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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7 제2부 혼이 소리가 되어

시리즈 : 소리 (행복에너지) [9]

정상래 저 | 행복에너지 | 2014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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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20356 / 328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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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혼魂이 소리가 되어!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두 여인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모녀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남도의 소리’,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순우리말이 주는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불과 수십여 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에게 혹독한 삶을 강요했던 시대 상황 하에서, 우리 여인네가 한恨의 정서를 어떠한 방식으로 승화시켰는지 지켜보는 데 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어머니요 누이이자 연인이었던, 가혹한 비극의 역사를 견디게 한 근저根底가 되어준 그들의 삶에 경의와 찬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고 2012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육 분야에서의 수많은 수상 경력은 그가 얼마나 올바른 교육자의 위상을 보여주었는지를 알려 준다. 하지만 그만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혼신을 다한, 소설 『소리』의 집필이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틈틈이 원고를 쓰고 자료 수집 차 소설의 배경인 ‘보성’ 일대를 수십 차례 방문하여 소설을 완성했다.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소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저자의 피땀 어린 노고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은 많지만 읽을거리가 없다고 탄식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부터 근대 한국사까지 펼쳐진 우리 한의 정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하소설의 참맛에 대해 잘 있고 있다면, 정말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볼 요량이라면 이 소설은 독자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자 생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혼魂이 소리가 되어!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두 여인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모녀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 혼魂이 소리가 되어!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두 여인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모녀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남도의 소리’,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순우리말이 주는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불과 수십여 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에게 혹독한 삶을 강요했던 시대 상황 하에서, 우리 여인네가 한恨의 정서를 어떠한 방식으로 승화시켰는지 지켜보는 데 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어머니요 누이이자 연인이었던, 가혹한 비극의 역사를 견디게 한 근저根底가 되어준 그들의 삶에 경의와 찬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고 2012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육 분야에서의 수많은 수상 경력은 그가 얼마나 올바른 교육자의 위상을 보여주었는지를 알려 준다. 하지만 그만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혼신을 다한, 소설 『소리』의 집필이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틈틈이 원고를 쓰고 자료 수집 차 소설의 배경인 ‘보성’ 일대를 수십 차례 방문하여 소설을 완성했다.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소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저자의 피땀 어린 노고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은 많지만 읽을거리가 없다고 탄식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부터 근대 한국사까지 펼쳐진 우리 한의 정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하소설의 참맛에 대해 잘 있고 있다면, 정말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볼 요량이라면 이 소설은 독자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자 생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반도, 한민족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한恨의 정서 흔히들 한민족의 정서는 한恨의 정서라 일컫는다. 지정학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려야 했던 한민족에게 어쩌면 ‘삶이 한스럽다’라는 말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성대국이 되었지만 불과 수십여 년 전만 해도 한반도는 ‘남의 땅’이었다. 현 세대는 풍족한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살아가지만 그 시대를 결연한 의지와 각오로 견디어 온 선조들이 있기에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당시 그 누구라도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지만 우리 여인네에게 지워진 멍에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했다. 온갖 핍박과 고난은 물론 사랑하는 임을 곁에 두지 못해 늘 괴로워해야 했던 여인들. ‘아리랑’이 우리 대표 ‘소리’인 까닭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여기 그 가혹한 삶을 온몸으로 받아낸 모녀가 있다. 임을 향한 애정과 헌신 하나로 모든 고난을 감수해야 했던 여인. 뼛속까지 사무쳐 오는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고자 몸부림쳤던 여인. 그녀가 이루지 못한 열망을 고스란히 가슴에 안고 소리꾼으로서의 여정을 떠난 딸. 대하소설 『소리』(제2부 - 혼이 소리가 되어)는 주인공 ‘성요’와 그녀의 딸 ‘민순’의 일생을 통해 한민족의 정서를 관통하는 한의 맺힘과 풂, 일제 치하에서 신음했던 우리 민족의 고달픈 삶과 애환, 수백 년 지속되어 온 갈등과 그 화해의 웅장한 서사시를 그려내고 있다. 독자의 마음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한’을 일깨우다 책의 제목이 ‘소리’인 만큼 내용 중간 중간에 다양한 남도의 ‘소리’가 소개된다. 그 과정에서 그 시절 세시풍속을 짐작케 할 만한 장면들이 사투리에 섞여 구수하게 펼쳐지고 구성진 가락이 독자의 마음에 울려 퍼진다. 주인공 성요와 민순의 삶을 중심으로 한 시대적 배경은 당시를 잘 모르는 현 세대들에게 가치 있는 사료이자 민족의 정신과 사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위대한 자료이다. 송두리째 자신의 삶을 빼앗겼더라도 임을 향한 일편단심과 소리에 대한 열망 하나로 묵묵히 버티는 모녀의 모습은 흡사 일제 치하에서 조국을 되찾기 위해 정진했던 우리 강인한 선조들의 삶과 다름이 아니다. 하층민으로서 핍박을 받아야만 했던 소리꾼의 길을 자청한 이들이 신분제적 차별이 가져다주는 아픔을 극복해 가는 과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유기적으로 얽혀 매 장면마다 펼쳐지는 노력과 좌절, 열망과 탐욕의 인간사는 책 『소리』가 이미 한 편의 웅장한 드라마로서 그 가치가 충분함을 입증하고 있다. 결말이 아름답든 비참하든 그 누구의 삶이라도 다들 제각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없이 힘겨웠기에 작은 기쁨 하나에도 하루하루가 행복했던 우리 선조들의 삶을 현대인은 알지 못한다. 설사 한 줌의 희열도 느끼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다 하여도 ‘가치와 그에 따르는 열망’을 위해 평생을 살았다면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울 수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게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의 삶이 더욱 그렇다. 죽음보다 비참한 삶이었지만 성요와 민순의 ‘소리’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우리가 그들의 아들딸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서문 먼저 『소리』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4권을 어려움 없이 출간하여 독자들 손에 쥐어주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제1부에서는 남도에 짙게 깔려져 내려오는 한의 정서와 소리문화를 한 여인을 통해 조명해보았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한의 정서와 남도의 소리문화를 실감나게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여기 제2부 「혼이 소리가 되어」에서는 대를 이어 엄마가 이루지 못한 명창의 꿈을 혼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그녀는 스스로 신분제적 한계를 뛰어넘어 소리꾼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나 일제식민통치 제3기(1932∼1945)에 해당하는 때라서 그리 쉽지 않았다. 당시 일제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까지 일으켜 조선을 전쟁물자 보급창으로 여기고 병참기지화 정책을 펴나갔다. 거기에다 조선을 아예 일본으로 만들려는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그들의 혹독한 탄압은 결국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펴보기도 전에 처녀공출(위안부)의 마수에 걸려 피신 길에 오르고, 민족적인 문화 활동을 금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하다시피 살아가는 고회를 맛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이 징용으로 끌려가며 한 많은 삶은 계속된다. 그러나 일념불생 소리를 혼으로 간직한 그녀는 결국 명창의 꿈을 이뤄내고야 마는 삶의 의지도 보여준다. 그러기까지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 소설에서는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첫째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 과정에서 힘없는 민초들의 처절한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제는 우리 땅을 무력으로 차지한 후 식민지화, 가혹한 수탈뿐만 아니라 민족 자체를 지구상에서 소멸시키려 들었다. 그 과정에서 힘없는 소리꾼들이 겪은 고충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일제의 만행 앞에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려 힘썼다. 둘째로 문화 창달은 각고의 고통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 선지자들도 있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위대한 스승이요 민족국악인이었으며 현대 판소리를 대표하는 보성소리를 일궈낸 송계 정응민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 할

