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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드의 피아노

케이티 해프너 저 | 정영목 역 | 글항아리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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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7353384 / 352쪽 141 x 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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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글렌 굴드라면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한 평론, 언론 기사, 동영상,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자료가 소개돼 있다. 굴드에 관한 책 역시 2000년대 중반 이후 몇몇 번역서가 출간되었지만, 대?개는 그의 예술인생과 유난스러운 기행奇行, 확고한 예술관과 흔들리는 정신을 그리고 있다. 굴드의 생애와 음악적 업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상징물이었던 피아노와 굴드를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든 연주 기법에 대해서는 이제껏 비중 있게 다뤄진 적이 없었다. 특히 굴드의 예술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도구, 굴드와 그의 전속 테크니션이 오... 글렌 굴드라면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는 만큼 그에 대한 평론, 언론 기사, 동영상,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자료가 소개돼 있다. 굴드에 관한 책 역시 2000년대 중반 이후 몇몇 번역서가 출간되었지만, 대개는 그의 예술인생과 유난스러운 기행奇行, 확고한 예술관과 흔들리는 정신을 그리고 있다. 굴드의 생애와 음악적 업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상징물이었던 피아노와 굴드를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든 연주 기법에 대해서는 이제껏 비중 있게 다뤄진 적이 없었다. 특히 굴드의 예술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도구, 굴드와 그의 전속 테크니션이 오랜 시간 길들여 오직 굴드를 위한 피아노로 재탄생시킨 ‘스타인웨이 CD 318’은 굴드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비밀스런 악기로 남아 있다. 이 책은 굴드가 아닌 굴드의 피아노, 그 비밀스런 콘서트 그랜드를 주인공으로 삼는다. 굴드의 연주에는 호로비츠, 리흐테르, 라흐마니노프 등 어떤 위대한 피아니스트와 비교해도, 그를 독보적으로 빛나게 하는 뭔가가 남아 있다. 그것은 으로 대표되는 그의 피아노 소리, 곡 작품과 피아니스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소리의 본질 자체다. 그 본질을 이해할 때 굴드의 음악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공명과 색채, 질감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굴드의 예술세계를 탄생시킨 그의 피아노에 관한 다큐멘터리이자, 그를 소유한 피아니스트에 대한 해부이며, 무엇보다 둘 사이의 만남과 사귐, 헤어짐을 담은 드라마다. 찬란燦爛한 피아노를 찾아서 음악 인생을 통틀어 굴드가 가장 사로잡혀 있던 건 CD 318로 알려진 스타인웨이의 그랜드피아노였다. 굴드는 평생 자신의 음악적 이상을 완벽하게 실현시켜줄 악기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오랫동안, 그 어떤 피아노도 그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했다. CD 174, CD 205, CD 90 등 여러 피아노가 굴드를 스쳐갔다. 그에게 피아노는 모두 같은 피아노가 아니었다. 인간처럼 콘서트 그랜드 역시 특징과 개성이 제각각이었고, 굴드는 지극히 예민한 자신에게 걸맞은 극도로 예민한 피아노를 원했다. 특유의 으르렁거리는 저음과 찬란한 고음을 갖추었다고 일컬어지는 ‘스타인웨이 사운드’도 굴드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굴드 역시 대부분의 피아니스트처럼 보드랍고 감미로운 진주 같은 고음이 아닌, 단단하고 날카롭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같은 소리를 원했다. 그러나 그가 원한 것은 단지 다이아몬드이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 무엇보다 더 찬란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즉각 빛을 쏟아내는, 가장 맑고 투명하면서도 철저하게 통제되는 완벽한 다이아몬드를 원했다. 굴드는 그런 피아노를 미친 듯이 찾아 헤맸다. 그는 콘서트 여행을 다닐 때마다 만나는 피아노들의 예측 불가능한 품질을 극도로 경멸했다. 어느 곳을 여행하면 그곳의 레스토랑이나 미술관이 아닌,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품질로 그 도시의 품위를 평가했다. “글렌 굴드를 우리 악기로 만족시킨다는 건 극히 어려웠다”는 관계자의 증언이 말해주듯, 굴드는 거의 모든 악기에 퇴짜를 놓았다. 