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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마음

이토 히로미 저 | 나지윤 역 | 책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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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263974 / 264쪽 13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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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마음> 북트레일러_버전 1 '주인의 마음' 편

 


 

<개의 마음> 북트레일러_버전 2 '개의 마음' 편

 

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반려견과 함께한 마지막 2년의 기록,
이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개의 마음》은 80년대에 여류시인 열풍을 이끌며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여성 문학가 이토 히로미가 14년간 동고동락한 개를 저세상에 떠나보내기까지 2년 남짓한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주인공에게는 ‘다케’라는 늙은 개가 있다. 개의 시간은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빨리 흐르기에, 언젠가 자신의 곁을 떠날 다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기록해나간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 특히 늙고 병든 노견을 키우는 애견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소소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다케뿐만 아니라 ‘니코’, ‘루이’라는 개들과 ‘삐짱’이라는 앵무새까지, 웃음과 울음, 유머와 감동을 전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책을 읽는 내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비단 늙고 병든 반려견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내용에만 국한된 글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은 가족, 더 나아가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 지금 함께하고 있는 반려견을 언젠가 떠나보내게 될 사람, 개를 키울지 생각 중인 사람, 지금 키우고 있는 개가 버거워 고민 중인 사람… 비단 꼭 개가 아니라 해도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과 교감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픈 책이다. 반려견을 키운다면 누구나 겪을법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지만,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삶과 죽음’에 대한 담담하지만 따뜻한 통찰을 느끼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 이 책에 대하여 반려견과 함께한 마지막 2년의 기록, 이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개의 마음》은 80년대에 여류시인 열풍을 이끌며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여성 문학가 이토 히로미가 14년간 동고동락한 개를 저세상에 떠나보내기까지 2년 남짓한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주인공에게는 ‘다케’라는 늙은 개가 있다. 개의 시간은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빨리 흐르기에, 언젠가 자신의 곁을 떠날 다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기록해나간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 특히 늙고 병든 노견을 키... ■ 이 책에 대하여 반려견과 함께한 마지막 2년의 기록, 이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개의 마음》은 80년대에 여류시인 열풍을 이끌며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일본의 여성 문학가 이토 히로미가 14년간 동고동락한 개를 저세상에 떠나보내기까지 2년 남짓한 시간을 기록한 에세이다. 주인공에게는 ‘다케’라는 늙은 개가 있다. 개의 시간은 인간의 그것보다 훨씬 빨리 흐르기에, 언젠가 자신의 곁을 떠날 다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하나 기록해나간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 특히 늙고 병든 노견을 키우는 애견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소소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다케뿐만 아니라 ‘니코’, ‘루이’라는 개들과 ‘삐짱’이라는 앵무새까지, 웃음과 울음, 유머와 감동을 전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책을 읽는 내내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다 읽고 나면, 비단 늙고 병든 반려견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내용에만 국한된 글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작품은 가족, 더 나아가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 지금 함께하고 있는 반려견을 언젠가 떠나보내게 될 사람, 개를 키울지 생각 중인 사람, 지금 키우고 있는 개가 버거워 고민 중인 사람… 비단 꼭 개가 아니라 해도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과 교감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픈 책이다. 반려견을 키운다면 누구나 겪을법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로 채워져 있지만, 마지막까지 읽고 나면 ‘삶과 죽음’에 대한 담담하지만 따뜻한 통찰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서평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 개와 함께하는 삶은 한결같다. 늘 같은 것을 먹고, 같은 곳을 걷는다. 