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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6 제2부 - 혼이 소리가 되어

시리즈 : 소리 (행복에너지) [9]

정상래 저 | 행복에너지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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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20349 / 34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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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한恨이 혼魂을 부르다!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1부)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남도의 소리’,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순우리말이 주는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불과 수십여 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에게 혹독한 삶을 강요했던 시대 상황 하에서, 우리 여인네가 한恨의 정서를 어떠한 방식으로 승화시켰는지 지켜보는 데 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어머니요 누이이자 연인이었던, 가혹한 비극의 역사를 견디게 한 근저根底가 되어준 그들의 삶에 경의와 찬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고 2012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육 분야에서의 수많은 수상 경력은 그가 얼마나 올바른 교육자의 위상을 보여주었는지를 알려 준다. 하지만 그만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혼신을 다한 소설 『소리』의 집필이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틈틈이 원고를 쓰고 자료 수집 차 소설의 배경인 ‘보성’ 일대를 수십 차례 방문하여 소설을 완성했다.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소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저자의 피땀 어린 노고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은 많지만 읽을거리가 없다고 탄식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부터 근대 한국사까지 펼쳐진 우리 한의 정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하소설의 참맛에 대해 잘 있고 있다면, 정말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볼 요량이라면 이 소설은 독자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자 생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반도, 한민족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한恨의 정서


흔히들 한민족의 정서는 한恨의 정서라 일컫는다. 지정학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려야 했던 한민족에게 어쩌면 ‘삶이 한스럽다’라는 말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성대국이 되었지만 불과 수십여 년 전만 해도 한반도는 ‘남의 땅’이었다. 현 세대는 풍족한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살아가지만 그 시대를 결연한 의지와 각오로 견디어 온 선조들이 있기에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당시 그 누구라도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지만 우리 여인네에게 지워진 멍에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했다. 온갖 핍박과 고난은 물론 사랑하는 임을 곁에 두지 못해 늘 괴로워해야 했던 여인들. ‘아리랑’이 우리 대표 ‘소리’인 까닭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여기 그 가혹한 삶을 온몸으로 받아낸 여인이 있다. 임을 향한 애정과 헌신 하나로 모든 고난을 감수해야 했던 여인. 뼛속까지 사무쳐 오는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고자 몸부림쳤던 여인. 대하소설 『소리』는 주인공 ‘성요’의 일생을 통해 한민족의 정서를 관통하는 한의 맺힘과 풂, 수백 년 지속되어 온 갈등과 그 화해의 웅장한 서사시를 그려내고 있다.

독자의 마음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한’을 일깨우다

책의 제목이 ‘소리’인 만큼 내용 중간 중간에 다양한 남도의 ‘소리’가 소개된다. 그 과정에서 그 시절 세시풍속을 짐작케 할 만한 장면들이 사투리에 섞여 구수하게 펼쳐지고 구성진 가락이 독자의 마음에 울려 퍼진다. 주인공 성요를 중심으로 한 시대적 배경은 당시를 잘 모르는 현 세대들에게 가치 있는 사료이자 민족의 정신과 사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위대한 자료이다.

송두리째 자신의 삶을 빼앗겼더라도 임을 향한 일편단심 하나로 묵묵히 버티는 성요의 모습은 흡사 일제 치하에서 조국을 되찾기 위해 정진했던 우리 강인한 선조들의 삶과 다름이 아니다. 또한 유기적으로 얽혀 장면 장면 펼쳐지는 노력과 좌절, 열망과 탐욕의 인간사는 책 『소리』가 이미 한 편의 웅장한 드라마로서 그 가치가 충분함을 입증하고 있다.

그 결말이 아름답든 비참하든 그 누구의 삶이라도 다들 제각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없이 힘겨웠기에 작은 기쁨에 하루하루가 아름다웠던 시절을 현대인은 알지 못한다. 설사 한 줌의 희열도 느끼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다 하여도 ‘가치와 그에 따르는 열망’을 위해 평생을 살았다면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울 수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게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의 삶이 더욱 그렇다. 죽음보다 비참한 삶이었지만 성요의 ‘소리’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우리가 그들의 아들딸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소개

1950년 보성 출생
광주교육대학교 졸업
인천교육대학교 편입, 졸업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수료
2012학년도 초등학교 교장 정년퇴임 


