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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210 / 1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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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002년 월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최을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새와 함께 잠들다』 가시작시인선 230번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계단은 잠들지 않는다』 이후 8년 만에 출간된 『새와 함께 잠들다』는 도시 생활 속에서 생존해가는 인간의 고독한 모습이 선하게 잘 나타나 있다. 매 끼니의 밥을 해결하면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그는 도시라는 폭력의 ‘섬’에서 외로이 우뚝 서 있는 인간의 욕망을 보고 그 욕망 속에서 좌절하고 성찰하기에 이른다. 그 좌절과 성찰 속에서 은신을 꿈꾸는 그는 ‘새와 함께 잠들’기까지 그가 경험했던 생의 질료들을 시로 온전히 녹여내어 시인이란 눈과 귀를 열어 세상의 모든 고통과 외로움들을 직시하고 사유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정직한 문장으로 써내려간다. 생의 고통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일정한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그만의 따뜻한 시선을 독자들에게 보여준 이번 시집은 김성수 시인의 말대로 ‘견디어낸 시는 뜨겁고 붉은 법이다.’라는 말에 충분한 공감을 자아내기에 이른다. 그의 시는 타자에 대한 나의 성찰을 통해 ‘성긴 눈발 속을 커다란 붕새 한 마리’가 되어 ‘어느 고요한 유역/ 또 한 번의 생을 건너가는’ 모습으로 절망을 하나의 희망으로 전환하는 성실한 시인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관성은 의미를 만들고 오래되면 색깔을 만드는데,
이 길이 일관一貫이라고 애써 믿으며
하늘의 아버님께
땅의 어머님께
새와 함께 잠들다
어느 별에선가 날아온 새 한 마리가
몇 달째 오도카니 앉아 있네
사막에 착지해온 누군가의 유년
날개에 쓰인, 우리 사랑 영원히
가볍고 여린 글씨들 찬찬이 들여다보면,
그늘 하나 없이 넓이만 풍성한 곳
단단한 것들의 건조한 슬픔이
눈빛을 숨기고 버티는 곳
작렬하는 회귀선 아래를 위태롭게 나는
새 한 마리, 바짓단의 모래를 털고
목을 조르던 하루를 풀어 털썩 내려놓으면
작은 부리를 벌려 우리를, 사랑을, 영원을
손바닥에 떨구어주는, 그 새가
바람기 한 점 없는 중년의 밤을 가르면
차가운 선이 한 줄 가슴을 지나가네
그 선을 거슬러, 가벼움을 생각한다
무거운 세상, 무거움의 관성을 생각한다
사막엔 별들이 새처럼 지저귀고
어린 여우는 자꾸만 길을 묻고
깨어나면 편두통의 머리맡에 몇 개 떨어져 있는,
무척 푸르고 가벼운 깃털들
시인의 말
제1부
아파트 택시 13
케이크는, 15
지나가는 자의 초상肖像 17
그리운 강박強迫 18
조용한 마을 19
밤비 정류장 21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22
가을 운동회 24
달을 따라온 것들 26
변검變臉의 역사 28
제2부
벚꽃 카페 33
소리 없는 것들 34
산에 들에 36
격발擊發 38
개와 늑대의 시간 40
언어적言語的 사랑 42
라디오 여자 44
시계탑 아래 45
그 집, 그 거리距離 47
숨은 사랑 48
흐르는 연緣 49
제3부
‘개 같다’는 말의 유래由來 53
유령 버스 55
능력자 56
비에 젖는다는 거 57
해바라기 59
새와 함께 잠들다 61
비둘기에 관한 명상 63
세탁기 65
빵셔틀 66
그래도 목련 나무 67
횡단보도 68
갈대는 간다 70
화양연화花樣年華 72
제4부
단단한 진화론 77
12월에 부친다 78
강릉행行 80
햇살 식사 82
푸른빛 낚시꾼들 83
사과 85
기러기 86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88
무명無明 90
박쥐 91
새벽 비 93
문門 95
개망초 꽃들 97
위험한 담장 99
겨울밤 101
공중 무덤 103
은신隱身 104
해설
백현국 그리운 강박으로 지은 공중 무덤 한 채 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