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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비애 : 이광수 중단편선집 - 한국문학을 권하다 1 무정, 어린 벗에게, 가실, 육장기, 나 (총15편)

시리즈 : 한국문학을 권하다 [43]

이광수 저 | 애플북스 | 201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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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4353388 / 532쪽 / 692g /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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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무정〉은 나이 어린 신랑을 남편으로 둔 한 여인이 느끼는 고독과 적막감 그리고 애정의 기갈에 비탄을 거듭하다 오입쟁이가 된 남편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한 여인의 일대기를 보여줌으로써 전근대적인 혼인제도와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가 가져오는 비극적 상황을 통해 당시의 낡은 가치관을 비판하고 혼인 풍습에 대한 계몽적 요소를 깊이 담았다. 혼인 제도를 비롯해 당시 사회의 인습과 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은 또 다른 작품 〈소년의 비애〉 역시 사랑스럽고 얌전하고 재주 있는 사촌 여동생 난수가 어느 부호의 아들과의 약혼 후 그 ... 〈무정〉은 나이 어린 신랑을 남편으로 둔 한 여인이 느끼는 고독과 적막감 그리고 애정의 기갈에 비탄을 거듭하다 오입쟁이가 된 남편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한 여인의 일대기를 보여줌으로써 전근대적인 혼인제도와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가 가져오는 비극적 상황을 통해 당시의 낡은 가치관을 비판하고 혼인 풍습에 대한 계몽적 요소를 깊이 담았다. 혼인 제도를 비롯해 당시 사회의 인습과 제도에 대한 비판을 담은 또 다른 작품 〈소년의 비애〉 역시 사랑스럽고 얌전하고 재주 있는 사촌 여동생 난수가 어느 부호의 아들과의 약혼 후 그 신랑될 이가 천치라는 것을 알고 파혼할 것을 제안하는 나의 심정과 사촌 누이에 대한 애닮은 마음을 그리고 있다. ‘코와 침을 흘리고 지랄을 하는 천치’를 신랑으로 맞이해야 하는 사촌 누이의 상황을 통해 당사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치러지는 혼인의 풍습과, 양반의 체면치레 때문에 한 여인의 삶이 파탄에 이르는 모습의 내용은 당시 사회의 인습과 제도에 대한 비판을 알리는 시작이 되었다. 특히 춘원 이광수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쓴 자전적 이야기 〈나〉를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로 서간문 형태를 취한 소설 〈어린 벗에게〉, 일찍 여읜 여동생에 대한 애도의 심정을 표현한 〈어린 희생〉, 지식인의 내면적 갈등과 자아 탐구의 과정에 치중한 〈방황〉 등은 모두 이광수의 사적 경험을 통해 인간적 고뇌와 자기 정체성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라 시대의 설화 ‘설씨녀’를 소재로 삼아 쓴 〈가실〉과 동학 창시자였던 최제우를 모티브로 삼은 소설〈거룩한 죽음〉은 1920년대 사회적 급변화의 물살 속에서 우회적으로 작가의식을 표출한 작품이다. 초기 이광수의 민족의식이 엿보이는 작품 〈어린 희생〉과 애국지사 추정 이갑을 소재로 한 〈무명씨전〉, 거의 주목받지 못한 인물을 오히려 큰일을 한 사람으로 묘사한 〈떡덩이 영감〉에서부터 친일로의 전향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음을 호소하는 작품 〈육장기〉, 서로 이질적인 두 노인에 빗대 조국 해방 이후 화합과 평화를 도모하기를 역설했던 〈영당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도덕적 신념을 가지고 활동했던 이광수가 결국 친일작가로 변절하기까지의 일대기를 보는 듯하다.

저자 소개

이광수(1892∼1950)


