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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154143 / 376쪽 147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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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신비소설 무 巫 [12]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중에서>
열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신과 함께하는 세계는 신앙에 따라 그 모습과 양태가 다를 뿐, 그 근본에는 차이점을 찾기가 힘들다. 미신이라며 미천한 신앙으로 치부하기에는 무속의 세계가 가엾다.
무속의 세계에서 무당(무녀, 박수무당)이라는 존재는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巫’라는 글자 속에 그 의미가 다 들어 있다. 하늘이 되는 ‘一’ 자를 그리고, 땅을 의미하는 ‘一’ 자를 그린다. 그리고 그 땅과 하늘 사이를 연결하는 경계 ‘ㅣ’ 양쪽에 있는 두 사람 ‘人’은 바로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다. 이 무라는 글자가 의미하듯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에 서서 하늘과 땅의 섭리 안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무당이다. 하늘과 땅, 삶과 죽음 사이에 공존하는 그들은 하늘과 땅,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혜안을 가지게 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그리고 허락하는 한도에서 그들이 들은 비밀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그들의 혜안을 혹자는 인간의 초인적인 능력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혹자는 종교 그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나 역시 이런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어린 ‘낙빈’을 통해 독자들에게 들려드리고자 한다.
죽은 자가 세상을 깨끗이 정리하고 떠나간다는 그 49일 동안 한잠도 자지 않고 승덕에게 돌아오라고 울부짖던 낙빈의 슬픈 등이 정희의 눈앞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한 번만이라도 와달라고, 다시 돌아와달라고 울부짖던 그 아이의 아린 눈동자가 떠올랐다. 정희도 정현도 가슴이 찢어질 만큼 고통스럽고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괴로웠는데, 암자에서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한방을 쓰며 정을 쌓아온 어린 낙빈의 맘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_‘제1화 그리움만 남은 자리’에서
“대우주의 법칙에 따라 네가 베푼 그대로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너와 네 인간들 역시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에 대해 고스란히 되갚음 받을 것이다!”
붉은 여인이 클라크와 영혼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스산한 기운이 이 세계를 모두 얼려버릴 것만 같았다. 나는 그 스산한 기운에 몸을 떨었다. 두 팔을 마주 붙잡고 그런 여인을 바라보았다.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굽실거리는 붉은 머리카락과 하늘거리는 붉은 옷 사이로 그녀의 길게 뻗은 몸이 차가운 칼처럼 느껴졌다. 그 무시무시한 칼이 나를 비롯한 모든 세계를 단죄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가진 무지와 맹목이 그 여인의 앞에서는 끔찍한 죄처럼 느껴졌다. 클라크를 믿고 따른, 그 때문에 죄 없는 어린아이들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은 나의 죄가 비참하도록 끔찍했다. _‘제4화 약속의 땅’에서
눈앞에 서 있는 왜소한 소년 낙빈, 그의 키와 외모는 전과 다름없지만 그의 내면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셋이나 되는 무시무시한 지옥의 짐승을 눈앞에서 완전히 사멸시킬 정도로 소년의 능력은 강력했다. 그 능력만큼이나 놀랍게 변한 것은 소년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었다. 이전에 소년에게서 느껴진 기운이 따스하고 포근했다면, 지금 소년이 가진 기의 감촉은 차가움, 불행, 거부, 슬픔, 분노, 복수와 같은 춥고 어둡고 냉랭한 것들뿐이었다.
“동방지부장님, 저…… 자는…… 낙빈 군의 뒤에 있는 저 영혼은 누구입니까? 저토록 강하고, 저토록 잔인한 저 영혼 말입니다.” _‘제5화 낯선 얼굴’에서
“……말세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을 얼마나 누누이 이야기해야 알겠는가. 저 흑단인형이 말세의 끝을 보기 위해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의지를 이어오며 그날을 준비해왔단 말이야! 우리는 그나마 그 끝의 날을 위해 지켜두었던 최후의 보루인 헤르메스의 창 반쪽을 빼앗기고 그 여우의 뒤꽁무니만 좇고 있는 현실일세. 그도 모자라 흑단인형은 남은 창의 반쪽을 찾아 헤매고 있네!
그런데…… 그런데 저게 대체 뭔가? 아무리 영력이 일취월장하면 무엇하겠나! 온 마음이 혼돈으로 어지러워서 자기 자신에 대한 미움과 원망, 타인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만 가득한 것을! 저런 아이가 100년이 넘도록 세상의 종말을 향해 매진해온 흑단인형에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정말로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요, 동방지부장! 인간에 대한 일말의 애정도 없는 아이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단 말이오? 자네는 오히려 또 하나의 흑단인형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가?” _‘제6화 잉카의 분노’에서
목차
제1화 그리움만 남은 자리
제2화 어린 초능력자들
제3화 망나니의 칼
제4화 약속의 땅
제5화 낯선 얼굴
제6화 잉카의 분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