원하는 피아노를 만나지 못했던 긴 시간, 굴드는 연주를 포기해버리는 대신 악기 없이 연주하는 능력, 즉 상상 속에서 피아노를 치는 능력을 계발해가며 버텼다. “이것은 나한테는 좀 절박한 문제입니다. 말해주십시오. 맨해튼 전체와 그 주변에 피아노 액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나요? (…) 이 편지가 시끄러운 웃음소리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그것을 간절히 바라고, 모든 게 제대로 될 때까지 쉽게 평화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굴드는 콘서트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1950년대부터 이미 진지하게 연주를 포기할 생각을 가졌다. 예술의 위기도, 여행의 피로도, 신경을 자극하는 관객 때문도 아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참고 칠 수 있는 피아노가 없었기 때문이다. 굴드는 피아노가 자신에게서 “달아나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피아노는 피아니스트만큼이나 섬세한 악기다. 기후가 바뀌거나, 연주를 너무 자주 하거나(혹은 너무 하지 않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연주하는 것 등 어떤 식으로든 망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동이 많은 콘서트 그랜드는 더 그랬다. 그런 피아노들 가운데 섬세함이 가장 돋보였던 것이 굴드의 피아노 CD 318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서 생산된 이 그랜드는 1940년대 중반 캐나다 토론토에 도착했다. 소리는 활력이 넘쳤고, 액션은 가벼웠다. 톤은 균형 잡혀 있었고, 다이내믹 레인지도 감탄스러웠다. 그러나 캐나다 전역으로 살려다니며 무더운 여름과 춥고 건조한 겨울을 나면서 10년을 혹사당하자 이곳저곳에서 피로의 기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떤 피아니스트로부터는 “끔찍한 피아노”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굴드는 전에도 한 번 만난 적이 있던 이 피아노와 이튼 강당 뒤편에서 재회했고, 연주를 시작하자마자 운명의 피아노임을 알아차렸다. 그는 공연장 구석에 놓여 있던 이 피아노를 자신만의 신데렐라로 만들었다. 청각이 아닌 시각과 촉각 굴드가 되어, 굴드의 조율사가 되어 그의 연주를 듣다 이 책은 굴드의 피아노에 관한 책이지만, 굴드가 주인공은 아니다. CD 318이 굴드에게 최고의 피아노였을지언정, 첫 만남부터 우리가 굴드의 연주를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소리를 냈던 건 아니다. 318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은 굴드였지만, 그 잠재력을 굴드가 기대한 실제 소리로 구현해낸 사람은 따로 있었다. 굴드의 전속 테크니션 베른 에드퀴스트다. 선천적으로 시력이 좋지 않아 앞을 거의 보지 못했던 에드퀴스트에게 소리는 세계를 경험하는 프리즘이었다. 추운 겨울은 그에게 미루나무가 얼어서 금이 가는 소리, 썰매가 눈밭에서 미끄러지는 소리, 멀리서 울부짖는 코요테 소리였다. 그는 시력이 아닌 다른 감각들의 조합을 통해 주변을 조직하고 이해했다. 소리와 진동을 듣고 구분하는 능력은 절대음감 이상의 감각으로 발전해 엔진 소리만 듣고도 자동차의 제조사와 모델을 알아맞히는가 하면, 테크니션으로서의 경력을 쌓은 뒤에는 레코딩을 듣고 자신이 조율한 피아노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에드퀴스트와 굴드의 만남은 순탄하지 못했다. 집에서 치던 치커링을 조율하기 위해 에드퀴스트를 불러들인 굴드는 원래 피아노 조율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저 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는 굴드와 나름의 완벽주의자적인 장인정신을 갖고 있던 에드퀴스트는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고의 아티스트와 맞서면서까지 최상의 조율을 고집했던 에드퀴스트의 방식을 굴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집스러운 예술가와 헌신적인 테크니션의 관계가 시작되었다. 에드퀴스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CD 318과 대면했고, 스타인웨이의 이상적인 톤이 완벽에 가깝게 구현되어 있음을 즉시 알아차렸다. 그 비결은 318만이 가진 가벼운 액션에 있었다. 굴드는 여느 피아니스트라면 두려워하거나, 적어도 기피할 법한 피아노를 원했다. 닿기만 해도 반응하는 피아노, 하프시코드에 가까운 피아노를. 에드퀴스트는 “황금 같은” 조율로 CD 318을 굴드가 찾던 피아노로 만들어놓았다. 굴드는 신비로운 재능을 지닌 음악가였지만, 그만의 독특한 연주법을 완벽하게 실현시켜주는 318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만은 에드퀴스트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아티스트의 가장 깊은 이상을 이해하는 테크니션으로서, 에드퀴스트는 굴드에게 CD 318 자체만큼이나 중요했다. “청중의 지적 욕구 또는 그런 욕구의 부재를 고려할 필요 없이, 또는 그런 것에 제한받지

