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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망치

기시 유스케 저 | 창해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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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9190113 / 543쪽 129 x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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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검은 집』 작가 기시 유스케의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초집중·초몰입하게 만드는 고층빌딩 밀실살인사건의 진실!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이자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시 유스케의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유리망치』가 도서출판 창해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기시 유스케가 『푸른 불꽃』 발표 후 4년 6개월 만에 선보인 본격 미스터리이다. 본격 미스터리란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가 대상이어야 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가 밀실을 통해 구현되면 아무리 복잡한 트릭이라도 밀실의 침입과 탈출에 관심이 집중된다. 단순한 형태로 독자에게 수수께끼를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밀실살인은 독자와의 두뇌 게임이라는 미스터리의 고전적인 명제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주식 상장을 눈앞에 둔 간병 서비스 회사 사장이 사망한 채 발견된다. 빌딩의 최상층에 위치한 사장실은 암호를 모르면 올라갈 수 없는 엘리베이터와 고성능 감시카메라, 방탄유리로 무장한 창문 등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완벽한 밀실이었다. 더군다나 사장실 앞에서는 비서들이 근무 중이었다.
정황상 사장실과 이어진 집무실에서 낮잠을 자던 히사나가 전무가 범인으로 체포된다. 하지만 그 어떤 증거도 없다. 사장을 살해한 흉기와 살해방법을 가늠할 만한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전무는 시종일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전무의 변호를 맡은 아오토 준코는 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 케이와 함께 밀실트릭을 풀어가기 시작하는데…….

『유리망치』는 크게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이 시간 단위로 전개되며, 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밀실트릭을 풀기 위한 에노모토와 준코의 고군분투가 펼쳐진다. 밀실트릭의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는 듯한데…….
2장에서는 무대가 바뀌고 등장인물도 바뀐다. 드디어 ‘범인’이 등장하는 것이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던 그가 어찌하여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가’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을까? 무엇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을까?
기시 유스케는 2장에서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 인간 내면에 깃든 나약함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나간다. 이 책의 범인 역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며 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판단능력이 부족하고 사소한 쾌락에 눈이 먼 부모로 인해 인생의 출발점부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결국 야쿠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부모가 자식을 선택할 수 없듯이, 자식 역시 부모를 선택할 수 없으니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와 그가 원하는 세계 사이에는 투명하면서도 무서우리만큼 단단한 벽이 자리했다. 따라서 벽을 부수고 바람구멍을 내든지, 일부에게만 가능한 보이지 않는 문을 찾아 저쪽 세계로 탈출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유일한 대상은 바로 돈이었다.
1장을 지배하는 것이 치열한 긴장감과 지적 유희라면, 2장을 지배하는 것은 애절함과 안타까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 케이와 변호사 아오토 준코 콤비의 데뷔작

『유리망치』에는 전문적인 지식과 참신한 매력을 겸비한 새로운 형태의 콤비가 등장한다. 방범 컨설턴트이자 전·현직 도둑인 에노모토 케이와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 아오토 준코다. 에노모토는 셜록 홈스, 준코는 왓슨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기시 유스케는 특히 준코의 캐릭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왓슨 역할을 만들어낼 때 그는 두 가지 규칙을 적용한다.
첫째, 지적 수준이 독자와 같을 것.
둘째, 탐정 역할에게 질문하는 입장일 것.
그렇게 해야 독자에게 홈스의 생각을 통역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변호사 준코는 이 책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한편, 미혼남녀로서 아오토 준코와 에노모토 케이의 미묘한 감정기류는 이 책을 읽어가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에노모토 콤비가 등장하는 기시 유스케의 작품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더욱 인기를 끌었는데, 이 책 이후 『도깨비불의 집(2008)』, 『열쇠가 잠긴 방(2011)』이 출간되었다.

역시 기시 유스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치밀한 두뇌 플레이

이 책은 큰 틀에서 밀실트릭을 구사하고 있다. 밀실트릭은 추리소설의 영원한 테마이자 모든 추리작가들이 한 번쯤 꼭 도전해 보고 싶어하는 분야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밀실트릭을 구사하는 미스터리 소설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첫째, 더 이상의 밀실트릭은 존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저기에서 밀실트릭이 등장하면서, 새롭고 참신한 밀실트릭을 짜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그로 인해 밀실트릭을 구사한 많은 작품이 억지스럽다거나 결과적으로 밀실이 아니라는 지적에 시달리곤 했다.
둘째, 그동안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했다는 점이다. 감시카메라를 비롯해 최신 기기들이 등장한 지금, 완벽한 밀실을 만들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밀실트릭 같은 세밀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보다, 범죄의 동기를 밝혀내는 심리 미스터리나 사회적 부조리에 주목하는 사회파 미스터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기시 유스케가 누구인가? 한 작품을 쓰기 위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연구하고 조사하는 작가 아닌가? 그의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이 책 또한 치밀한 자료 조사와 수많은 연구로 완성된 탄탄한 리얼리티, 특유의 무결점 논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중반이 넘어가도록 범인을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밀실트릭을 기반으로 한 작가와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통해 기분 좋은 지적 유희를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

