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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경전

해이수 저 | 자음과모음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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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7078464 / 36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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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여행 속에 인간의 삶을 응축하는 휴머니즘 작가 해이수 첫 장편소설! 우리가 만난 생, 우리가 맺는 인연 흩날리는 눈꽃과 같은 지나온 길과 지나갈 길이 겹쳐지고 엇갈리는 히말라야 저곳의 동경과? 이곳의 비애를 간직한 혹한의 눈보라 속에서 만난 순도 높은 생의 한 순간 ▶ 내용 소개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을 작품에 투영하는 작가, 해이수 해이수가 첫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2000년 『현대문학』중편으로 등단해 제8회 심훈문학상(2004년)과 제16회 한무숙 문학상(2010년) 등을 수상한 해이수... 여행 속에 인간의 삶을 응축하는 휴머니즘 작가 해이수 첫 장편소설! 우리가 만난 생, 우리가 맺는 인연 흩날리는 눈꽃과 같은 지나온 길과 지나갈 길이 겹쳐지고 엇갈리는 히말라야 저곳의 동경과 이곳의 비애를 간직한 혹한의 눈보라 속에서 만난 순도 높은 생의 한 순간 ▶ 내용 소개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을 작품에 투영하는 작가, 해이수 해이수가 첫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2000년 『현대문학』중편으로 등단해 제8회 심훈문학상(2004년)과 제16회 한무숙 문학상(2010년) 등을 수상한 해이수는 여행 및 관광지인 호주와 이주 대상국인 호주의 양면성을 보여준 『캥거루가 있는 사막』과 현실의 비루하고 냉혹한 일상성 공존을 히말라야의 설산과 아프리카 케냐의 열대 초원으로 상징한 『젤리피쉬』 등의 단편소설집을 선보이며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을 소설에 녹이는 작가로 알려졌다. 실제로 네팔, 몽골, 중국, 케냐 등지를 여행했고, 호주 시드니에서 유학과 여행을 겸하며 5년을 살기도 한 해이수는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여행은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새로 쓰는 것처럼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게 해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여행을 자신의 문학성을 터트린 계기로 삼으며 매 작품마다 치열하게 휴머니즘이라는 주제의식을 담기 위해 집필을 멈추지 않았던 해이수의 첫 장편소설을 지금 만난다. 사랑을 기억하는 공간, 히말라야에서 눈송이로 묘사된 인연 수연과 결혼해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던 완은 뜻밖에 소식을 듣는다. 유학 시절에 만났던 사랑, 유밍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는 것. 완은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완은 사랑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고자 떠난다. 완이 여행을 시작하며 유밍과의 찬란하면서도 뜨거웠던 사랑이 상기되고 히말라야라는 ‘공간’은 새롭게 다가온다. 완의 발걸음이 닿는 공간은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다. 그곳은 사랑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자 수많은 인연을 만나는 우주다. 완에게 중요한 의미를 주었던 공간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을 때, 현실은 또 다른 산으로 다가왔다. 이곳의 히말라야에 유밍이 있었다면, 현실의 산에서는 수연이 기다리고 있다. 완은 이곳의 히말라야에서 내려가고자 한다. 지나왔던 길을 처음부터 되짚어갈 시간이었다. 완은 멀리 겹을 이룬 설산과 푸르게 밝아오는 하늘과 눈 덮인 들판을 바라보았다. 마치 20일간의 깊은 꿈에서 깨어난 듯 눈앞의 공기는 맑고 시렸다. 자신을 품어준 숭고한 산, 자신을 다독여 한계를 인정하게 만든 이곳의 마지막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눈을 감았다. 쿰부 히말라야에서 맞이한 눈보라 속의 수억만 송이의 눈꽃은 자신의 삶을 이룬 수많은 인연과 대비된다. 작품 속 주인공 완 역시 자신을 한 점의 눈송이에 불과하다고 표현하며 기억을, 사랑을, 유밍을 그곳에 둔다. 