교육연구 우수공로표창 10회
국민교육발전 공로표창 3회
우수교육활동 공로표창 27회
교단수기 최우수상 3회
홍조근정훈장


저서 《소리 시리즈》

머리말

먼저 『소리』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4권을 어려움 없이 출간하여 독자들 손에 쥐어주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제1부에서는 남도에 짙게 깔려져 내려오는 한의 정서와 소리문화를 한 여인을 통해 조명해보았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한의 정서와 남도의 소리문화를 실감나게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여기 제2부 「혼이 소리가 되어」에서는 대를 이어 엄마가 이루지 못한 명창의 꿈을 혼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그녀는 스스로 신분제적 한계를 뛰어넘어 소리꾼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나 일제식민통치 제3기(1932∼1945)에 해당하는 때라서 그리 쉽지 않았다.
당시 일제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까지 일으켜 조선을 전쟁물자 보급창으로 여기고 병참기지화 정책을 펴나갔다. 거기에다 조선을 아예 일본으로 만들려는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그들의 혹독한 탄압은 결국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펴보기도 전에 처녀공출(위안부)의 마수에 걸려 피신 길에 오르고, 민족적인 문화 활동을 금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하다시피 살아가는 고회를 맛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이 징용으로 끌려가며 한 많은 삶은 계속된다. 그러나 일념불생 소리를 혼으로 간직한 그녀는 결국 명창의 꿈을 이뤄내고야 마는 삶의 의지도 보여준다. 그러기까지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 소설에서는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첫째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 과정에서 힘없는 민초들의 처절한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제는 우리 땅을 무력으로 차지한 후 식민지화, 가혹한 수탈뿐만 아니라 민족자체를 지구상에서 소멸시키려 들었다. 그 과정에서 힘없는 소리꾼들이 겪은 고충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일제의 만행 앞에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려 힘썼다.
둘째로 문화 창달은 각고의 고통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 선지자들도 있었음도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위대한 스승이요 민족국악인이었으며 현대 판소리를 대표하는 보성소리를 일궈낸 송계 정응민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본 소설을 출판해준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이사님과 제1부를 읽고 큰 호응을 주신 많은 독자들에게 감사드리는 바이다.

책 속에서

“그가 누군지 아능가?”
“잘 모르것는디요.”
“어허! 밤낮으로 장마당에 다니며 자네 밥 벌어 먹인 놈이랑께. 자네하고 만나면 명창에 고수라 참말로 멋저불제.”
여우동이 서글서글한 눈매를 날카롭게 치뜨면서 아양스럽게 말했다. 민순은 그제서 알 것 같았다.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어졌다. 차마 바로 바라보기가 민망스러워 골짜기의 양쪽 산등성이를 번갈아 쳐다보는 척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궁색하여 어름어름 뜸을 들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발짝 앞서 나가던 말순 할머니가 뒤를 돌아보며 말부리를 붙들어 매고 계속해서 채근하고 나섰다.
“우리 스승님께서 자네를 받아준 것만도 참말로 고마운 분이제. 자네 할머니 때문에 덕석몰이를 당하고 살던 집까지 쫓겨난 마당인데도 자네를 받아준 분이잖능가? 다른 사람 같았으면 되레 복수를 한다고 처녀공출로 보내 부렀겄제. 하지만 스승님께서는 자기 동생 집으로 피신까지 시켜주겄능가? 아무래도 전생에 인연이었능개비제. 내일 내가 궁합이며 사주까지 봐갖고 올랑께 자네 태어난 날과 시만 가르쳐주소. 그리고 혼인이라는 것은 억지로 못한 것이여. 다 연분이 맞아야 하는 것잉께 하기 싫으면 그만이제. 오늘 저녁에 깊이 생각해서 내일 나한테 알려주소. 알았능가?”
46~47쪽

“내가 지금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처지네. 덕석 속으로 말려들어간 기분 같당께. 친정집에서 알기나 한다면 가만 놔두겄능가? 그러니 오늘 있었던 혼사 이야기는 어디 가서라도 입도 뻥긋해서는 안 되네. 그것이 이 늙은이를 살리는 길이네. 무슨 뜻인지 알것제?”
갑자기 장내가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고 말았다. 서로들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애달픈 심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스승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이때 동석이 나서서 신의를 강조하기라도 하려는 듯 불쑥 소리치듯 말했다. 엄밀히 따지고 보자면 그날의 혼사가 있게 된 것도 동석이 단초를 제공했기에 이뤄진 일이었다. 민순이 집을 나온 것도 학동영감의 주소를 알았기에 가능했는데 그 주소를 알려준 이가 동석 내외였다.
“모두들 명심들 해야 쓰겄구만. 행여 스승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해야 씅게 입을 꼭꼭 다물고 다니랑께. 벽을 때리면 대들보가 울리는 것인 줄 알제. 하찮은 말 한마디가 생사람 잡을 수 있응께 잘들 알아서 허란 말이시.”
그들은 하나같이 스승의 마음을 아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82쪽

