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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모래 위의 두 발

안도핀 쥘리앙 저 | 이세진 역 | 열린책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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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7405 / 256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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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프랑스 출판계를 뒤흔든 한 편의 에세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한 한 가족의 이야기 2011년 파리의 잡지사에서 일하는 한 무명 저자의 책이 프랑스 출판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딸과 함께했던 나날을 회상하며 쓴 평범한 엄마의 에세이 『젖은 모래 위의 두 발』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이다. 유명 저자가 쓴 것도, 대중 독자를 염두하고 기획된 것도 아닌,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자 남긴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여겨졌다. 이 이야기는 해변에서 시작한다. 파리에서 평범한 맞벌이 가정을 꾸리... 프랑스 출판계를 뒤흔든 한 편의 에세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한 한 가족의 이야기 2011년 파리의 잡지사에서 일하는 한 무명 저자의 책이 프랑스 출판계의 화제로 떠올랐다. 딸과 함께했던 나날을 회상하며 쓴 평범한 엄마의 에세이 『젖은 모래 위의 두 발』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이다. 유명 저자가 쓴 것도, 대중 독자를 염두하고 기획된 것도 아닌,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자 남긴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여겨졌다. 이 이야기는 해변에서 시작한다. 파리에서 평범한 맞벌이 가정을 꾸리고 있는 젊은 부부 쥘리앙과 로이크.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던 부부는 둘째 딸 타이스가 약간 우물쭈물하면서 걷는 것을 발견한다. 모래사장 위에 앙증맞게 놓인 타이스의 엄지발가락은 바깥쪽을 향해 있었다. 얼마 뒤 아이의 손에서 미세한 떨림 현상이 나타났고, 몇 차례 검사 후, 의사는 타이스가 희귀 유전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내린다. 아이는 겨우 두 살, 남은 삶은 1년 남짓이었다. [어린 아이가 고통에 시달리다가 죽어가는 사연이라니, 누가 이런 책을 읽고 싶어 할까?] 이 책을 그렇고 그런 책들 중 하나일 거라고 짐작했던 많은 언론과 독자들은 책을 펴든 순간 자신들이 착각했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전까지 이 책에 대해 물음표를 붙였던 『르 푸앵』지 기자는 [내키지 않지만 책을 한 번 들여다본다.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계속 넘어간다. (…) 이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며 감동의 느낌표를 찍었고, 『라 누벨 레퓌블리크』지는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그날그날의 싸움에 매달린 한 가족의 이야기]라며 쥘리앙 부부의 치열한 삶에 경의를 표했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입소문을 타더니 불과 두 달 만에 6만 부가 판매되었고, 이후 일러스트 판을 포함해 프랑스 50만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 가족에게 닥친 혼란, 딸을 향한 엄마의 위대한 약속 『젖은 모래 위의 두 발』은 딸의 두 번째 생일날부터 이듬해 크리스마스이브까지 1년 반가량의 사연을 담고 있다. 