그는 추억한 유밍이나 여행을 통해 만났던 인연이 그렇듯 자신 역시 한 점의 눈송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서로 부딪치며 파동을 일으키고 솟구치고 때로는 일렁이며 뒤섞이고 회오리치는 눈꽃. 우리의 생과 우리가 맺은 인연 역시 흩날리는 눈꽃이 아닐까. 작가 해이수가 추구한 휴머니즘을 눈꽃으로 표현한 작품 『눈의 경전』이다. ▶ 줄거리 유밍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완은 여행을 떠난다. 유학 중에 만난 유밍은 완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사랑’이었다. 그녀를 잊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 완은 히말라야를 오른다. 히말라야에 오르며 완은 또 다른 인연들을 만난다. 기억하면 할수록 버리고 떠나온 것을 되새기게 되고, 다시 버리기 위해 완은 계속해서 산을 오른다.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며 오르는 산은 점점 새롭게 다가온다. 드디어 지나왔던 시간을 처음부터 되짚어가야 하는 순간, 쿰부 히말라야의 눈보라 속에서 완은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인연과 같은 수억만 송이의 눈꽃을 만난다. 완 자신도 한 점의 눈송이였음을 깨닫는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나는 울고 싶지만 신은 내게 쓰라고 명하네.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고백도 곧잘 웅얼거렸다. 글씨를 쓰는 일보다 더 많이 한 것은 스스로를 용서한 일이다. 욕망에 시달리는 내가 보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내가 보였다. 자판에서 손을 떼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상하게 숙연해졌다. 퇴고를 할 때는 한 손으로 염주를 굴렸다. ― 왜 몰랐을까? 관계가 상처를 먹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몇 해 전, 쿰부 히말라야의 대폭설 기간에 나는 그곳을 걸었다. 산을 둥글게 감고 이어진 그 나선의 길은 실상 바람과 눈보라의 길이었다. 걷는 중에 수평의 도시인 시드니와 수직의 공간인 서울이 떠올랐다. 지나온 길과 지나갈 길이 서로 맞닿으며 비틀거리는 그곳에서 두 장소의 기억은 중첩되거나 엇갈리고 분산되거나 일그러지며 내 안으로 말려들었다. ― 두 손이 모아지는 지점에 바로 가슴이 있다는 것. 장편의 아우트라인은 부악문원에서, 머리는 토지문화관에서, 몸통은 미국 아이오와 레지던시에서, 정신적 환기는 중국의 서안과 하문에서, 꼬리는 군포 중앙도서관 창작실에서 이루어졌다. 활력을 불어넣어준 한국문학번역원에 감사하고, 퇴고 공간 마련을 도와준 상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심진경 평론가는 글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었고 박상우 선배는 때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매화를 선물로 주신 구본창 사진작가와 제목의 영감을 주신 김수복 시인 앞에 두 손을 모은다. ▶ 추천의 글 나는 여러 해 동안 해이수에게 히말라야 이야기를 들으며 부화의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눈의 경전』이란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가슴에 쿵, 소리가 나며 뭔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의 이번 장편은 ‘작가 해이수’와 ‘인간 해이수’의 압축 구도이다. 주인공 완의 사랑 이야기는 어설프면서도 아프고, 어설프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고 순수하다. ‘관계가 상처를 먹으며 성장한다’는 깨달음에 이르러 『눈의 경전』은 소설의 영역을 벗어나 작가 해이수가 반드시 거쳐 가야 할 인생의 통과의례가 되고 청춘의 비망록이 된다. 첫 장편을 출간한 해이수를 유밍처럼 안아주고 싶다. 이제 그도 ‘알게 되는 길’에 당도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으니까! -박상우(소설가) 해이수의 『눈의 경전』은 ‘내추럴 본 여행자’의 실패한 삶의 기록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출발해 서울을 거쳐 히말라야까지 이어지는 주인공의 여정은 그 자체로 어느 곳에도 정착 불가능한 고독한 영혼의 실패와 고통의 서사다. 그 속에서 작가는 성(聖)과 속(俗), 낮과 밤, 고요와 소요 등 서로 모순적인 것들이 교차하고 뒤섞이는, 그리하여 성스러운 외양을 안에서부터 균열시키는 필부필부들의 속된 욕망이 부딪치고 들끓는 세계의 풍경을 마주한다. 해이수의 소설은 언제나 이렇듯 이 세계의 모순에 민감하다. 그는 모순의 여행자다. -심진경(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973년 수원에서 태어나 단국대 국문과와 시드니대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중편 <캥거루가 있는 사막>이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제8회 심훈문학상을 수상했다. 


