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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05900 / 140쪽 130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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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 작품 해설 이경석 시인을 처음 만났을 때, 시인은 살얼음을 헤집는 청둥오리의 물갈퀴처럼 차가운 사람일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경찰공무원이라는 신분에 의한 보편적 편견, 각진 얼굴과 다부진 체격이 제공하는 인상 때문이었다. 이 편견은 시인의 시어들을 하나둘 해부하면서 공기가 주입된 각양각색의 풍선처럼 변모되기 시작했고, 시인의 자아가 서서히 내게로 옮겨오면서 외양은 단지 신기루와 같은 허상이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스피드에 몰두된 사람들이다. 무한 속도에 몸을 떠맡긴 채 목적지를 향해 정신없이 질주한다. 온 인... ■ 작품 해설 이경석 시인을 처음 만났을 때, 시인은 살얼음을 헤집는 청둥오리의 물갈퀴처럼 차가운 사람일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경찰공무원이라는 신분에 의한 보편적 편견, 각진 얼굴과 다부진 체격이 제공하는 인상 때문이었다. 이 편견은 시인의 시어들을 하나둘 해부하면서 공기가 주입된 각양각색의 풍선처럼 변모되기 시작했고, 시인의 자아가 서서히 내게로 옮겨오면서 외양은 단지 신기루와 같은 허상이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스피드에 몰두된 사람들이다. 무한 속도에 몸을 떠맡긴 채 목적지를 향해 정신없이 질주한다. 온 인류와 지구의 가장 구석진 곳에 사는 부족들까지 아찔한 속도감이 주는 무모한 줄타기에 어느새 환속되어 있다. 그러나 시인은 이 미친 속도감을 과감하게 배반하고 있다. 시인이 몸을 실은 열차는 KTX도 아니고 테제베도 아니며 신칸센도 아니다. 느릿하지만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시원들을 샅샅이 더듬어 훑으며, 천천히 서쪽을 향해 가는 감성의 무궁화 열차다. 그러므로 「기차는 서쪽으로 간다」는 시어로 표현한 시인의 자서전이 된다. 자아는 서쪽으로 흘러가며 이름도 기억할 수 없는 낡고 허름한 간이역에 문득문득 머물곤 한다. 그 간이역은‘ 자아 혹은 삶’이라고 이름 지어진 무인역들이다. 시인은 그 역 한 곳에 붙어 있는 보이지 않는 거울 앞에서 늘어난 주름살과 흰 머리카락을 관조하며 허탈한 웃음을 새긴다. 시인에게 주어진 여건이 모두 시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계속 고독해져야 할 의무가 있다. 더 일탈해야 하며 미로 속에서 더 절망의 미궁 속을 헤매야 한다. 시원의 산책은 가시방석 위를 걷는, 고통스러운 절규 속으로 내몰린 벗은 발이다. 시인은 그 길 위를 걸으며 폐부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질러야 한다. 시인의 그림자가 더 깊은 물속으로 침잠되기 전에, 자아의 기차가 더 서쪽으로 향하기 전에, 시인이 가슴으로 내지르는 절묘한 함성을 다시 듣고 싶다. ― 김용배(소설가,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꿈속에서도 꿈을 꾸고
외롭고 고독하지 않은 삶은 어리석거나
서글픔이라고 여겼다.
머물지 못하는 시간에게
떠나가는 모든 형상에게
적멸은 아름다움이라 말해줬다.
그래서 누워 있는 의식에게는
일어서라고 다그쳤다.
진정한 나를 찾고자 하였으나
매번 미끄러지고 헛방이었다.
그러는 사이 나의 분신들은 길가를 방황하고
나이 먹어 시들어갔다.
잘 빚어내지 못한 그들의 자태이지만
그들도 나의 자식이기에 이제
조그만 집 하나 지어주려 한다.