한국 근대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춘원(春園) 이광수는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아명은 보경(寶鏡)이고, 작가이자 문학평론가, 사상가이자 기자, 논객으로 활동하며 고주(孤舟), 외배, 올보리, 장백산인(長白山人), 춘원생, Y생 등의 필명을 썼다.
이광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1905년 일진회(一進會) 유학생으로 도일해 일본 와세다 대학 문학과와 철학과에서 수학하면서 신학문을 접하게 된다. 홍명희·최남선 등과 교류하고 톨스토이·바이런 등의 외국 사상가의 저서를 읽으면서 세계를 향해 시야를 넓혀 가던 이 시절은 그가 한국 근대문학의 기틀을 닦는 사상적 자양분을 마음껏 흡수할 수 있던 시기였다. 이때 발표한 <문학이란 하오>는 한국 근대문학의 범주와 방향을 제시한 본격적인 근대문학론이라 할 수 있다. 이광수는 1909년 첫 작품 <사랑인가>를 발표한 이후 <어린 벗에게>, <윤광호>, <소년의 비애> 등의 소설을 통해 자유연애를 옹호하고 기성의 도덕을 부정하는 진보적 사상을 고취했다. 특히 1919년 학비 보조를 위해 ≪매일신보≫에 연재하기 시작한 ≪무정≫은 계몽주의적 자유연애론과 근대적 자아의 각성 문제를 다룸으로써 인습에 반기를 들고 신문명의 기치를 든 청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소설뿐 아니라 시와 논설, 평론 등을 발표해 사상가로서 초석을 닦고 있던 이광수는 이미 재일 유학생 사회에서 저명인사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였다. 이에 따라 그는 자연스럽게 유학생 활동에 앞장서면서 1919년 ‘2·8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후 상하이로 탈출해 그곳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관지인 ≪독립신문≫의 주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여기서 그는 도산 안창호를 만나고 그의 사상에 깊이 감화되어 그를 ‘아비’로 칭하고 평생에 걸쳐 존경심을 표한다.
1921년 귀국한 즉시 일본 경찰에게 체포되지만 춘원의 후원자인 아베 요시이에(阿部充家)의 도움을 받아 불기소처분을 받아 풀려난 뒤로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지낸다. 1921년 ≪개벽≫에 조선 민족의 민족성을 개조하자는 내용을 골조로 하는 <민족 개조론>을 연재해 조선 사회에 엄청난 반향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춘원의 집과 개벽사가 습격당할 만큼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그의 입장에서 이 논설은 돌출되거나 변질된 사상이 아니라 그가 일관되게 주장해 온 민족 개조론과 실력 양성론을 실천적으로 구체화한 글이라 할 수 있다.
1924년 ≪동아일보≫에 발표한 소설 ≪재생≫은 문학사적 의의 외에도 이광수가 본명을 사용한 첫 소설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이를 계기로 춘원은 10여 년간 가장 왕성한 문학 활동을 펼치면서 문단의 중심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그는 순문예지 ≪조선 문단≫의 주재로 활동했고, ≪혁명가의 아내≫, ≪사랑의 다각형≫, ≪삼봉이네 집≫에 이르는 ≪군상≫ 3부작과 역사소설 ≪단종애사≫, ≪마의태자≫ 등의 작품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흙≫(1932), ≪유정≫(1933)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특히 ≪흙≫은 그가 조직한 흥사단의 국내판 수양동우회와 ≪동아일보≫ 편집국장 신분으로 전개한 ‘브나로드 운동’의 방편으로 쓰인 농촌계몽소설이다. 1938년에 발표한 전작 소설 ≪사랑≫에는 아들의 죽음, 도산의 죽음, 수감 생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고통스러운 사건을 거친 후 종교적 세계에 안주하려는 춘원의 현실 초극 의식이 잘 드러나 있다.
1937년 수양동우회 사건은 이광수에게 변절의 오명을 덧씌운 결정적 계기가 되는데, 이 사건 이후 그는 “천만 동포를 천황의 독자로 만드는 데 여생을 바치겠다”는 맹세에 따라 친일 행각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그는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로 창씨개명을 하고, 황국 위문 작가단을 결성하고, 친일 단체인 조선문인협회 초대 회장으로 앞장서 내선일체 구현을 강조하는 일본어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에 이 모든 행위가 조선 민족을 보호하기 위한 타협책이었다고 변명하기도 했으나 광복 후 반민특위에 의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 그러나 이때 이미 폐병과 결핵으로 온몸이 만신창이 상태였던 이광수는 아들의 탄원 덕분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불행히도 1950년 납북된 후 그의 마지막 모습은 확인할 수 없으나, 평양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자강도 고개동에서 사망, 모처에 매장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광수의 삶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해방에 이르는 역사의 파고 가운데 민족의 운명과 더불어 부침을 겪었다. 그는 문사(文士)이자 지사(志士)로 공론의 장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역사 속으로 자신의 삶을 투항했다. 비록 친일의 낙인이 찍힌 ‘흠 많은’ 우리 문학의 아버지일지언정, 이광수의 삶과 문학에는 우리 근대사의 공과가 그대로 새겨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책 속에서