개는 늘 같은 기대와 고집, 태도를 취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또 같은 날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그림자가 스멀스멀 다가오고 평온하던 삶에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한다. 다케와 함께한 마지막 2년 동안, 나는 삶과 죽음의 민낯과 마주했다. _《개의 마음》 중에서 《개의 마음》 기획자의 이야기 나에게는 ‘딸기’라는 개가 있었습니다. 2000년 초에 만나 2013년 3월 내 곁을 떠나기까지, 우리는 13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딸기’는 내 동생이었고, 나는 딸기의 ‘큰언니’였습니다. 개 이름이 왜 ‘딸기’였냐 하면, 그냥 우리 자매가 과일 ‘딸기’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었어요. ‘딸기’는 흰 털이 많은 믹스견이랍니다. 딸기를 처음 만난 날을 아직도 나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딸기는 친구의 개가 낳은 새끼 강아지였는데, 친구가 작은 상자 안에 담아서 내게 데려다줬지요. 상자 위를 덮은 작은 수건을 치우니, 귀엽고 작은 얼굴을 쏙 내밀어 내게 인사하던 딸기는 태어난 지 한 달가량 된 작은 강아지였어요. 항상 한 집에서 함께 살던 우리가 장기간 헤어진 건 2년간 내가 유학을 갔을 때였는데, 나는 딸기가 나를 잊어버리면 어쩌나, 항상 노심초사 걱정이 되곤 했지요. 입이 짧아 잘 먹지 않던 딸기는 동생이 간간이 보내주던 사진 속에서 푸석해 보이고 우울해 보이곤 했는데, 나는 그런 딸기가 항상 걱정이 되었답니다. 그러다가도 어느 때는 제법 살이 오르고 털이 복슬복슬해져서 건강해 보일 때도 있었어요. 2년이 지나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딸기는 나를 잊지 않고 온몸으로 반겨주었지요. # 병원에 간 딸기 10년이 훌쩍 지나 딸기가 노견이 되었을 무렵, 딸기의 몸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망가져갔어요.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잘 먹지 않는 딸기가 입맛을 찾을 수 있게 갖은 노력을 해보고, 좋다는 영양제도 챙겨 먹이고, 수시로 병원 진단도 받고… 최선을 다해도 가는 세월은 막지 못하겠더군요. 딸기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얼마 전, 그간 여러 번 고비를 넘겼음에도 이번에는 회복이 어렵겠다는 직감이 들었지요. 하루하루 딸기는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 보일 정도로 약해져갔고, 마침내 우리에게 마지막 날이 찾아왔습니다. # 딸기의 마지막 그날, 딸기는 낮에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돌아왔어요. 링거라도 맞지 않으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지라 도저히 버틸 수가 없는 상태였거든요. 병원에 계속 두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엄마가 말씀하셨지만, 혹시라도 컴컴한 병원에서 혼자 죽어버리기라도 할까 봐, 오늘 밤 딸기가 죽더라도 내가 옆에 있어야겠다 마음을 먹고 딸기를 데려왔지요. 집에 돌아온 딸기는 아주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앉아 까맣고 동그란 눈으로 나를 조용히 바라보았어요. 나는 그런 딸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가슴이 아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만 했습니다. 무어라 말을 하고 싶은데,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어요. 나보다 먼저, 키우던 반려견을 떠나보낸 친구가 이런 말을 해주었어요. 주인이 너무 슬퍼하면 개가 마음 편히 하늘나라로 가지 못한다고요. 그래서 나는, 딸기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딸기야, 언니는 괜찮아. 이제 편하게 하늘나라로 가도 돼. 지금은 헤어지지만 언제,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는 꼭 다시 만날 거야.” 그날 밤, 방과 연결된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딸기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걸어 다닐 힘조차 없어서 쓰러지듯 내 옆에 누워 있었지요. # 잘 가렴, 내 강아지 그리고 오전 11시쯤, 아주 거칠게 들려오는 숨소리에 놀라 달려가니 눈에 초점이 없고 혼수상태처럼 보이는 딸기가 마지막 숨을 힘겹게 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개 딸기는 나를 떠나갔어요. 집 근처 애견 화장터에서 딸기를 화장하고, 한 줌도 채 되지 않는 유골을 아파트 화단 가장 큰 나무 밑에다 묻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딸기를 보내고, 한동안 나는 아침마다 울어야만 했지요. 항상 내 침대 발치의 자기 자리에서 잠자던 딸기는 내가 “잘 잤니?”라며 손을 내밀면 부드럽고 따듯한 이마를 내 손에 갖다 대며 인사를 해왔거든요. 딸기가 죽고 나서, 아침마다 나는 그 빈자리를 느끼며 마음 아파했습니다. 2013.3.16. 딸기야,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언니는 엉엉 울었어. 네가 이제 언니 침대 옆에서 자고 있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너무 서운하고 허전해서 소리 내 울어버렸어. 하늘나라 가기 전 며칠간 너무나 힘들어했기에 지금은 아프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의 발자국 소리, 기침 소리, 숨소리… 어느 것 하나 다시 들을 수 없어서 가슴이 아프다.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겠지만, 그렇게 네가 없는 데 익숙해지는 것도 언니는 너무 속이 상해. 내 동생, 거기서는 아프지 않은 거지? 제목이 ‘개의 마음’이라니, 개를 사랑하는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한 권의 책 # 일본어판 표지 그렇게 딸기를 보내고 3개월쯤 뒤, 우연히 일본 아마존 사이트에서 ‘개의 마음’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습니다. ‘개의 마음? 어떤 내용의 책일까?’ 에이전시에 판권 문의를 했고, 다행히 한국어 판권이 살아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원서를 입수해 리뷰 의뢰를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리뷰 문서를 읽기 시작했지요. 검토해준 번역가도 호평을 하고, 저 역시도 ‘간만에 정말 좋은 책을 찾았다’ 싶을 만큼 만족스러웠어요. 즉시 판권 계약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해서 계약 진행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다가, 우여곡절 끝에 약 1년6개월 만에 계약이 성사되었어요. 자, 이때부터 책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개의 마음》 단행본 만들기 START! 제일 먼저, 번역을