이경석 시인을 처음 만났을 때, 시인은 살얼음을 헤집는 청둥오리의 물갈퀴처럼 차가운 사람일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경찰공무원이라는 신분에 의한 보편적 편견, 각진 얼굴과 다부진 체격이 제공하는 인상 때문이었다. 이 편견은 시인의 시어들을 하나둘 해부하면서 공기가 주입된 각양각색의 풍선처럼 변모되기 시작했고, 시인의 자아가 서서히 내게로 옮겨오면서 외양은 단지 신기루와 같은 허상이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스피드에 몰두된 사람들이다. 무한 속도에 몸을 떠맡긴 채 목적지를 향해 정신없이 질주한다. 온 인류와 지구의 가장 구석진 곳에 사는 부족들까지 아찔한 속도감이 주는 무모한 줄타기에 어느새 환속되어 있다. 그러나 시인은 이 미친 속도감을 과감하게 배반하고 있다. 시인이 몸을 실은 열차는 KTX도 아니고 테제베도 아니며 신칸센도 아니다. 느릿하지만 방방곡곡에 흩어져 있는 시원들을 샅샅이 더듬어 훑으며, 천천히 서쪽을 향해 가는 감성의 무궁화 열차다. 그러므로 「기차는 서쪽으로 간다」는 시어로 표현한 시인의 자서전이 된다. 자아는 서쪽으로 흘러가며 이름도 기억할 수 없는 낡고 허름한 간이역에 문득문득 머물곤 한다. 그 간이역은‘ 자아 혹은 삶’이라고 이름 지어진 무인역들이다. 시인은 그 역 한 곳에 붙어 있는 보이지 않는 거울 앞에서 늘어난 주름살과 흰 머리카락을 관조하며 허탈한 웃음을 새긴다.
시인에게 주어진 여건이 모두 시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인은 계속 고독해져야 할 의무가 있다. 더 일탈해야 하며 미로 속에서 더 절망의 미궁 속을 헤매야 한다. 시원의 산책은 가시방석 위를 걷는, 고통스러운 절규 속으로 내몰린 벗은 발이다. 시인은 그 길 위를 걸으며 폐부를 쥐어뜯으며 비명을 질러야 한다. 시인의 그림자가 더 깊은 물속으로 침잠되기 전에, 자아의 기차가 더 서쪽으로 향하기 전에, 시인이 가슴으로 내지르는 절묘한 함성을 다시 듣고 싶다.
― 김용배(소설가,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시간이 바람 속에서 졸고 있다
정선장엔 감자가 없다 / 서낭나무 / 집으로 돌아오다 / 꿈 / 누운 의식 / 춘천에서 길을 잃다 / 그림자 물속에 빠지다 / 시간이 바람 속에서 졸고 있다 / 머무르지 않았다 / 시인의 눈 / 기차는 서쪽으로 간다 / 광화문 하루 / 낮달 / 동행 / 강가에서 / 파도 소리 / 길이 없는 길 / 가면 / 기다림 뒤에 / 하판리에서
제2부 화석이 된 노래
빨간 우체통 옆에 서서 / 화석이 된 노래 / 화진포에서 / 흑백사진 / 자목련 / 이매창에게 보내는 편지 / 사랑, 재단하지 말기 / 적멸의 희락 / 외로우냐 / 묵은 감자 / 인연 / 어떤 사랑 / 끝을 보자는 것 / 시인 / 버리는 연습 / 갈 안개 /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 / 지나간 이름 / 숯 굽는 시간 / 보름달
제3부 내 속에 있는 것들아
안면도에서 하루 / 구리극장과 청춘 / 우중우목(雨中牛目) / 둔치 축제 / 라일락이 피면 / 산 / 내 속에 있는 것들아 / 후 참회록 / 섬 / 건봉사 / 어머니 얼굴 / 수종사 사월 / 예봉산 고목 / 젊은 그들 / 오래전 설야 / 만추 그리고 오후 / 가평 꽃동네 / 첫 키스 기억 / 아우라지 전설 / 소록도 가는 길 / 동학사 비구니
제4부 보리암에서 원산에게 묻다
외로움에 대하여 / 마라도 / 사랑의 정의 / 산방 / 부자(父子)의 별리를 보며 / 겨울 화진포 / 소주 운하 / 외서리 567번지 / 산정호수 / 삶 / 군산항 소묘 / 경하바라기 / 집착 / 어머니 별곡 / 어느 날 일기 / 보리암에서 원산에게 묻다 / 바람과 풍경 / 존재 / 수술실 앞 / 깊은 기억 / 전생에 나는 / 누나 생각
■ 작품 해설:반어적 시어와 회고적 중층 구조 ― 김용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