문학의 자장(磁場) 안에서 성장하는 동안 훌륭한 선생님, 관대한 선배님, 빛나는 작품과 조우하는 행운을 누렸다. 1973년 성곽도시 수원에서 태어나 화성(華成) 주위를 산책하며 청소년기를 보냈고, 2000년 시드니 랭귀지 스쿨에서 ‘가정법 if’를 배우는 중에 <현대문학> 중편 부문 등단소식을 들었다. 경계인과 방외인, 주변인 그리고 중간자에 대한 관심이 이 소설의 캐릭터를 낳는 배경이 되었다. 여전히 밤하늘을 보면 별과 별이 이어지며 윤곽을 형성하는 그 빈자리에 시선을 두곤 한다. 바다와 바다를 건너는 동안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 <<젤리피쉬>>를 출간했다. ’첫 장편은 연애소설이어야 한다‘는 로망을 실현하고자 현재 중과부적 고군분투 중이다.


 

머리말

▶ ‘작가의 말’ 중에서

― 나는 울고 싶지만 신은 내게 쓰라고 명하네.
바슬라프 니진스키의 고백도 곧잘 웅얼거렸다. 글씨를 쓰는 일보다 더 많이 한 것은 스스로를 용서한 일이다. 욕망에 시달리는 내가 보이고 책임을 회피하는 내가 보였다. 자판에서 손을 떼는 시간이 길어지고 이상하게 숙연해졌다. 퇴고를 할 때는 한 손으로 염주를 굴렸다.

― 왜 몰랐을까? 관계가 상처를 먹고 성장한다는 사실을.
몇 해 전, 쿰부 히말라야의 대폭설 기간에 나는 그곳을 걸었다. 산을 둥글게 감고 이어진 그 나선의 길은 실상 바람과 눈보라의 길이었다. 걷는 중에 수평의 도시인 시드니와 수직의 공간인 서울이 떠올랐다. 지나온 길과 지나갈 길이 서로 맞닿으며 비틀거리는 그곳에서 두 장소의 기억은 중첩되거나 엇갈리고 분산되거나 일그러지며 내 안으로 말려들었다.

― 두 손이 모아지는 지점에 바로 가슴이 있다는 것.
장편의 아우트라인은 부악문원에서, 머리는 토지문화관에서, 몸통은 미국 아이오와 레지던시에서, 정신적 환기는 중국의 서안과 하문에서, 꼬리는 군포 중앙도서관 창작실에서 이루어졌다. 활력을 불어넣어준 한국문학번역원에 감사하고, 퇴고 공간 마련을 도와준 상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심진경 평론가는 글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었고 박상우 선배는 때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매화를 선물로 주신 구본창 사진작가와 제목의 영감을 주신 김수복 시인 앞에 두 손을 모은다.

 

책 속에서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하고 완은 숨을 헐떡거렸다. 가슴을 들먹일 때마다 벌어진 입으로 눈발이 한 움큼씩 빨려 들어갔다. 무성한 수염 위로 눈이 하얗게 들러붙었다. 숨을 쉴 때마다 목구멍 뒤를 고드름으로 긁는 듯한 아픔도, 냉기가 폐를 찌르고 들어오는 통증도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배낭을 짊어진 어깨는 감각이 없었다. 허벅지까지 눈밭에 파묻힌 터라 한 번 넘어지면 일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_10쪽

유밍은 완의 목을 힘껏 얼싸안았다. 그리고 뺨에 입을 맞추었다. 입술로 부드럽게 터치하는 키스가 아니라 마구잡이로 내리찍는 뽀뽀였다. 완은 머릿속으로 아, 이런 일도 벌어지는구나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점점 흥분이 되었다. 왠지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무렵, 유밍이 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완, 나는 네가 정말 좋아.” _97쪽

문득 이 밤을 유밍은 어떻게 보낼지 궁금했다. 남루한 그 방의 정경이 떠올랐다. 혼자 울고 있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유밍의 위태로움과 불안에 질린 나머지 완은 수연에게 속한 균형과 절제, 고요와 안정의 세계가 마음에 끌렸다. 유밍은 힘겹게 계속해서 감당해야 하는 반면 수연은 최소한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달랐다. 완은 수연이 들리지 않게 얕은 숨을 길게 내쉬고는 입술을 달싹거렸다.
“유밍, 굿나잇, 굿 드림.” _185쪽

덮어뒀던 유밍이 완의 삶으로 스프링처럼 튀어 들어와 박힌 건 그 무렵이었다. 완은 시드니의 데보라 교수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추천서를 부탁하는 이메일을 넣었다. 며칠 후 데보라는 완이 원하는 서류를 첨부파일로 보내주며 답신의 마지막에 유밍의 소식으 몇 줄 적었다. 몇 주 전 교통사고로 사망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는 것과 완과 친하게 지낸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말미에 적인 그 몇 줄을 읽자마자 완은 쇠망치로 뒤통수를 호되게 맞은 듯 정신이 멍했다. 그 부분을 읽고 또 읽다가완은 손톱을 세워 자신의 머리를 세게 쥐어뜯었다. 알 수 없는 신음이 새어 나오는 중에 손톱 끝에 피가 맺혔다. _264쪽

유밍과의 마지막 카니발, 그 20일간의 축제를 복원해야 했다. 그 작업이 한 송이 눈보다 미미한 우주의 티끌에 지나지 않더라도 돌아가서 그가 해야 할 일이었다. 이전의 것을 해결하면 나중의 것도 해결될 것이었다. 방으로 돌아온 완은 손에 따뜻한 입김을 불어넣어 펜을 그러쥐었다. _351쪽

목차

목차
길게 휘어진 시간
구원자
쑨달라
스테인드글라스
폭설
시드는 꽃
불꽃놀이
고산병 함정
만다린
봄 그리고 봄
놓칠 수 없는 기회
텅 빈 흰 몸
라스트 카니발
우주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처음부터 다시 걸어오라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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