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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만화

원제 : Le Cosmicomiche (2002)
시리즈 : 이탈로 칼비노 전집 [13]

이탈로 칼비노 저 | 이현경 역 | 민음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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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43367 / 196쪽 / 380g /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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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소설의 미로를 종횡무진하며 현대 환상 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거장
과학적 사실과 문학적 상상력의 결합으로 창조해 낸 기상천외한 우주 기원 신화


▶ 칼비노는 『우주만화』에서 아직 형성되지 않은 현실, 그리고 생성되어 가는 우주를 묘사하면서 우리 삶의 철학적 문제들을 한 발치 멀리서 바라보게 한다. - 작품 해설 중에서

민음사 이탈로 칼비노 전집 6권 『우주만화』가 이탈로 칼비노 전집 2차분으로 선보인다. 『우주만화』는 칼비노가 과학 서적을 읽고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환상적 상상력을 더해 쓴 단편집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대표작 열두 편으로 이루어진 초판본을 번역 대본으로 했다. 민음사는 차후 칼비노가 『우주만화』 이후 발표한 단편이 추가된 판본인 『모든 우주만화(Tutte le cosmicomiche)』역시 출간할 예정이다.
『우주만화』는 칼비노 고유의 환상성을 언뜻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천체물리학 등 과학 분야와 접목시킨 작품이다. 그의 환상적 상상력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는 『우주만화』는 전작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등에서 두드러졌던 동화성을 뛰어넘어 과학과 수학적 관점 속에서 상상력을 발현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공상 과학 소설의 범주와는 궤를 달리한다. 공상 과학 소설들이 우주의 미래를 상상하며 있음 직한 세계를 건설한다면 이 소설은 그와 반대로 ‘기원 신화’에 가깝다. 과학이 밝혀 낸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우주가 발전해 온 각 순간의 장면을 인간적 차원으로 응시하며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칼비노는 “인간은 자신의 상상력을 통하여 우주의 지속적인 자체 형성에 기여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주만화』는 그의 그러한 태도가 유감없이 빛을 발하는 소설로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전달할 것이다.

우주와 지구의 역사를 관통하며 등장하는 독특한 주인공 ‘크프우프크’
과학을 가장 문학적인 방식으로 그려 낸 과학 우화


『우주만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크프우프크(QFWFQ)’라는 화자이다. 발음하기에도 낯설고, 철자상 대칭을 이루도록 작가가 고안한 이름이다. 크프우프크는 방향성도, 시간과 공간도, 종도 모두 초월한 존재이다. 열두 단편 속의 공통된 화자인 그는 공룡이나 조개, 물고기가 되어 나타난다. 혹은 광활한 우주 속 초월적 자아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크프우프크는 전 우주를 통찰하는 존재로, 수천만 년에 이르는 우주의 역사를 관통하는 무게 중심으로 작용한다. 크프우프크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 역시 즈’드(우)ⁿ, 프흐(1)N크o 등 기호학이나 수학의 기호를 사용한 이름들이 다채롭게 등장하여 그가 전하고자 한 문학의 표현성을 더한다.
『우주만화』는 과학이 가장 문학적인 방법으로 표현된 작품이라 평가받는 작품이다. 「물고기 할아버지」에서, 크프우프크는 양서류로 진화하기 시작하여 뭍으로 올라왔고, 이미 뭍에서 산 지 오래된 르르르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 여인은 물에서 살기를 고집하는 크프으프크의 할아버지를 만난 후 그를 동경하게 되고, 그와 결혼하여 물고기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떠나고 만다. 우화적으로 표현된 이야기는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이미지였고, 이러한 이미지는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되어 온 생명체들이 공존하는 세계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낸다. 『우주만화』는 이처럼 과학적 사실들을 이미지화하고 우화적으로 그려 낸 작가의 참신함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독서의 감동은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우주의 질서에 대한 이해와 경이로 이어진다.

