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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바람의 전설 제3회 녹색문학상 수상작 『편백 숲에 부는 바람』 작가 이용직 장편소설

이용직 저 | 돌메나무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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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889107 / 34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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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못 배우고 가난해서 홀대받으며 살다 간 지난 시절 우리의 자화상! 회오리치는 시대의 혼란을 처절하게 감당해야 했던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이자 숙명적인 시대 보고서 “남해 바다가 아련하게 펼쳐진 범바위에 올랐다. 거기서 바라본 남해 바다는 거대한 호수처럼 푸르고 잔잔했다. 묵은 억새가 어깨를 비비고 선 능선의 바닷바람이 상쾌했다.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쳤다. 이야기의 주인공 분이와 유심이가 어디선가 뛰어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고,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살다 간 서민들의 아우성이 귓전을 맴돌았다. 이 땅에 이름 없이 살... 못 배우고 가난해서 홀대받으며 살다 간 지난 시절 우리의 자화상! 회오리치는 시대의 혼란을 처절하게 감당해야 했던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이자 숙명적인 시대 보고서 “남해 바다가 아련하게 펼쳐진 범바위에 올랐다. 거기서 바라본 남해 바다는 거대한 호수처럼 푸르고 잔잔했다. 묵은 억새가 어깨를 비비고 선 능선의 바닷바람이 상쾌했다.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쳤다. 이야기의 주인공 분이와 유심이가 어디선가 뛰어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고,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살다 간 서민들의 아우성이 귓전을 맴돌았다. 이 땅에 이름 없이 살다 간 사람들의 애환을 그리고 싶었다. 가난을 짊어지고 일생을 살다 간 민초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못 배우고 가난해서 홀대받은 서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숙명처럼 타고난 천민 신분으로 회오리치는 시대 흐름에 정면으로 맞서서 처절하게 살다 간 한 인간의 궤적을 그려보고 싶었다.” -[작가의 말] 중에서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한 장성 축령산을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숲으로 만든 한국판 ‘나무를 심은 사람’ 임종국의 실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국내 최초의 산림소설이자 제3회 녹색문학상 수상작 『편백 숲에 부는 바람』, 6, 70년대 산과 나무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소광리 화전민들의 삶의 흔적을 최초로 복원한 산림소설 『그 숲에 살다』로 국내 산림소설의 한 획을 그은 작가가 세 번째로 펴낸 소설이다. “당신과 나, 우리 부부의 인연은 억겁의 공덕인가, 악업의 무덤인가. 인간 세상에서 맺어지는 인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분이는 조선조 중엽 정여립의 역모사건에 연루되었던 양반 가문의 후손이다. 노비로 내쳐진 고단한 삶을 살던 중 절집에서 만난 어느 파락호에게 겁탈을 당하여 유심을 낳는다. 태어나서부터 성격이 삐뚤어지고 사사건건 말썽을 부리던 유심은 급기야 아홉 살 어린 나이에 권 좌수의 못자리를 망쳐놓고 도망친다. 문전걸식을 하던 유심은 거지에서 조직폭력배까지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다 급기야 사람을 죽이고 일본으로 밀항한다. 야쿠자의 변심으로 월북한 유심은 6 25전쟁 때 50여 년 만에 인민군의 앞잡이가 되어 고향인 완도로 돌아온다. 그는 조국해방전쟁에 방해된다는 죄목으로 지식인과 공무원, 경찰과 지주 등을 무참하게 살해한다. 전세가 불리해지자 평양으로 후퇴하는 도중 중앙당의 지령으로 회문산 남부군 사령부로 들어가 빨치산이 된다. 한편 분이의 아들 정승은 육군 중령 계급장을 달고 회문산 빨치산을 토벌하는 국군장교로 부임하고, 작전의 마지막 순간 아버지가 서로 다른 형제끼리 총부리를 마주 대는 비극적인 운명에 처하게 되는데……. 해방과 6ㆍ25전쟁 등 암울했던 6, 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 실버세대를 위한 선물 같은 시대 소설 작가는 남해 바다의 작은 섬 청산도에서 ‘초분’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모티브로 삼아 시대적 불운과 가난을 온몸으로 견디며 살았던 힘없는 민초들의 삶을 복원해냈다. 초분은 청산도를 비롯한 전라도 해안 지방에서 내려오는 장례 풍습이다. 저자는 주인공 분이의 장례를 초분으로 모시면서 모든 죽음은 슬프지만 지극히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분이와 아들 유심은 태어날 때부터 어떤 숙명적인 운명을 타고났다. 먼 조상들이 얽혀 있는 역모사건으로 천민으로 내쳐진 주인공들은 자신과 전혀 연관이 없는 신분 때문에 비참한 삶을 살게 되고, 그 악연은 또 다른 악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지만, 과거의 가해자가 오늘의 은인으로 또 다른 인연을 이어가기도 한다. 그것이 좋은 인연이든 나쁜 인연이든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분이와 유심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보여준다. 가혹한 운명의 굴레를 끌어안은 채 숙명 속으로 던져진 민초들의 눈물겨운 삶, 그리고 초분으로 상징되는 그들의 마지막 길을 통해 인간의 운명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감동적인 시대소설이다. 『억새바람의 전설』은 해방과 6ㆍ25전쟁을 겪으며 암울했던 6, 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때 그 시절의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시대소설이다. 소재와 정서면에서 읽을거리가 다양하지 못한 실버세대를 위한 맞춤형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묘사가 뛰어난 작가의 맛깔스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같은 시대를 살았던 세대들이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진한 공감을 경험할 것이다. 6, 70년대를 살아온 세대에게는 청량제처럼 산뜻한 선물 같은 책이다.