저자 소개

1950년 보성 출생
광주교육대학교 졸업
인천교육대학교 편입, 졸업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수료
2012학년도 초등학교 교장 정년퇴임 


교육연구 우수공로표창 10회
국민교육발전 공로표창 3회
우수교육활동 공로표창 27회
교단수기 최우수상 3회
홍조근정훈장


저서 《소리 시리즈》

머리말

먼저 『소리』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4권을 어려움 없이 출간하여 독자들 손에 쥐어주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제1부에서는 남도에 짙게 깔려져 내려오는 한의 정서와 소리문화를 한 여인을 통해 조명해보았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한의 정서와 남도의 소리문화를 실감나게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여기 제2부 「혼이 소리가 되어」에서는 대를 이어 엄마가 이루지 못한 명창의 꿈을 혼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그녀는 스스로 신분제적 한계를 뛰어넘어 소리꾼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나 일제식민통치 제3기(1932∼1945)에 해당하는 때라서 그리 쉽지 않았다.
당시 일제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까지 일으켜 조선을 전쟁물자 보급창으로 여기고 병참기지화 정책을 펴나갔다. 거기에다 조선을 아예 일본으로 만들려는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그들의 혹독한 탄압은 결국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펴보기도 전에 처녀공출(위안부)의 마수에 걸려 피신 길에 오르고, 민족적인 문화 활동을 금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하다시피 살아가는 고회를 맛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이 징용으로 끌려가며 한 많은 삶은 계속된다. 그러나 일념불생 소리를 혼으로 간직한 그녀는 결국 명창의 꿈을 이뤄내고야 마는 삶의 의지도 보여준다. 그러기까지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 소설에서는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첫째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 과정에서 힘없는 민초들의 처절한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제는 우리 땅을 무력으로 차지한 후 식민지화, 가혹한 수탈뿐만 아니라 민족 자체를 지구상에서 소멸시키려 들었다. 그 과정에서 힘없는 소리꾼들이 겪은 고충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일제의 만행 앞에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려 힘썼다.
둘째로 문화 창달은 각고의 고통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 선지자들도 있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위대한 스승이요 민족국악인이었으며 현대 판소리를 대표하는 보성소리를 일궈낸 송계 정응민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본 소설을 출판해준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이사님과 제1부를 읽고 큰 호응을 주신 많은 독자들에게 감사드리는 바이다.



