 앞 어둑한 곳에서 잉그리드와 리고와 함께 있던 내 모습이 눈에 선했다. 우리 주위에는 지금 저기 테라스에서 내게 들려오는 것과 비슷한 떠들썩한 목소리들과 웃음소리가 들려왔었다. 지금 나는 당시 잉그리드와 리고의 나이였고, 그 무렵 내게는 그토록 이상하게만 보였던 그들의 태도가 바로 오늘 저녁 나의 태도 바로 그것이었다. 잉그리드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죽은 체하는 거죠 뭐.” (59쪽)

9월 파리에서였다. 처음으로 나는 나의 삶과 나의 직업에 회의를 느꼈다. 이제부터 나는 나의 아내인 아네트를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카바노와 공유하게 될 참이었다. 대중은 우리가 지구 정반대쪽에서 찍어오는 다큐 영화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그 모든 여행들, 열대계절풍과 지진과 아메바들과 원시림의 나라들이 내게서 그 매력을 잃어버렸다. 그것들이 과연 매력을 가진 적이 있기나 했던가? (61쪽)

그들은 1942년 봄에 코트다쥐르에 도착했다. 여자는 열여섯 살, 남자는 스물한 살이었다. 그들은 나처럼 생라파엘역이 아니라 쥐앙레팽역에서 내렸다. 파리에서 출발한 그들은 자유 프랑스와 독일 점령지 사이의 경계선을 몰래 넘어왔다. (…) “우리는 신혼여행중이라고 설명해야 해.” 리고가 말했다. (68쪽)

그녀는 몸을 돌렸고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내 위에 내려앉았다. 그녀는 천천히 팔을 들어 마치 마지막으로 어떤 접촉을 구하려는 듯 손가락 끝으로 내 관자놀이와 뺨을 스치듯 어루만졌다. 이윽고 그녀는 팔을 늘어뜨렸고 그녀의 등뒤로 다시 문이 닫혔다. 갑자기 떨어지는 그 팔과 닫히는 문의 금속성은 나로 하여금 더이상 진심이 담기지 않은 순간이 삶 속으로 오고 있다는 예감을 갖게 했다. (153쪽)

그렇다, 문득, 겨울 동안 이 동네에 그대로 남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서늘해졌다. 여름에는 도시 자체가 바캉스중이었으니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당신 역시 관광객이다. 구애될 것이 전혀 없다. 그러나 겨울에는…… 아네트가 도레 시문에서 나와 생활을 함께해줄 거라는 생각도 내겐 아무런 힘이 되지 않았다. 맙소사, 나는 이번 겨울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 (190쪽)

“그녀는 당신이 빠져나갈 길 없는 모험 속으로 자기를 끌어들일까봐 겁을 내고 있다고요…… 그녀가 한 말 그대로예요…… 여기 와서 당신을 만나고 싶지 않대요…… 이제 자기는 스무 살짜리가 아니라고요……” (192쪽)

상황과 배경이야 아무러면 어떠랴. 어느 날 그 공허와 회한의 감정이 그대를 휩싼다. 그러고 나서 그것은 썰물처럼 빠져나가서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힘이 더 세져서 되돌아오고야 마는데 그녀는 그것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201쪽)

목차

신혼여행
옮긴이의 말: 여름 한낮에 찾아드는 돌연한 공허
파트릭 모디아노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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