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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의 늪

이병주 저 | 바이북스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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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467964 / 190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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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문학ㆍ역사ㆍ철학에 두루 능통한 작가 나림 이병주가, 인간중심주의에 맥락을 둔 작품 세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잠복한 저열한 인간적 속성을 이끌어낸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중ㆍ단편 소설, 《망명의 늪》, 《철학적 살인》, 《매화나무의 인과》는 그 한 편 한 편으로도 문학적 가치가 빼어난 작품이지만, 세 작품이 여러모로 지닌 유사성으로 인해 세 편을 묶어 공통의 시각으로 탐독할 때 그 흥미로움이 배가된다. 소설적 이야기의 극적인 구성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 강한 전개는 작가 이병주의 ... 문학ㆍ역사ㆍ철학에 두루 능통한 작가 나림 이병주가, 인간중심주의에 맥락을 둔 작품 세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잠복한 저열한 인간적 속성을 이끌어낸다. 이 책에 실린 세 편의 중ㆍ단편 소설, 《망명의 늪》, 《철학적 살인》, 《매화나무의 인과》는 그 한 편 한 편으로도 문학적 가치가 빼어난 작품이지만, 세 작품이 여러모로 지닌 유사성으로 인해 세 편을 묶어 공통의 시각으로 탐독할 때 그 흥미로움이 배가된다. 소설적 이야기의 극적인 구성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 강한 전개는 작가 이병주의 오래고도 익숙한 특징에 해당하는데, ≪망명의 늪≫에 실린 세 이야기는 여기에 추리소설적 전개가 가미되어 책장을 넘기는 막간마저 사뭇 흥미진진하다. | 출판사 리뷰 | 이병주 소설과 문학의 대중성 이야기만 재미있다고 해서 좋은 소설인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소설이 독자의 구미를 북돋우기 어려우며, 작가와 독자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나 감응력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앞선 시대의 작가인 이병주에게서 이 고색창연한 미덕을 요연하고 풍성하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면서도 소중한 일이다. 이병주의 소설은 이성적 논의가 날카롭게 빛나고 철학적 토론을 유발할 만한 주제를 부각시키는 여정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그 종착점은 언제나 감성적이며 인본주의적인 지향에 닿아 있다. 따라서 그가 이끌어내는 우리 모두의 비루하고 저열한 인간적 속성이, 때로는 제삼자의 그것처럼 멀게 느껴지다가도 글을 읽는 도중 문득 마치 가까운 이의 모습처럼 다가오는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밤이 있은 뒤 지옥이란 관념이 나의 뇌리를 스치든지 지옥이란 말을 듣든지 하면, 황량한 겨울 풍경을 바탕으로 하고 요염하게 꽃을 만발한 한 그루 매화나무가 눈앞에 떠오르곤, 광녀 머리칼처럼 흐트러진 수근(樹根)의 가닥가닥이 썩어가는 시체를 휘어감고, 그 부식 과정에서 분비되는 액체를 탐람하게 빨아올리는 식물이란 생명의 비적(秘蹟)이 일폭의 투시화가 되어 그 매화나무의 환상에 겹쳐지는 것이다.” - 《매화나무의 인과》 중에서 p.161 내면 지향적 삶 의식과 룸펜, 《망명의 늪》 비루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 ‘나’와, 심지어는 주인공이 존경하지만 더욱 더 비루하기 짝이 없는 ‘하인립’의 행적을 그저 한심하다고 치부해 버릴 수는 없는 어떤 지점에서 1970년대와 2010년대가 소통하는 접점이 등장한다. 주인공이 했던 다음과 같은 말을 2015년의 누군가가 지금 한다고 해서 과연 그 말이 어색하고 무의미할까?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짓밟지 않는 한, 돈을 벌지 못한다는 걸 알았어요. 자기의 천국을 만들기 위해 무수한 지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어요. 그렇게 해서 돈을 벌어 뭣하겠습니까. 나는 히피처럼 살아가렵니다.” - 《망명의 늪》 중에서 p.68 통상적 인식의 초월과 귀환, 《철학적 살인》 이병주는 그의 다른 소설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輓詞)》에서 온전한 테러는 산 사람을 죽이는 ‘살생’이 아니라 이미 정신이 죽은 자를 죽이는 ‘살사(殺死)’라는 논리를 펼친 바 있다. 《철학적 살인》에 등장하는 ‘살인’은 이에 잇대어 설명될 수 있는 개념이다. 이 짧지만 강렬한 단편 《철학적 살인》의 배경 역시 1970년대 중반의 경제 성장 시대로, 작품이 기대고 있는 인간상은, 내면의 자아는 궁핍의 기억에 묶여 있는데, 삶의 외형은 도회적 부유와 해외 소통으로 확장되어 그 둘의 불협화가 발생하는 그 언저리에 존재한다. 살인에 철학을 덧붙이고 있는, 읽기에 편치 않은 이 어색하고 불편한 이야기가 마침내 수긍될 수밖에 없도록 꾸며나가는 작가 이병주의 소설적 설득력과 대중친화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인과응보와 비극적 운명론, 《매화나무의 인과》 이야기의 시작은 “지옥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라는 전혀 뜬금없는 화두로부터 열린다. 작가의 현학 취미를 과시하듯 박람강기한 ‘지옥론’이 한동안 계속된 다음, 이야기는 ‘성 참봉집 매화나무’로 넘어가는 액자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이 표상하는 바와 같이 무슨 설화를 바탕에 둔 듯한, 숨겨진 사연을 암시하는 형국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액자소설 형식의 경계를 넘어 또 시대의 구분을 넘어, 비장(秘藏)의 과거사를 찾아가는 소설적 기술 또한 추리소설적 대중성과 그 담화의 재미에 일익을 더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에 발표된 《망명의 늪》이나 《철학적 살인》보다 10년 전인 1966년의 작품인 이 이야기는 전근대적 계급 사회의 구조와 변화하는 현대적 동시대 사회를 동시에 가로지르는 이야기를 통해, 행세하는 한 집안의 수장이 순간의 탐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저지른 살인과 그로 인한 집안의 궤멸을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그렸다. 작가 이병주는 이 모골 송연한 담화를 이끌어가면서 겉보기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풀어두고 마무리에 이르러서야 실상을 드러내는 이야기 전개의 완급 조절 기량으로, 독자의 따라 읽기 호흡을 아주 능란하게 알아차리며 리드하고 있다.