저자 소개

1923년 쿠바에서 농학자였던 아버지와 식물학자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세 살 때 부모의 고향인 이탈리아로 이주한 칼비노는 부모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접하며 자라났는데 이러한 경험은 그의 전 작품에 녹아들어 있다. 칼비노는 부모의 뜻에 따라 토리노 대학교 농학부에 입학해 공부하던 중 레지스탕스에 참가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초기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조셉 콘래드에 관한 논문으로 토리노 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레지스탕스 경험을 토대로 한 네오리얼리즘 소설 『거미집 속의 오솔길』(1947)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에이나우디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당시 이탈리아 문학계를 대표하던 파베세, 비토리니 등과 교제하였다. 『반쪼가리 자작』(1952), 『나무 위의 남작』(1957), 『존재하지 않는 기사』(1959)로 이루어진 『우리의 선조들』 3부작과 같은 환상과 알레고리를 바탕으로 한 작품과 『우주 만화』(1965)와 같이 과학적인 환상성을 띤 작품을 발표하면서 칼비노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959년부터 1966년까지 비토리니와 함께 좌익 월간지인 <메나보 디 레테라투라>를 발행했다. 1964년 파리로 이주한 뒤 후기 대표작인 『보이지 않는 도시들』(1972)을 발표하였으며 이 작품으로 펠트리넬리 상을 수상하였다. 1981년에는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1984년 이탈리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하버드 대학교의 ‘찰스 엘리엇 노턴 문학 강좌’를 맡아달라는 초청을 받았으나 강연 원고를 준비하던 중 뇌일혈로 쓰러져 1985년 이탈리아의 시에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비교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 대사관이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과 이탈리아 정부에서 주는 국가번역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 통번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프리모 레비의『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표』,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쾌락』, 안토니오 타부키의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나무 위의 남작』,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힘겨운 사랑』,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권태』, 움베르토 에코의 『바우돌리노』, 『미의 역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보름달이 낮게 뜨는 밤이면 밀물이 높이 솟았소. 달이 거의 바다에 잠길 정도였다니까. 말하자면 바로 몇 미터 위에 있었던 거요. 우리가 달에 올라가려는 시도를 해 봤냐고? 당연히 해 봤겠지? 배를 타고 달 밑으로 가서 사다리를 달에 기대 놓고 올라가기만 하면 됐소.(8쪽, 「달과의 거리」)

나는 다시 지구를 돌아다녔고, 회색빛이었던 것들을 또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마다 불은 빨간색이고 얼음은 하얀색이며 하늘은 하늘색, 흙은 갈색, 루비는 루비 색, 황옥은 황옥 색, 에메랄드는 에메랄드 색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다면 아일은? 내 상상력을 다 동원해도 내 눈앞에 나타날 그녀의 모습은 상상할 수가 없었지요.(70쪽, 「색깔 없는 시대」)

“바다는 무한해.” 르르르가 말했소.
“멍텅구리 늙은이가 하는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워. 세상은 다리를 가진 자의 것이야. 물고기의 것이 아니라고. 알잖아.”
“그분이 하나밖에 없는 분이라는 것을 알아.” (중략)
“대체 뭘 하고 싶은데, 그 늙은 물고기와 단둘이서?”
“결혼. 그분과 같이 물고기로 돌아가는 거야. 세상에 다른 물고기들을 낳는 거지. 안녕.”(97~98쪽, 「물고기 할아버지」)

공룡의 출현은 흔적을 남겼소. 공룡에 대한 그들 모두의 생각은 슬픈 종말의 개념과 연결되었다오. 이제 그들은 동정과 연민이 섞인 말투로 우리 공룡들의 고통을 이야기했소. 그들의 이런 동정에 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오. 무엇에 대한 연민이란 말이오? 만약 우리 종족이 완벽하고 풍부하게 진화를 완성했더라면, 우리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지구를 지배했을 것이오. 우리의 절멸은 우리의 과거에 걸맞은 위대한 에필로그였소.(129쪽, 「공룡들」)

목차

달과의 거리 7
동이 틀 무렵 26
공간 속의 기호 하나 41
모든 것이 한 지점에 53
색깔 없는 시대 60
끝없는 놀이 74
물고기 할아버지 83
얼마 내기할까 99
공룡들 111
공간의 형태 135
광년 147
나선 163

작품 해설 181
작가 연보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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