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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소년

창신강 저 | 주수련 역 | 책담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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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0280750 / 260쪽 210 x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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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57년 중국 텐진에서 태어났다. 풍자와 우화를 통해 인간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작가 특유의 해학과 유머로 엮인 작품들은 많은 독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작가협회 우수아동문학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고, 좡중원 문학상과 쑹칭링 아동 문학상, 헤이룽장성 문예상, 빙신 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탁월한 문학성을 두루 인정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열혈수탉 분투기》와 《나는 개입니까》 《모기 물리던 여름날》 《파란 수염 생쥐 미라이》 등이 있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했다. U&J 에이전시에서 중국어 책을 번역하고 교정하는 일을 겸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서태후와 궁녀들》 《자금성 최후의 환관들》등이 있다.

책 속에서

라오더우푸는 무심코 그 오래된 건물의 나무 발코니 위를 올려다보다가 그만 돌처럼 굳어 버리고 말았다.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땅에 떨어뜨리고 턱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는 손가락으로 발코니를 가리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라오더우푸가 가리킨 것은 펑이었다. 나무 발코니에 선 펑은 그날도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날은 라오더우푸가 팔 년 만에 처음 거리로 나온 날이었다.
‘저 아이는 어째서 그동안 하나도 자라지 않았지? 팔 년 전에 열 살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열여덟 살이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 아직도 열 살 때와 똑같은 모습이다!’
라오더우푸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윙윙거리고 머리에서 불똥이 튀는 것만 같았다.
그날 밤, 라오더우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가족들이 어디 편찮으시냐고 물어보자 겨우 입을 열어 한마디 했다.
“내가 앓아누운 지 정말 팔 년 된 것 맞느냐?”_ 12~13쪽에서


펑은 시험지를 내려다보았다.
“이거 제 시험지 아니에요. 여기 있는 단어들도 다 제가 쓴 것 아니에요!”
담임 선생님은 정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펑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펑은 억지를 쓰거나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펑의 얼굴을 보자, 선생님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
무언가, 자신과 펑 사이에, 아니면 어떤 거대한 존재와 펑이라는 작은 존재 사이에 커다란 문제가 가로막혀 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누가 이런 큰 문제를 일으킨 것일까?
순간 담임 선생님은 진땀이 났다. 반 아이들 모두가 선생님의 얼굴에 땀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선생님은 손을 들어 관자놀이 위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머리카락 한 올까지 늘 단정하던 선생님의 이마가 이날은 조금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_154쪽에서


담임 선생님은 펑을 한번 돌아보고는 손을 움직여 열 개의 비밀번호를 맞추었다. 펑은 선생님의 등 뒤로 고개를 내밀고 그 서류함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는 여러 장의 검은 카드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선생님은 그중 하나를 꺼내 들고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그것을 도로 집어넣고 다른 카드를 꺼냈다.
“아마 넌 못 믿겠지만 이 서류함 안에는 너와 관련된 숫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단다.”
펑은 왠지 모르게 또다시 두려움이 몰려왔다.
“무슨…… 숫자요?”
“특별 재판부에서 심사한 바에 의하면, 넌 총 팔백육 개의 잘못을 저질렀고 세 개 반의 좋은 일을 했어.”
“네? 잠깐만요, 선생님. 다시 한 번만요. 특별…… 재판부요? 팔백 몇 개의 잘못을 저지르고 세 개 반의 좋은 일을 했다고요, 제가?”
“네 기억력이 아주 엉망은 아니구나.”
펑은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세 개 반은 또 뭐예요? 세 개면 세 개고, 네 개면 네 개지 세 개 반이라뇨? 반 개짜리 좋은 일도 있나요?”
“그만 좀 다그쳐라. 일단 생각 좀 해 보자.”
선생님은 한참 동안 뭔가를 골똘히 생각했다. _182~183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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