저자 소개

伊藤 比呂美
195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일본문학부를 졸업했다. 1978년 《초목의 하늘》이라는 시집으로 데뷔했다. 이후 《아가씨》, 《설익은 매실》 등을 발표하며 1980년대 일본의 여류시인 열풍을 이끌었다. 1985년 육아 에세이 《좋은 가슴 나쁜 가슴》을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1999년 소설 《라 니냐》를 발표해 노마분게이 신인상을 받았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일본 구마모토를 오가며 시, 소설, 에세이, 만화 비평, 번역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이토 히로미 시집》, 《가족 아트》, 《하우스 브랜드》, 《여자의 절망》, 《인생 상담, 히로미의 만사 오케이》, 《폐경기》, 《여자의 일생》 등이 있다.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에게 수여하는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비롯해 현대시 수첩상, 미시마 유키오상, 다카미 준상,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 등을 수상했다. 

역자 소개

숙명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아오야마가쿠인 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커뮤니케이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엔터스 코리아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는 《EAT&LOVE》,《여자의 실수》,《스위트 인테리어 인 뉴욕》, 《파리지앵의 스타일 키친》,《당신의 가치를 10배 올리는 시간투자법》,《나만의 스타일로 공부하라》,《미국을 움직인 29인의 명연설》,《연봉 10배 올리는 공부법》,《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기업》,《당신의 가치를 10배 올리는 시간투자법》,《업무 효율을 10배 높이는 지적 생산술》,《굿모닝 산부인과》, 《통풍》, 《병 안 걸리는 장 건강법》,《내 손을 잡아요》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언제나 다케는 나를 따라온다. 아무리 리드 줄을 있는 힘껏 당기고 버티며 ‘가기 싫다!’라는 무언의 항의를 강력하게 표현해도 내가 리드 줄을 휙 풀어버리고 걷기 시작하면 다케는 움직인다. 개의 내면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작동하는 것이다. 자신을 키우는 주인에게는 저항할 수 있어도, 자신이 지닌 태생적인 그것, 요컨대 개의 마음에는 저항할 수 없다.
……
사라코나 도메가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면 다케에게 본능적으로 개의 마음이 작동했다. 다케는 늘 여자아이들의 든든한 백그라운드 역할을 자임했다. 곁에서 지켜보다가 혹 무리에서 뒤처진 아이가 있으면 얼른 그 곁으로 다가가 무리 안으로 이끌기도 했는데, 이럴 때 다케의 모습은 꼼꼼한 인솔자 저리 가라였다. 무리를 휙 둘러보는 다케의 눈동자가 쉼 없이 움직인다.
‘하나, 둘, 셋…… 어라, 한 명이 부족하다.’
무리를 통솔하고 인원수를 셈하고 무리에서 벗어난 자를 챙기는 일은 양떼를 돌보는 목양견이었던 저먼 셰퍼드가 지닌 본성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_Chapter 1. ‘개의 마음’ 중에서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진다.