저자 소개

미국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아마추어 피아니스트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에 머물고 있다. 《뉴스위크》와 《비즈니스위크》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그 전에는 《타임》 지 필진으로도 참여했고, 10여 년째 《뉴욕 타임스》의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뉴욕 타임스 매거진》 《에스콰이어》 《와이어드》 《뉴 퍼블릭》 등 여러 매체에서 25년 넘게 테크놀로지, 사회, 개인, 보건 등에 관한 글을 써왔다. 대표작 《어머니 딸 그리고 나Mother Daughter Me》는 어머니, 딸과 한집에 살면서 겪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간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고, 피아노 연주에 목말라했던 어머니가 은퇴 후 피아노에 본격적으로 빠져들며 스타인웨이 B를 비롯한 세 대의 피아노를 사들인 덕분에 자연스레 피아노를 사랑하게 됐고, 그것이 저널리스트 특유의 호기심, 취재력과 만나 굴드와 함께했던 어느 특별한 피아노의 생애를 그린 《굴드의 피아노A Romance on Three Legs》로 탄생했다.

역자 소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역서로는 《축의 시대》《지젝이 만난 레닌》《그레이트 게임》《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마르크스 평전》《호치민 평전》《융》《신의 가면 3 : 서양 신화》《신의 가면 4 : 창작 신화》《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불안》《행복의 건축》《극단의 형벌》《권력의 법칙》 《로드》《죽음의 중지》《눈먼 자들의 도시》《눈뜬 자들의 도시》《책도둑》《포트노이의 불평》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게레로는 또 글렌에게 피아노를 타악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현악기, 목관악기, 류트, 하프시코드 등 다른 악기의 여러 측면을 끌어안는 면을 듣고 경험하라고 격려했다. 글렌은 일반적으로 페달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지만, 게레로의 말을 염두에 두고 가끔 페달을 사용하면 오케스트라 음향에 가까운 소리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먼 훗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적어도 사춘기 이후부터는, 무엇을 연주하든 내 마음 한구석에는 언제나 그것을 대신하는 오케스트라나 현악사중주 음향이 있었다. 나는 음악에 건반 곡 자체만으로 다가가기보다는 그런 식으로 연결 지으려 했다.”
_1 토론토

“지금 피아노 조율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건가요?” 허를 찔린 굴드가 물었다. “네.” 에드퀴스트는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일을 제대로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뜻이 완강했으며, 유명 인사의 비위를 맞춰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에드퀴스트에게도 자신이 이렇게 쌀쌀맞게 행동하면 고객이 몹시 언짢아할 거라는 느낌 정도는 있었다. (…) 사실 굴드는 에드퀴스트에게 짜증이 난 것이 아니라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 뒤로 치커링이든 그의 다른 피아노, 즉 조지 쿡이 전에 돌보던 7피트짜리 스타인웨이 모델 B든 이튼에 조율을 요청할 때면 에드퀴스트, 다른 조율사 말고 에드퀴스트만 보내달라고 고집을 부렸다.
_6 다리 세 개 위의 로맨스

그러나 굴드는 무엇보다도 이 피아노의 깃털처럼 가벼운 액션을 사랑했는데, 이 액션은 1943년에 아스토리아에서 세심하게 구축해놓은 것이었다. 피아노 액션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피아니스트가 손가락 밑에서 느끼는 저항의 정도다. 이를테면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스타인웨이를 고를 때 결코 편하고 가벼운 액션을 선택하지 않았다. 짐승처럼 다루고, 상당히 힘차게 아래로 내리눌러야만 그가 원하는 둥글고, 길게 이어지고, 노래하는 듯한 소리를 내는 버거운 피아노를 선택했다. 데이비드 루빈이 말한 대로, 루빈스타인은 늘 두 팔이 가장 힘들여 일을 할 때 더없이 근사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절대 두들기는 사람이 아닌 굴드는 연주하면서 에너지를 최소한으로만 쓰고자 했다. 에드퀴스트가 즐겨 말했듯이, 글렌 굴드는 피아노가 그냥 혼자 알아서 소리를 내주면 행복해할 사람이었다.
_6 다리 세 개 위의 로맨스

한 시간 뒤 굴드가 뜻밖에도 차분한 상태로 강당에 도착했다. 그는 피아노로 가서 잠깐 건반을 보더니 건 하나 건드리지 않고 말했다. “이걸로는 못 치지.” (…) 그녀는 굴드가 낡고 퇴물이 된 초라한 CD 318을 신데렐라처럼 강당 무대 뒤쪽에서 끄집어냈다는 것, 그가 그 피아노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 그와 에드퀴스트가 오랜 세월에 걸쳐 그 피아노를 완벽하게 개조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그는 피아노의 수리 불가능한 상태에 즉시 체념한 듯 보였다. 사고 직후 스타인웨이의 데이비드 루빈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 피아노를 언급할 때는 아무도 소생시키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사랑하는 가족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_8 망가진 피아노

목차

목차
프롤로그│오타와, 1983
1 토론토
2 서스캐처원
3 아스토리아
4 피아노로 인한 고생
5 이튼
6 다리 세 개 위의 로맨스
7 스튜디오의 CD 318
8 망가진 피아노
9 임시로 견디기
10 변절
11 여생
에필로그│코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굴드의 로맨스
참고문헌
자료 이용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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