무정 p. 18~19
저가 한명준의 아내가 된 것은 거금去今 팔 년 전, 즉 저가 십육, 명준이가 십이 적이라. 부인의 모친은 이개년이나, 그 딸을 위하여 인근 촌리를 미행하면서 사위 될 재목을 고르던 결과로 한명준을 얻은 것이라. 저가 사위를 고를 때에 무엇을 표준으로 하였는고, 말하기를 일에 문벌, 이에 재산, 삼에 가족, 사에 당자며, 또 자기의 가정이 외롭다 하여 세력 있는 한 좌수와 사돈 되는 것이 한 끗 의지가 된다 함이라. 부인은 그 모만 믿고 어린 마음에 신랑의 얼굴 보기만 고대하고, 남모르게 기뻐하며, 아무도 없을 때에는 ‘한명준 한명준’ 하고 즐겨 하며, 또 신랑의 화상을 여러 가지로 마음에 그려보고, 그 가운데 제일 풍채 좋고 천재 있는, 정 있는 청년을 선택하여 ‘한명준’이라는 이름을 짓고는 즐겨하며, 철없는 아우가 “야─, 한명준이 색시” 하면서 어깨를 짚을 때에도 가장 시끄러운 듯 몸은 흔드나 기쁜 웃음이 목젖까지 말려 나오고, 귓결에 신랑의 결점이 들리면, 한끝으로는 노하고, 한끝으로는 무섭기도 하여, 아무쪼록 부인하려 하더니 어언간 십일월 십칠일이 왔더라. 부인은 밤들기를 고대하여 기쁨과 부끄러움과 의심을 섞어가지고 위황煒煌한 촉광燭光에 비치어 신랑의 방에 들어가, 장옷 속으로 병풍에 의지하여 서 있는 신랑을 보니 키는 십 세나 난 아해 같고 검은 갓 아래로 겨우 보이는 조그만 얼굴에는 핏빛 하나 없고 멀뚝멀뚝 하는 그 두 눈, 조말조말한 그 태도. 얼굴에는 조금도 사랑스럽거나 정다운 표정이 없더라. 부인의 가슴에 있던 아름다운 마음은 다 스러지고, 비애와 절망만 문들문들 솟아나와 울고까지 싶도다.

 

나 p. 369~370
실단이는 무엇에 놀랐는지 우뚝 서더니 서너 걸음 나를 향하여서 종종걸음으로 뛰어와서 내 어깨에 두 손을 걸고 매어달릴 뜻하다가 그까지는 차마 못 하는 듯이 두 손을 내 가슴에 대고 전신을 내 품에 꼭 붙여버렸다. 분명히 그는 무슨 소리를 들은 모양이나 나는 아마 그의 뒷모양에 정신이 팔렸던 까닭인지 아무것도 듣지 못하였다.
실단이는 쌔근쌔근 숨이 찼다. 실단의 가슴이 닿은 내 가슴과 그 등에 얹은 내 손은 그의 자주 뛰는 심장의 고동을 하나하나 분명히 느낄 수가 있었다.
“왜, 어디서 무슨 소리가 들리우?”
나는 이렇게 물으며 귀를 기울였다. 내 코에는 실단의 머리 냄새가 향기롭게 들어왔다.
“저 소리, 저 소리!”
하고 실단이는 마치 내 가슴을 파고들려는 듯이 착 달라붙는다. 그의 여성의 본능인 겁과 의심이 염치를 잊어버리고 오직 하나인 남성에게 그의 위험을 피하려는 것이었다.
남성이라야 열다섯 살밖에 안 되는 나는 도리어 동갑인 그보다도 어렸다. 게다가 평생에 처음으로 느끼는 이성에 대한 불붙는 듯하는 애정에 정신이 황홀하여져서 허둥지둥 아무것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삐익, 빼액, 애개개개.”
이 비슷한 날카로운 소리가 정신없는 내 귀에도 들어왔다. 나도 몸에 소름이 쪽 끼쳤다. 실로 이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것 같은 이상하게도 사람의 무서움을 자아내는 소리였다. 사람의 목을 무엇으로 꼭 졸라맬 때에 이런 소리가 날까, 그러나 사람의 음성 같지는 아니하였다. 필경 짐승에게 잡혀먹히는 무슨 짐승의 소리려니 하면서 목매어 죽은 귀신이 원통한 푸념을 하는 소리라고 해야만 설명이 될 것 같았다.
우리는 숨소리를 죽이고 다음 소리를 기다렸으나 다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아니하였다. 들리던 무서운 소리가 안 들리게 되는 것이 더욱 무서웠다. 소리가 안 들리매 나는 눈을 들어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산마루터기와 수풀에 가려진 달그림자 속에는 어디를 보아도 무슨 괴물이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실단이도 그런 모양이어서 잠깐 얼굴을 내 가슴에서 떼어서 힐끗 좌우를 살펴보고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도로 내 가슴에 파묻어버렸다. 그의 따뜻한 입김이 새 외투와 양복을 뚫고 내 가슴에 들어왔다.

 

목차

목차
춘원 닮은 나_ 고정욱
무정
어린 희생
소년의 비애
어린 벗에게
방황
가실
거룩한 죽음
어린 영혼
사랑에 주렸던 이들
떡덩이 영감
무명씨전
모르는 여인
나
육장기
영당 할머니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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