서두르지 않으면 다케의 수명 사이클을 따라잡지 못할 것만 같다. 언제부터인가 다케의 잠자는 모습이 딱딱한 시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죽어버렸나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긴가민가하고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정말로 죽은 것 같다.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도무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복부는 미동도 없고 얼굴도 실룩거리지 않고 슬쩍 만져도 일어나지 않는다. 조금 세게 만지면 그제야 껌벅 눈을 뜨고 얼빠진 표정을 짓는다. 젊었을 적에는 자는 척만 할 뿐 결코 잠들지 않았던 다케였다. 내가 조금만 움직이면 벌떡 일어나서 씩씩하게 내 뒤를 따라오곤 했는데…….
_Chapter 1. ‘엄마, 거기 있어요?’ 중에서

다케는 병원을 극도로 싫어한다.
수년간 단골로 다닌 동물병원의 수의사에게 이제는 좀 곰살맞게 굴 만도 하건만 다케는 여전히 소 닭 보듯 한다. 한 발짝 병원 안으로 들어가기만 해도 죽으러 가는 것마냥 벌벌 떨고 대기실에서는 안절부절못하다가 이름이 불리면 처연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한다. 치료실로 들어갈 때는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반항한다. 병원 입구에서부터 진료실에 들어서기까지 다케의 한바탕 난리 블루스는 시간이 지나도 조금도 나아지는 법이 없다.
예전에 다케 귀에서 고름이 나와 한나절 입원한 적이 있다. 나와 떨어질 때, 다케는 울고불고 아주 발악을 해댔는데 인간의 아이도 자기 엄마와 떨어진다고 다케만큼 대성통곡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케는 미친 듯이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은 입원실에 질질 끌려가는 것으로 사태가 진정되었다.
몇 시간 뒤에 다케를 데리러 갔다. 대기실에는 의자와 조그만 테이블, 그리고 접수 카운터가 있었는데, 입원실 문 저편에서 나를 확인한 다케는 리드 줄을 쥔 직원을 있는 힘껏 밀치고는 의자며 테이블, 카운터까지 단번에 뛰어넘어 나에게 안기는 실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누가 보면 몇 년 만의 상봉인가 싶을 만치 유난스러워 직원들 보기에 꽤나 민망했지만 이토록 나를 반기는 다케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졌다.
_Chapter 1. ‘다케의 병’ 중에서

원래 다케는 복도 막다른 곳에서 잠을 잤다. 몇 년 동안 그곳이 다케의 지정석이었다. 오른쪽으로는 남편의 작업실이, 왼쪽으로는 내 작업실과 사라코의 방이 이어지는 이른바 교통의 요지. 남편은 자기 방에 들락거릴 때마다 “이놈아!” 하며 다케를 툭툭 쓰다듬었다. 그런데 남편이 내 방에 들어오려고 할 때마다 다케가 이빨을 잔뜩 곧추세우고 으르렁거리며 길을 가로막는 바람에 “야, 이놈아!”라는 다소나마 애정이 섞여 있던 인사말은 “이 돼먹지 못한 놈!”이라는 짜증 섞인 악담으로 변했다.
가끔은 “히힝 히힝” 하는 벌레가 우는 듯한 소리도 들려왔는데, 주인공은 다름 아닌 니코였다. 내 방에 들어오고는 싶은데 교통의 요지에 떡하니 자리를 잡은 다케가 무서워서 엄두를 못 내는 것이었다. 니코는 내 방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앉아 구슬프게 흐느끼면서 ‘엄마, 날 안아서 데려가요’라고 읍소작전을 펼쳤다. 이렇듯 2층 복도에서는 서열 관계에 따라 종종 살벌한 눈치작전과 무시무시한 기싸움이 연출되곤 했다.
_Chapter 2. ‘다케의 보금자리’ 중에서