타이스의 발병 이후 가족에게 닥친 위기, 점점 악화되는 병세, 부부의 분투, 기꺼이 힘을 보태는 수많은 조력자 등, 가족의 시련을 둘러싸고 수많은 이야기가 서사적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이런 가족의 고투를 무엇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더 없이 아쉬운 젊은 엄마의 진솔한 고백이다. 때론 날것으로, 때론 절제되어 표현되는 엄마의 순수한 감정이 읽는 이의 가슴에 송곳처럼 박힌다. 저자 쥘리앙은 아이의 발병 사실을 알기 전까지, 파리의 작은 잡지사에서 일하는 직장맘이었다. 아이들을 끔찍이 여기는 남편 로이크, 활력이 넘치는 네 살 사내 아이 가스파르, 윤년 2월 29일에 태어난 예쁜 딸 타이스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그녀의 배 속에는 다섯 달 뒤 태어날 셋째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가족에게 찾아온 뜻밖의 불행은 이들을 깊은 슬픔과 혼란에 빠뜨린다. 이염성 백질 이영양증. 생후 1년 뒤부터 증상이 나타나 신경을 급속히 망가뜨리는 이 병으로, 타이스는 서서히 신체적 기능을 잃어간다. 걷는 것이 힘들어지고, 이어서 눈이 멀고, 나중엔 귀도 들리지 않게 된다. [우리 딸한테 무엇이 남을까?] 그 모습을 곁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쥘리앙. 게다가 부모의 관심이 타이스에게만 쏠려 서운한 가스파르. 아이는 여동생에게 깐깐하게 굴기 시작한다. 「나도 백질 이영양증에 걸리면 좋겠어요. 그러면 다들 엄청 잘 돌봐 주잖아요.」 부부를 더 안타깝게 하는 것은 딸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하루 줄어간다는 사실이다. [생에 살아갈 날을 더할 수 없다면 살아갈 날에 생을 더해야 한다.] 쥘리앙은 마지막까지 딸의 존엄을 지키고, 사랑의 기쁨을 알게끔 자기 모든 힘을 쏟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딸에게 약속한다. 「너는 아주 예쁘게 살다 갈 거야. 다른 아이들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그 삶에 사랑만큼은 모자라지 않을 거야.」 죽음은 별거 아니에요, 슬프지만 대단한 건 아니에요. 화려한 미문도, 위대한 승리의 기록이라고 할 수 없는 이 에세이가 어떻게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이 책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것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 가스파르는 자신이 사랑하던 기니피그가 죽은 사실을 에둘러 전해 주는 엄마를 향해 말한다. 「나는요. 그냥 [티콜라가 죽었어]라고 말해 주는 게 좋아요. 나는 죽었다는 말이 겁나지 않아요. 어차피 모두 죽는 거잖아요. (…) 죽음은 별거 아니에요, 슬프지만 대단한 건 아니에요.」(본문 163쪽) 또한 이 책에는 기적 같은 반전 하나가 숨어 있다. 단, 그 반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되는 반전이다. 쥘리앙은 타이스의 병실을 찾은 사람들이 매번 아이로부터 알 수 없는 깊은 위로를 받고 돌아갔다고 전한다. 「여기는 왜 이럴까요? 이 병실은 뭔가 특별하네요. (……) 더없이 딱한 아이가 있는데 왜 마음이 편해질까요. 한없이 따뜻한 기분이 들어요.」(본문 242쪽)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독자들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 죽음과 삶을 관통하는 깊은 통찰을 경함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너무 밍밍해져 버린 [사랑]이라는 단어가 쥘리앙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빛난다. 우리 주변에도 수많은 사연들로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비극적인 일을 당한 친구, 지인, 가족들.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망설인다. 이 책의 옮긴이는 쥘리앙 가족을 [전투에는 졌지만 전쟁에는 이긴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전쟁의 승자]로 남은 작가는 이렇게 얘기한다. 「예전과 똑같이 대해주면 됩니다, 그 안에도 미소, 사랑, 행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어 주세요」. 아마도 이것이 그녀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저자 소개