저자 소개

경북 예천군 호명면 황지동에서 태어났다. 1967년 산림청이 창설되던 해 산림공무원으로 임용되어 35년간 태백과 소백산의 강원도 영월, 경상북도 안동, 영주, 영덕, 봉화, 울진과 전라북도 무주와 경상남도 양산 등 산림 현장의 최일선에서 나무를 심고 산을 관리했다. 1973년 치산녹화 10년 계획의 추진 현장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임업 발전의 실상을 온몸으로 겪은 산증인이다.
2011년 2월 『월간 창조문예』에서 시 부분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같은 해 『산림문학』에서 「호식총」 으로 소설에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평생직장에서 겪었던 경험과 일화 등을 담은 수필집 『산 그리고 인간과의 만남』, 어린이들에게 산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동화책 『산불 소방관』, 시집 『물소리 바람소리』, 자서전적 수필집 『솔숲은 그 자리에』 등이 있다.

머리말

“이 땅에 이름 없이 살다 간 사람들의 애환을 그리고 싶었다. 숙명처럼 타고난 천민 신분으로 회오리치는 시대 흐름에 정면으로 맞서서 처절하게 살다 간 한 인간의 궤적을 그려보고 싶었다.”


책 속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형장 늙은 미루나무 앞에 섰다. 이 길을 걸어간 수많은 사형수들의 아픈 사연을 보고 들은 미루나무다. 피눈물을 뿌리며 생을 마감한 사형수들이 어루만진 자리가 썩어 병이 된 미루나무. 그 늙은 미루나무 앞에 또한 사람의 빨간 명찰이 다가섰다. 오늘도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한 사형수의 애틋한 사연을 늙은 미루나무는 들어주어야 한다. 1424번이 늙은 미루나무를 덥석 안았다.
‘나 좀 살려주시오. 나는 더 살고 싶소!’
그러나 사형장 문턱을 지키고 선 늙은 미루나무는 1424번 사형수의 피 끓는 하소연을 차가운 겨울바람으로 대신했다. 해묵은 거미줄이 을씨년스럽게 쳐진 그곳에는 멀고도 험한 저승길을 안내할 스님과 신부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1424번이 마지막 입을 열었다.
“좋은 세상 잘 살다 갑니다.”
덜커덩! -49쪽


천 길 낭떠러지에 떨어진 기분이다. 남들처럼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한 아들이다. 남들처럼 공부도 시키지 못했고 알뜰한 사랑을 주어 키우지도 못했다. 분이에게 유심이는 천형(天刑)이다. 하늘이 내린 형벌, 천형.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자식. 결혼도 못해본 처녀 어미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쏟아놓은 애물단지다. 그 아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세월이 반백 년. 강산이 네 번에서 다섯 번이나 변하는 세월이었다. 일생을 가슴 태우며 살았던 원한 맺힌 세월이었다.
그 인고의 세월을 모질게 살아온 어미 앞에 나타난 아들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빨갱이가 되어 있었다. 입을 열면 김일성을 찬양하는 선전이 줄을 잇고,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모두 남조선 혁명을 위한 투쟁이다. 부자, 공무원, 경찰, 기업가 등등 모든 사람을 반동분자라며 처단해야 한단다. 장차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그러나 어쩌랴. 모든 것이 운명이라면 받아들이자. 이 한 몸이 살아생전에 갚아야할 업보라면 용서 비는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이 모든 환란고초를 어미가 안고 가리라. -75쪽