저자 소개

192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 대학 문예과와 와세다 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했다. 1944년 대학 재학 중 학병으로 동원되어 중국 쑤저우에서 지냈다.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에서 영어, 불어, 철학을 가르쳤고, 부산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1961년 5․16이 일어난 지 엿새 만에 “조국은 없고 산하만 있다”는 내용의 논설을 쓴 이유로 혁명재판소에서 10년 선고를 받아 2년 7개월을 복역했다. 한국외국어대학, 이화여자대학에서 강의하다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으며 1992년 지방으로 타계할 때까지 한 달 평균 200자 원고지 1,000여 매 분량을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로 80여 권의 작품을 남겼다. 
진실을 밝히는 기개와 용기를 지닌 사관史官이자 언관言官이고자 했던 언론인 경험은 문학 세계를 이루는 자양분이 되었다. 감옥에서 《사기》를 정독하기도 한 그는 한 시대의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체험은 민족의 비극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깊이 고뇌하게 하였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1965년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며 등단했고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소설 남로당》 《그해 5월》로 이어지는 대하 장편은 작가의 문학적 지향을 보여준다. 소설 문학 본연의 서사를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역사에 대한 희망, 인간에 대한 애정의 시선으로 깊은 감동으로 자아내는 작품은 세대를 넘어 주목받고 있다. 
1977년 장편 《낙엽》과 중편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4년 장편 《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윤식(金允植)은 1936년 음력 윤삼월 12일(호적상으로는 양력 8월 10일) 경남 김해군 진영읍 사산리 132번지에서 부 김상준(金尙俊), 모 최복남(崔福南)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제 말인 1943년 진영 대창국민학교에 입학하여 해방될 때까지 일본어 교육을 받았다. 어린 시절 접한 일본어 교과서가 문학적 원체험을 이루고 있다. 6·25전쟁 직후인 1955년 마산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범대 국어과에 입학한다. 교장 선생이 되라는 부친의 실용적인 권유와 문학(창작)을 공부하겠다는 의지는 대학이란 학문(과학) 하는 곳이라는 이념에 의해 좌절당한다. 학보병으로 군대를 마치고 돌아와 도서관에서 신비평 읽기에 몰입한다.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마치며 쓴 석사 논문 <The Structural Properties of Poetry>(1962, 지도교수 이희승)는 그 산물이었다. 대학 졸업 이후 인천교육대학에 근무하게 된다. 석사 학위를 받은 직후부터 도서관을 전전하며 카프 연구를 비롯하여 근대비평사의 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현대문학≫(1962. 8)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하여 비평 활동을 시작한다. 1968년 서울대 교양과정부 전임강사로 임용되고 1975년에는 인문대 국어국문학과로 전임한 이래 2001년까지 33년 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 근대문학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은 서울대 최고 인기 강좌 가운데 하나였다. 1970년 하버드 옌칭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도쿄대학에 유학한다. 또 한 번의 일본 유학은 1980년으로서 이번에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이 후원했고, 주된 목적은 이광수와 관련된 자료 조사였다. 1974년 ‘유신 헌법 개헌을 위한 문학인 61인 선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보안사에서 도쿄 유학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는다. 1976년 ≪한국 근대 문예비평사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신제 1호)를 취득한다. 이후 문학사, 문학 사상사, 작가론, 예술론, 비평 등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한국 현대문학사의 기틀을 닦았으며 또한 비평 활동을 통해 당대의 문학 현장에도 참여했다. 2001년 정년퇴임과 더불어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선정되었다.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과 주간을 맡아 왔다. 현재 한국문학평론가협회와 국제한인문학회의 회장으로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시와시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평론집으로 《위기의 시대와 문학》 《문학과 전환기의 시대정신》 《문학의 숲과 나무》 《문화 통합의 시대와 문학》 《문학과 예술혼》 《디아스포라를 넘어서》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총장, 통일문화연구원 원장 등을 맡은 경력과 관련하여 북한문학과 해외동포문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많으며 그 결과로 《북한문학의 이해》(전 4권) 및 《북한문학 연구자료 총서》(전 4권)와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전 2권) 및 《해외동포문학 전집》(전 24권) 《여사록》등을 엮은 바 있다. 