걷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진다는 사실은 인간이나 개나 매한가지다. 나는 노견이 된 다케의 건강을 위해 애견쿠키로 살살 유혹하면서 집 밖으로 유인했다. 이제 다케는 리드 줄을 매지 않는다. 묶으면 집을 나오는 순간 꼼짝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문제는 없었다. 구태여 리드 줄을 매지 않아도, 내가 앞서 저만치 가버리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면서 따라오는 다케였다. 이것도 역시 개의 마음이 작동한 것이겠지만.
햇빛이 가득 비추는 곳에서 조금이라도 다케를 걷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마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으로 이끄는 이정표처럼 쿠키를 조금씩 주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_Chapter 2. ‘밥과 산책’ 중에서

스승에게 받은 은덕을 되돌려주진 못해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 그 자체로 도움이 돌고 돌아 스승에 대한 보답이 된다. 오래전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은사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 이후로 은사님에게 받은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나를 찾아오는 젊은이들에게 아낌없이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노인의 수발도 마찬가지다. 부처님의 공양이나 은사님에 대한 보은처럼 다른 노인의 수발을 정성스럽게 들어주면 언젠가 우리 집 노인에게 은덕이 돌아가리라. 나는 오늘도 이곳에서 노견의 수발을 든다. 언젠가 이 은덕이 돌고 돌아 구마모토에 사는 노인에게 돌아가기를 바라면서.
_Chapter 2. ‘공양’ 중에서

떠나기 마지막 날, 나는 동물병원에 들러 루이를 데리고 나와 근처를 산책했다. 동그란 얼굴과 동그란 눈망울로 사방을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루이를 바라보며 나는 다짐하듯 말했다.
“루이야, 나는 너를 버리고 가는 게 아니란다.”
개를 키우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떠나기 전에 돌아오는 날을 분명히 말해준다면 개는 언제까지고 기다린다고.
캘리포니아 집을 비우게 될 때면 나는 늘 다케에게 또박또박 알려준다.
“몇 월 며칠에 돌아올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며칠만 기다리면 돼.”
그러면 다케는 항상 기다린다.
“루이야, 7월 20일에 데리러 올게. 그때까지 여기서 착하게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루이는 똑똑하니까 내 말을 분명히 이해할 것이다.
_Chapter 3. ‘루이의 할아버지’ 중에서

나는 달렸다. 루이도 달렸다. 몇 번인가 루이의 리드 줄에 발이 엉켜 루이를 밟았다. 자유자재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리드 줄을 최대한 당겼다. 루이는 넘어져도 벌떡 일어났다. 이럴 땐 제발 알아서 따라오면 좋으련만 루이에게 그런 일은 죽었다 깨도 불가능한 일. 나는 리드 줄을 단단히 잡아 쥐고 달리고 또 달려 수속 카운터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루이에게 먹일 신경안정제를 깜박한 것이다!
구마모토 이륙, 하네다 착륙, 하네다 이륙, LA 착륙. 네 번이나 이착륙을 하게 되면 루이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을 게 분명하다며 D선생이 처방해준 특제 안정제와 멀미약이었다.
“이 약을 구마모토에서 이륙하기 직전에 루이에게 먹이세요. 그러면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정신이 몽롱해져서 얌전히 있을 겁니다.”
그런 약을 잊어버렸다는 것은 루이가 제정신으로 네 번의 이착륙을 겪어야 함을 뜻했다.
하네다로 향하는 비행기 속에서 얼마나 가슴을 졸였던지. 착륙하자마자 나는 빛의 속도로 뛰어갔다. 그런데 나의 걱정과 달리 하네다 공항에서 다시 만난 루이는 지극히 평범했다. 아무리 봐도 이착륙 스트레스로 괴로워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리드 줄을 묶고 밖으로 나갔다.
_Chapter 5. ‘루이의 여행’ 중에서