퍼뜩 현실로 돌아온 상호가 피우던 담배꽁초를 던지고 일어섰다. 참호 속에 죽어 넘어진 병사의 시체가 발목을 잡았다. 역겨운 피비린내가 사방에 퍼졌다. 피아간에 구별이 안 되는 시체들이 벌목장 통나무처럼 널려 있다. 어디선가 작은 인기척이 났다. 겹겹으로 쌓인 시체 더미 속에 살아 있는 병사가 있었다. 허리 아래 두 다리를 잃은 병사가 물을 찾는다. 피를 많이 흘린 사람이 물을 마시면 죽는다. 이 병사에게 물을 먹이면 병사는 죽는다. 그러나 지금 이 병사를 살릴 길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편한 마음으로 물을 먹여 보내자. 허리에 찬 수통을 열자 병사의 눈이 반짝 떠졌다. 꿀꺽꿀꺽 물 넘어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반짝이는 병사의 눈망울 사이로 아들 얼굴이 겹쳐졌다.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마신 병사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편안한 얼굴이다.
“집이 어디냐?”
까칠한 입술을 힘겹게 달싹였다.
“……광주요.”
“광주 어디? 내가 소식 전해줄게.”
병사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감긴 눈섶 사이로 눈물 한 방울이 반짝 빛났다. 그렇게 병사는 죽어갔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병사는 상호가 먹여준 물 한 모금을 받아 넘기며 죽어갔다. 아무 죄도, 아무 잘못도 없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그렇게 죽어갔다. 고맙다는 인사말이 목구멍에 걸린 채 병사는 죽었을 것이다. 병사의 목에 걸린 군번표를 떼어 이빨에 끼우고 손으로 눈을 쓸어 감겼다. 굵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병사의 명줄이 끊어진 순간에도 이 땅의 부모 형제들은 병사의 무사귀환을 두 손 모아 기도할 것이다. 애끓는 피붙이의 소망을 뒤로하고 낯설고 물 선 다부동 전투에서 병사는 그렇게 숨을 거뒀다. 누구를 위하여 하나뿐인 인생을 접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한 죽음이며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124~125쪽


“결국은 원수 집안끼리 혼인했다는 말이 되는구먼.”
분이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목숨의 은인으로 알고 살았던 남편이원수 집안사람이란 말인가. 부부는 돌아누우면 남이라 했지만, 그런 줄도 모르고 평생을 살았단 말인가. 방 안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기분 좋게 취했던 술기운이 일시에 달아났다. 가슴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뚫린 느낌이다. 서로간의 집안 내력은 밝혀졌지만, 대체 인연이란 무엇인가. 좋게 만나면 인연이고 나쁘게 만나면 원수가 된다는 그 인연! 사방 둘레가 십 리나 되는 바윗돌을 선녀가 입은 날개옷으로 쓰다듬어 가루가 되는 세월을 일겁(一劫)이라 했다. 부부의 인연은 억겁의 공덕을 쌓아야 이뤄진다 했는데, 그렇다면 상호와 분이의 부부 인연은 억겁의 공덕인가, 악업의 무덤인가.
억울한 일을 당해도 보복하지 말라 하신 할아버지 당부도 지켜내지 못한 자손들이다. 피는 또 다른 피를 부른다는 할아버지의 경고를 귀넘어들은 자손들이다. 나라의 위기 앞에 부화뇌동을 금하라는 할아버지의 당부는 물거품이 되었고, 억울하게 죽어간 혼령들만 구천에 떠돌게 만드는 또 다른 악업을 지었다. 도대체 인간 세상에서 맺어지는 인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324쪽


이제 그대는 이승에서 맺은 인연을 내려놓고 편히 잠들어라. 인생만사 모든 것이 허공에 뜬 구름이요, 왕후장상의 권세조차 바람 앞에 흐트러지는 티끌인 것을 그대는 알지어다. 오호라! 슬프고 애통하다. 그대는 부디 천만 가지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평안히 잠드시라. 그래도 못다 한 정이 남았거든 하늘에 뜬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되어라. 산들바람이 불거든 그대 속삭임인 양 느낄 것이고, 노을이 붉게 비칠 때면 그대 영혼의 미소인 줄 알겠노라. 함박눈이 천지간에 아득하거든 이불깃을 펼칠 것이고, 천둥번개가 몰아치는 날에는 모진 밤을 지새울 것이다. 나 이제 그대를 보내노라. 슬픈 지아비도 그대 뒤를 따를 것이니 화평천국에서 만날 날을 기약하라. 푸른 바다가 그대 꿈처럼 펼쳐지는 범바위 언덕에 유택을 마련하고 한 잔 술로 진혼하니 흠향하시라. 햇빛 좋고 바람 자는 길일을 택하여 초분을 모시고 홀로 된 지아비가 한 잔 술로 이별을 고하노라. 상향. -344~345쪽


분이의 초분 장례가 끝났다. 인간 백세가 유한하다 했으나 분이의 인생행로는 파란만장했다. 물려받은 악업으로 천출로 태어나 밑바닥 인생으로 살았다. 뿌리도 모르는 자식을 낳았으나 망나니로 자랐고, 얼굴도 모르는 형제간에 총부리를 앞세웠고, 원수의 집안 사내를 남편으로 맞이하여 평생을 살았다. 그러나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인생길, 분이의 삶을 되돌아보면 켜켜이 쌓인 한의 연속이었다. 드넓은 남해 바다가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범바위. 분이는 그 범바위에 자리 잡은 초분에서 모질고도 질긴 인연의 끈을 놓고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345~346쪽

목차

작가의 말
1. 분이
2. 넝마
3. 감방
4. 월북
5. 폭풍
6. 비첩
7. 바람
8. 광란
9. 전투
10. 후퇴
11. 변신
12. 지령
13. 토굴
14. 파도
15. 수색
16. 테러
17. 귀환
18. 입산
19. 작전
20. 자폭
21. 옹기
22. 투전
23. 누명
24. 인연
25. 옥사
26. 초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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