책 속에서

P.17 : 줄잡아 6백만의 사람을 수면 속으로 봉쇄해버린 서울의 거대한 밤은 그것이 안은 다양한 꿈으로 해서 소화 불량을 일으켜 괴물의 어느 한 부분이 경련을 일으켜도 마땅한 일이 아닐까. 그래서 파열을 일으켜 피와 고름이 홍수처럼 흘러내려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이처럼 공중전화 박스 속에 있는 내 자신이 서울의 장부(臟腑)에 이상을 일으키고 있는 이질 분자가 아닌가. 만일 내게 저주의 의사와 악의의 발동이 있다면 서울의 장부에 급성 맹장염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겐 저주할 의사도 악의를 발동시킬 생각도 없다.
설혹 호화스런 육체의 향연이 저 어두운 창 너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짐작을 했어도 내겐 질투할 정열조차 없다.


P.129-130 : 민태기는 그 편지를 볼 때마다 씁쓸한 웃음을 띠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감에 따라 그는 자기가 한 행동이 철학적 살인이기는커녕, 경솔하고 허망한 질투가 저지른 비이성적인 행동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고광식을 죽인 것을 결코 뉘우치진 않았다. 사람은 이성에 따르기보다 감정에 따르는 게 훨씬 더 정직하고 인간적일 수 있다는 신념을 가꾸게도 되었다.
그런데 민태기는 그 편지의 주인, 한인정(韓仁貞)이란 여성이 고광식의 아내였음에 틀림없을 것이라고 짐작하면서도 그 여인에게로 쏠리는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동시에 불의의 사고로 꼭 한 번 고광식에게 짓밟힌 김향숙의 육체는 혐오하면서도 오랜 시일 고광식의 육체와 섞여 있던 한인정을 용납할 수 있을 것이란 심리적 전개로 해서 스스로 놀라는 마음으로 사랑에 있어서 육체란 그다지 중대한 문제가 아니란 발견을 하기도 했다.


P.145-146 : 어느 해의 봄이다. 매화꽃은 세사와 구구한 억측에 초연한 듯 그 해는 더욱 아름답고 황홀하고 요염했다. 그러한 어느 날의 오후 성 참봉은 곤히 잠들고, 참봉 대신 돌쇠가 매화나무를 지키고 있었다. 참봉과 돌쇠가 번갈아 매화나무를 지키게 된 것은 점괘마다 그 나무를 없애야 한다고 하더라는 이야기를 부인이 참봉더러 한 때부터였다.
그날도 아침부터 술에 취한 돌쇠가 마루에 걸터앉아 매화꽃을 바라보고 있었을 때였다. 삐걱거리는 대문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창숙이가 가방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창숙이란 성참봉의 막내딸이다. 이웃 도시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봄방학이 돼서 귀가한 것이다.
창숙이의 모습을 보자 돌쇠의 가슴은 울렁거렸다. 엊그저께까지 젖 냄새가 나는 아이로만 보았는데 어느 사이에 성숙한 처녀, 그것도 예쁘기 그지없는 처녀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목차

목차
1. 망명의 늪
2. 철학적 살인
3. 매화나무의 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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