“친정이 어딘가?”
기중은 거침도 없이 친정부터 묻고 나섰다. 민순은 가슴이 오싹거렸다. 잘못했다간 금방 탄로가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대답도 못한 채 눈치만 살피려 드는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백지장처럼 창백해지고 있었다. 득창도 마찬가지였다. 밥숟가락을 뜨다 말고 넋을 잃은 사람마냥 몽롱한 시선으로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들 입에 넣은 음식을 씹는 것조차 멈추고서 서로들 심상치 않은 눈치를 핼끔핼끔거렸다.
(중략)
“저 화순 능주구만이라우.”
여우동이 서슴없이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에둘러치고 말았다.
“멀리서 왔구만. 춤추는 솜씨를 보니 보통이 아니던데 어려서부터 배웠능가?”
민순은 벼랑에서 떨어지다 나뭇가지를 붙들어 잡은 사람처럼 철렁거리는 가슴을 움켜쥐고 엷은 웃음을 입술에 매달았다.“아니어요. 요즘 조금 배우고 있구만요.”
“요즘 조금 배운 솜씨가 아닌 것 같던디. 타고났응께 그렇게 잘 추제. 하기사 씨는 못 속인다고 어릴 때부터 부모가 하는 것을 봤응께 잘 하기도 하겄지만 어쨌던 잘 추네.”
기중은 민순을 바라보면서 가탄스러운 칭찬을 하고 나섰다.
“생긴 것도 이쁘고 몸매도 천상 춤꾼으로 타고 났더구만.”
148~149쪽

“조선 사람들 벼슬이라면 사족을 못 쓰니 딱 들어맞는 당근이군요.”
말하는 표정이 그리 설어보이지도 않은 눈치였다. 이미 조선 젊은이들의 맘속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괘념하지 않은 듯 싱거운 웃음을 지어가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생글거리는 낯빛으로 면장을 쳐다보며 눈치도 살폈다. 그것은 조선 사람을 얕잡아보고 하는 말이었다. 민족을 무시하려 드는 말이 무척 고까웠지만 면장은 어쩔 수 없었다.
“이 년만 마치고 돌아오면 헌병보조원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고 직접 말해주시지요.”
면장은 스즈끼상에게 부탁을 하고 나섰다.
“제가요?”
“직접 말씀을 해주시면 믿음이 가지 않겄습니까요?”
“옳은 생각이십니다. 그렇게 해봅시다.”
“거기에다 순사도 될 수 있다고 말씀도 해주싯시요. 제복을 입고 칼을 차고 다닌다고 말해주면 틀림없이 도장을 찍을 것이구만요.”
이장 진홍이 또다시 말허리를 따고서 끼어들었다.
“금방 탄로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지원서 도장만 찍은 뒤에야 무슨 상관이 있겄어요? 그때는 저희들이 채찍을 들고 처리할 것입니다요.”
289쪽

“득창아!”
“예. 아버님.”
“인생이란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헌 것이다. 세상을 살다가 보면 어떤 것이 좋은지 모른다는 것이제. 어차피 이리 된 마당에 탓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겄냐. 니가 그들의 꾀임에 빠진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천만번 생각해봐도 니가 떠나서는 안 될 것 같다. 너는 어떻게 생각허냐?”
득창은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있었다. 침통한 표정에 수심어린 눈매가 한량없이 애처로웠다. 눈이 우묵배미처럼 들어가고 광대뼈만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아들의 얼굴을 바라본 학동은 참아왔던 눈물을 기어이 흘리고 말았다.
“아버님. 지가 그들한테 단단히 속았구만요. 속은 제가 바보지요. 아버님 말씀대로 피해볼라요. 하지만 제가 피하면 당장 묵고 살 것이 없어서 어떻게 할 것이요.”
그는 집안 식구 걱정부터 하고 나섰다.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로서 착잡한 번뇌와 회환이 뒤섞여 있었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듯 보였다.“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눈만 뜨면 산천에 널린 것이 먹을 것인데 어찌 산 입에 거미줄 치겄냐. 내가 동냥질을 하더라도 굶어죽지는 않을 것잉께 가지 말거라.”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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