책 속에서

“뭣하러 왔소! 나는 괜찮응께 얼른 도망치란 말이요!”
그러나 남편은 입을 꾹 다문 채 묵묵부답이었다.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데도 그들 앞으로 다가가 팔을 쭉 내밀었다.
“내 마누라를 풀어주싯시오, 그리고 나를 묶으시오.”
모든 것을 포기한 듯 한숨을 들이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세상을 달관하기라도 한 사람처럼 건조한 웃음도 머금었다. 아내를 풀어준다면 자신은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나섰던 것. 오직 체념의 빛만이 감돌 뿐이었다.
“흥! 내 그럴 줄 알았다. 세상에 아내를 감옥에 보낼 그런 비겁한 놈이 어디 있겄냐? 자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제. 허나 이미 기한이 지났으니 이것은 자수가 아니다. 알았나?”
58~59쪽

“아버님! 아버님! 가시면 안돼요.”
그녀는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처절한 절규를 쏟아내었다. 전신을 휘감는 비애의 탄식을 절규했다. 태연해 보려 애를 써보지만 서러움과 허망감이 가슴속으로 사무쳐 들어왔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오! 아버님! 지는 누굴 믿고 살라고 가시냔 말이요? 이 산골에서 어떻게 살 것이요? 성음이 애비 올 때까지 사셔야헌당께 왜 가셔부냥께요?”
원통과 설움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아이고땜 통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호곡의 눈물을 뿌리며 방성대곡을 토해내었다. 혼절할 듯 시신을 부둥켜안고 곡지통했다. 까닭을 모른 어린 손자까지. 피맺힌 절규는 통원의 눈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비탄의 통곡성이 적막한 산골을 타고 서글프게 산자락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한식경이 지났을 땐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 얼굴이 무거울 정도였다. 비통스러운 호곡도 잠깐 그녀는 일시에 정신을 가다듬고 시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마지막 순간에도 눈을 뜬 채 저승길에 들었던 것. 가슴에 맺힌 한을 풀지 못하는 것 같았다.
128쪽

“여보! 아부지는 건강하게 계시능가 모르겄네.”
민순은 차마 돌아가셨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알려주기라도 하면 고통스러워할 것은 당연한 일이어서 모르는 것이 나을 성싶었다.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머무적거리고 있을 때 여우동이 입정을 달고 나섰다.
“자네 때문에 스승님께서 돌아가셔부렀당께.”
여우동은 그 순간에도 선뜩한 냉기가 등골을 찔러대듯 말했다. 눈치코치도 없이 입에 맺힌 대로 내뱉었다. 그 순간 창살에 쿵쿵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득창이 비통한 심정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마를 찍어대는 것이었다.
“내가 죽일 놈이랑께. 천하에 불효자가 살아서 뭣 할 것잉가. 차라리 죽은 것이 낫제.”
223쪽

“자네가 나기중 어른의 아들을 낳아주면 안 되겄능가? 어른께 말씀을 드렸더니 좋겄다고 허시드란 말이시. 잘 생각해 보소.”
한동안 뜸을 들이고 나서 감질나게 입을 쌜기죽거리며 말했다. 겸연쩍은 웃음도 섞어가면서 딴청을 떨듯 말했다. 말끝마다 찰떡처럼 차져서 혀끝에 착착 감기는 것이다. 하지만 민순은 타닥타닥 머리통을 후려치는 방망이 소리 같았다. 찢기고 깨져가는 머릿속이 피투성이가 되어 가슴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핏덩이가 땀구멍을 뚫고서 솟구치는 것 같았다.
예상치 못한 표정에서 본심이 나온다고들 하더니만 가슴이 시릴 만큼 서글펐다.
256쪽

한 시간 남짓 지나서 아기가 쉽게 나왔다. 초산(初産)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예상과는 달리 아기가 불쑥 나오고 만 것이다. 호롱불 밑에 비춰본 아기는 기다렸던 아들이 아니었다. 여식(女息)임을 알아차린 민순은 눈길이 새삼 아득해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허무해진 심정이었다. 허탈감이 무겁게 밀려왔다.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다가 훌쩍훌쩍 눈물을 쏟아내었다. 여우동도 혼이 나간 사람처럼 벽에 기대고서 고개를 외오뺀 채 넋두리를 할 뿐이었다.
“이 어린 것을 어떻게 헐 것이요? 어미 밑에 커도 힘들 것인디 너를 어쩔그나.”
민순은 말을 하다 말고 설움이 북받쳐 눈물을 쥐어짜며 한탄을 해대었다.
336쪽



목차

목차
제2부
혼(魂)이 소리가 되어
책을 펴내며 … 04
추천사 … 06
21. 득창이 징용을 기피하다 … 15
22. 득창이 잡히다 … 41
23. 형무소로 압송되다 … 102
24. 학동이 한 많은 세상을 떠나다 … 115
25. 때늦은 조문객 … 166
26. 민순이 생청장수로 나서다 … 181
27. 목포형무소로 면회를 가다 … 205
28. 가진 자의 유혹 … 236
29. 탁란(托卵)의 몸이 되어 … 264
30. 민순이 씨받이 딸을 낳다 … 316
출간후기 …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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