1973년생. 저널리즘을 전공한 뒤 지역 일간지에서 일하다가 전문잡지사로 직장을 옮겼다. 2006년 둘째 아이 타이스의 두 돌 즈음에, 딸이 치료법이 없는 유전병에 걸렸으며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경험을 담담하게 글로 써서 2011년 아렌Arènes 출판사에서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두 달 만에 6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책으로 2011년에 파롤 드 파시앙Paroles de Patients 상, 2013년에 르 펠르랭Le Pèlerin 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 후속작 『특별한 하루』를 발표했다.
 

역자 소개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랭스 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나답게 살아갈 용기》 《앵그르의 예술 한담》 《유혹의 심리학》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다른 곳을 사유하자》 《반 고흐 효과》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나날》 《돌아온 꼬마 니콜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엄마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그 자리에 털퍼덕 무너진다. 「엄마, 이런 일은 상상도 못 했어. 타이스가 많이 아프대요. 우리 딸이 죽는대요. 저 애가 죽는대.」 엄마가 통곡한다. 절대로 눈물을 보이는 법이 없는 우리 엄마가. (본문 13쪽)

 

「매사 지금까지처럼 해. 타이스는 왜 어제 엄마에게 혼이 났는지도 모르고, 왜 오늘 똑같은 짓을 했는데 혼나지 않는지도 몰라. 이러다간 자기가 무슨 짓을 하든지 엄마 아빠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할 거야. 여보, 사실 병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도 저 아이에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 두 살배기 아이의 머릿속에는 3월 1일 이전과 이후가 없다고. 그냥 예전처럼 그 애의 삶은 쭉 계속되는 거야.」 (본문 20~21쪽)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가 심통을 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 동생이 아프다, 이런 말을 들으면 오빠는 자기가 저주를 내려서 그렇게 된 줄 알아. 미안한 마음이 들지. 엄마 아빠가 슬퍼하는 모습도 보이고. 아픈 동생에게 죄책감이 들고 온 집안의 슬픔이 내 책임 같은 거야. (…) 하지만 그게 아니야, 가스파르. 타이스가 아픈 건 네 탓이 아니란다. 아무 잘못도 없어. 가스파르, 선생님을 보렴. 네 탓이 아니야. 너는 아무 잘못도 없단다.」 (본문 22-23쪽)

 

전에는 타이스를 위해 오만 계획을 세웠고 오만 바람도 품었다. (…) 이제 커서를 옮겨야 한다.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끝으로 바짝 다가가야 한다. 그래도 그 생애의 본질, 사랑받으며 자랐다는 사실만은 변치 않을 것이다. 그래, 타이스는 사랑을 알게 될 것이다. (…) 그저 주어진 시간이 짧을 뿐이다. 그래, 타이스의 생애는 짧겠지만 훨씬 치열할 것이다. (본문 27쪽)

 

「두 사람이 살아갈 나날을 전부 다 상상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우리 능력 밖의 일이죠. 평생 먹을 음식의 양을 한 번에 다 갖다 놓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랬다간 먹기도 전에 질리고 말걸요. 그래요, 남은 평생을 한꺼번에 생각하려고 하면 식욕이 달아날 법합니다. 매일의 일용할 양식, 그날그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뿐 내일 먹을 것, 모레 먹을 것은 생각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도 우리 생이 끝나는 그 순간 돌아보면 참 잘 먹었구나 싶을 겁니다.」 (본문 49~50쪽)

 

이 병은 돈키호테의 풍차, 우리가 쓸데없이 힘을 소진하게 만드는 풍차다. 이 병을 상대로 아등바등해 봤자 남는 게 없다. 우리는 벌써 오래전에 무기를 거두었다. 맥없이 손 놓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또 다른 도전을 재개하려 한다. <생에 살아갈 날을 더할 수 없다면 살아갈 날에 생을 더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싸움이다. (본문 140쪽)

 

오감은 사치다. (…) 귀로만 들을 수 있고, 눈으로만 볼 수 있고, 입으로만 말할 수 있고, 코로만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살갗으로만 촉감을 느낄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과 그 끈질긴 소통 욕구, 함께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를 외면한다면 모를까. (본문 174~175쪽)

 

「엄마, 왜 티콜라가 죽었다고 바로 말하지 않았어요?」
「무슨 소리니, 가스파르. 엄마는 소식 듣자마자 너에게 말해 준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왜 우리 곁을 떠났다고 했냐고요. 되게 이상해요. 티콜라는 제 발로 떠난 것도 아니고 다시 돌아올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말했어요?」
「그래, 네 말이 맞아. 엄마는 너에게 티콜라가 죽었다고 말하기가 좀 그랬어. 그게 참 하기 어려운 말이거든. 적어도 어른들은 그래.」
「나는요, 그냥 <티콜라가 죽었어>라고 말해 주는 게 좋아요. 나는 죽었다는 말이 겁나지 않아요. 어차피 모두 죽는 거잖아요. 죽음은 별거 아니에요. 슬프긴 하지만 대단한 건 아니에요.」 (본문 163쪽)

 

거의 2년 가까이, 아이의 병이 하나하나 빼앗아 가는 것들을 보면서 나는 의문을 품었다. <우리 딸한테 뭐가 남을까?> 사랑. 사랑은 남을 것이다. 우리가 받은 사랑. 그리고 우리가 준 사랑도. (본문 214쪽)

 

「여기는 왜 이럴까요? 이 병실은 뭔가 특별하네요. (……) 더없이 딱한 아이가 있는데 왜 마음이 편해질까요. 한없이 따뜻한 기분이 들어요. 행복하다 싶을 정도로. 보호자를 두고 이런 말을 하다니, 죄송해요. 하지만 제 속에만 담아 놓을 수 없는 기분이라서.」 (본문 242쪽)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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