루이가 뒤를 따라온다.
캘리포니아 집에 도착한 뒤로 모든 것이 낯설 텐데도 루이는 개의치 않고 우리 가족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한결같이 고요한 시선으로 우리를 올려다보았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도 그랬다. 아버지는 그런 루이를 바라보며 “루이야, 고개 안 아프냐” 하고 안쓰러워했었다.
사라코는 어디고 줄기차게 따라다니는 루이에게 질려버렸는지, 어느 날은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루이의 불룩한 배를 살살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루이야, 임무 완료니까 이젠 너 편할 대로 해도 돼.”
루이의 임무란 바로 할아버지를 호위하고 보살피는 일이다. 할아버지는 이제 없다. 임무는 완료되었다.
_Chapter 5. ‘임무 완료’ 중에서

젊은 사내는 선반에서 종이봉투를 하나 가지고 와서 내게 쓱 내밀었다. 손잡이가 달린 종이봉투 속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개의 발자국 무늬가 그려진 포장지였다. 순간 예쁘장한 선물을 받는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 안에 다케의 유골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거늘. 직원은 나를 바라보며 조건반사적으로 애도의 눈빛을 보냈다. 지금껏 질리도록 나 같은 사람을 겪어왔으리라. 철저하게 기계적으로 슬퍼하는 직원 앞에서는 울어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보기 흉하게 쪼글쪼글해진 얼굴로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고맙습니다” 하고 중얼거리고는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다케의 유골함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도자기가 아니라 묵직한 나무로 된 상자 안에 재가 가득 담긴 비닐봉지가 들어 있었다.
이것이 다케의 유골이구나.
비닐 가득 빽빽이 차 있지만 다케의 뼈 전부는 아닐 것이다. 다케의 유골은 촘촘하고 결이 고운 은백색 재였다.
상자 속에 ‘무지개다리’라는 제목의 글귀가 적힌 종이가 들어 있었다. 키우던 동물이 죽으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위의 글에서 전해진 것이다. 덤덤히 글을 읽어 내려가는데 주책없이 눈물이 솟고 가슴이 미어졌다.
_Chapter 7. ‘다케의 유골’ 중에서

 

 

목차

목차
Chapter 1. 개의 마음
개의 마음
다케와 축구
니코는 어리광쟁이
엄마, 다리 아파요
엄마, 거기 있어요?
다케는 다혈질
다케의 병
Chater 2. 똥 이야기
다케의 보금자리
도와줄게요
밥과 산책
딱 거기까지
똥 이야기
다케의 똥
공양
Chater 3. 루이의 할아버지
루이의 할아버지
생일 축하해
다케의 귀 고름
루이, 삭발하다
똥오줌 따위 두려울쏘냐
Chater 4. 지는 해와 뜨는 해
지는 해와 뜨는 해
고양이와 엄마와 핏불
간짱
Chater 5. 루이의 여행
루이와 단둘이
루이의 여행
임무 완료
간질병이 도지다
Chater 6. 다케의 마지막 사랑
다케 수발들기
다케는 못 말리는 남성우월주의자
다케의 마지막 사랑
삐짱과 은밀한 놀이를 즐기다
루이의 감정, 니코의 감정
니코와 코요테의 운명적인 만남
Chater 7. 그때가 찾아오다
그때가 찾아오다
루이의 마음
다케의 유골
나도 이런 삶을 살고 싶다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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