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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9 종합 23위 | 2020/10 소설 5위 | 현재 종합 43위 | 현재 소설 80위 | Top100 : 5주

- 2020/7 주요일간지 추천도서
- [시리즈] 오늘의 젊은 작가 [45]
이 학교에는 아무래도 뭔가가 있다. 출근 첫날부터 느낄 수 있었다. 안은영은 유감스럽게도 평범한 보건교사가 아니었다. 은영의 핸드백 속에는 항상 비비탄 총과, 무지개 색 늘어나는 깔때기형 장난감 칼이 들어 있다. 어째서 멀쩡한 30대 여성이 이런 걸 매일 가지고 다녀야 하나 속이 상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은 멀쩡하지 않아서겠지. 안은영, 친구들에게는 늘 ‘아는 형’이라고 놀림받는 소탈한 성격의 사립 M고 보건교사, 그녀에겐 이른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그것들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언제부터였냐면, 원래부터라고나 할까. 은영은 아주 일찍 자신의 세계가 다른 사람의 세계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명료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열 살 무렵이었다. 엄마가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산 집을 리모델링한다고 좋아라 부엌 벽을 깨부수려 할 때, 힘껏 만류한 적이 있다. 이 구조 이대로가 좋으니 벽지나 바르자고, 괜히 번거롭게 여기저기 헐고 리모델링을 하면 아빠 집에 가서 살겠다고 협박을 했다. 벽 속에는 얼굴은 좀 상했지만 친절한 아줌마가 있었다. 엄마가 알아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열 살의 은영이 식탁에 앉아 시리얼을 말아 먹을 때면, 벽 속의 아줌마는 조용히 웃으며 내려다보곤 했다. 그 눈길에 적의가 없었으므로 괜찮았다. 적의와 적의 아닌 것을 구분하는 감각은 은영 같은 사람에게 일찍 발달할 수밖에 없다. -12~13쪽
“방석 어디서 난 거야?”
지형도 우느라 대답을 하지 못했다. 민우가 울면서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켜 보였다. 의미 없는 손짓이었지만 은영은 대충 방석 사냥이 있었구나 짐작했다. 여자아이가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사는 것도 혼란스러운 나이에 죽어서, 미처 그 죽음의 상태에도 익숙해지지 못한 채 엉뚱한 곳에 뜯겨 온 아이였다. 눈앞에서 아이의 옷이 찢어지기도 했고 여기저기 멍이 나타나기도 했고 피를 뱉거나 얼굴에 반점이 생기기도 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울고 있었다. 그 변화들만으로는 왜 죽었는지를 짐작할 수도 없었다. 은영은 그런 죽음을 싫어했다. 때 이르고 폭력적인 죽음 말이다. 그런 죽음을 그만 보려고 직장을 옮긴 것인데 결국 또 보고 말았다. 울음의 동심원 안에 앉아 혼란스러워하는 여자아이에게 말을 걸어 보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이번엔 너희가 정말 잘못한 거야. 모르고 한 거였다 해도. 이 아이를 데려와서는 안 되는 거였어. 애초에 방석 훔치기 자체가 꺼림칙하고 시대착오적이기 짝이 없는데 어째서……. 은영은 속상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접은 상태로는 아이스크림콘만 한 은영의 플라스틱 칼이, 살짝 여자애를 그었다. -81~82쪽
사랑해 젤리피시 7 토요일의 데이트메이트 41 럭키, 혼란 55 원어민 교사 메켄지 89 오리 선생 한아름 127 레이디버그 레이디 143 가로등 아래 김강선 175 전학생 옴 195 온건 교사 박대흥 219 돌풍 속에 우리 둘이 안고 있었지 235 작가의 말 2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