저자 소개

1959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교토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생명보험회사에 근무하던 중 하야카와SF콘테스트에 응모한 「얼어붙은 입」이 가작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96년 『ISOLA』(이후 『13번째 인격-ISOLA』로 개제)로 일본호러소설대상 장편부 가작을 수상했으며, 1997년 『검은 집』으로 일본호러소설대상 장편부 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호러소설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방범 컨설턴트 에노모토와 변호사 아오토 콤비가 등장하는 『유리망치』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8년 『신세계에서』로 일본SF대상, 2010년 『악의 교전』으로 야마다 후타로상, 2011년 『다크 존』으로 장기펜클럽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광기가 불러오는 공포, 정교한 밀실트릭을 바탕으로 한 본격 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많은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밖의 작품으로 『천사의 속삭임』, 『크림슨의 미궁』, 『푸른 불꽃』, 『자물쇠가 잠긴 방』, 『말벌』 등이 있다.

역자 소개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와 한국 외국어대학교 일본어교육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부산대학교 외국어학당 한국어 강사를 거쳐 삼성물산, 숭실대학교 등에서 일본어를 강의했다. 현재 KBS 아카데미 일본어 영상 번역 과정 강사이며, 방송 및 출판 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기시 유스케의 대표작 《검은집》, 《푸른 불꽃》, 《신세계에서》, 《말벌》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 《비밀》, 《방황하는 칼날》, 《교통경찰의 밤》, 아사다 지로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그 외에도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 《내 인생의 꽃다발》, 《크리피》 등 다수가 있다.

책 속에서

수도고속도로와 마주한 북쪽 면은 유리창이 특히 더러웠다. 창문닦이 청년은 세제가 든 양동이에 샴푸를 넣고 유리에 거품을 듬뿍 발랐다.
통증을 참으며 천천히 거품을 쓸어모으는 순간, 오른손에서 스퀴지가 미끄러지며 밑으로 떨어졌다. 커튼 사이로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소스라치게 놀라 창문에 얼굴을 댔다. 사무실 문 바로 옆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움직임이 없었고, 숨을 쉬는 것 같지도 않았다.
살아 있는 걸까?
창밖에서는 판단할 수가 없었다. 잠시 망설이다 주먹으로 유리를 두들겼다. 둔탁한 소리가 났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56쪽

시이나 아키라는 보이지 않는 문을 찾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전부 잘못되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세계는 이곳이 아니다. 여기 말고 더 어울리는 세계가 있을 것이다. 아키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참고 견뎠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상황을 냉정하게 관망하며 조금이라도 개선하려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결국 깨달은 건, 자신과 자신이 원하는 세계 사이에 투명하면서도 무서우리만큼 단단한 벽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벽을 돌파해야 한다.
그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벽 이쪽에서 수백 번을 기어다녀봤자 어디에도 도착할 수 없다. 그렇다면 벽을 부수고 바람구멍을 내든지, 일부에게만 가능한 보이지 않는 문을 찾아 저쪽 세계로 탈출하는 수밖에 없다. -333쪽

아키라는 빌딩 창문닦이 일에 모든 정성을 쏟았다. 신속하고 꼼꼼하게 일하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육체의 안전도 보장된다. 더러움을 닦아낸 뒤 아름답게 반짝이는 유리창은 새로운 인생의 상징처럼 보였다. 회사에서도 그런 모습을 인정받아, 어느새 아르바이트 직원이나 신입사원을 지도하는 사람이 되었다.
정신없이 일하다 업무가 궤도에 올라 여유가 생기자, 장래에 대한 수많은 두려움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자신은 사토 마나부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긴급대피이자 거짓인생에 지나지 않는다. -383쪽

……살아야 할 인간과 죽어야 할 인간을 마음대로 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 아무리 그럴듯하게 말해도 결국 돈을 노린 살인 아닌가? 강도살인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아니, 처음부터 사람을 죽이기로 마음먹었으니, 그들보다 더 악질이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고 죽이고 강간하고 빼앗는 것은 이 사회뿐만 아니라 자연의 섭리다. 법치국가란 말은 최근에야 부르짖게 된 공허한 주장에 불과하며,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방법이 더욱 교묘해져 겉으로 들어나지 않을 뿐, 약육강식의 원리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아버지는 어리석었기 때문에 사냥꾼의 표적이 되어 처참하게 잡아먹혔다. 난 잡아먹히기를 단호히 거부했다. 잡아먹히기 전에 먼저 잡아먹고, 놈들보다 강해져 오히려 이쪽에서 잡아먹겠노라 결심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도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다.
아키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하려는 일은 누구에게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다. 하지만 굳이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427쪽

목차

Ⅰ. 보이지 않는 살인자
1_ 범행당일
2_ 방법 컨설턴트
3_ 간병 원숭이
4_ 간병 로봇
5_ 탄도
6_ 실험
7_ 보이지 않는 산타클로스
8_ 사장실에서
Ⅱ. 죽음의 콤비네이션
1_ 하이애나
2_ 다이아몬드
3_ 계획
4_ 살해
5_ 데드 콤보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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