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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020400 / 312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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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테마소설 > 대하/역사/전쟁소설
- [시리즈] 소리 (행복에너지) [9]
반디앤루니스 리뷰
혼魂이 소리가 되어!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두 여인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모녀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남도의 소리’,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순우리말이 주는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불과 수십여 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에게 혹독한 삶을 강요했던 시대 상황 하에서, 우리 여인네가 한恨의 정서를 어떠한 방식으로 승화시켰는지 지켜보는 데 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어머니요 누이이자 연인이었던, 가혹한 비극의 역사를 견디게 한 근저根底가 되어준 그들의 삶에 경의와 찬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고 2012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육 분야에서의 수많은 수상 경력은 그가 얼마나 올바른 교육자의 위상을 보여주었는지를 알려 준다. 하지만 그만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혼신을 다한, 소설 『소리』의 집필이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틈틈이 원고를 쓰고 자료 수집 차 소설의 배경인 ‘보성’ 일대를 수십 차례 방문하여 소설을 완성했다.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소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저자의 피땀 어린 노고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은 많지만 읽을거리가 없다고 탄식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부터 근대 한국사까지 펼쳐진 우리 한의 정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하소설의 참맛에 대해 잘 있고 있다면, 정말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볼 요량이라면 이 소설은 독자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자 생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혼魂이 소리가 되어!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두 여인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모녀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 혼魂이 소리가 되어!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토지』와 『태백산맥』의 맥을 잇는 21세기 대한민국 문학계에 우뚝 솟은 ‘경지’! 지난 20세기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급격한 몰락과 발전을 동시에 겪은 시기였다. 책 『소리』는 그 시절, 운명이 던진 혹독한 시련 앞에서 한을 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두 여인네의 이야기다. 이 작품의 가치는 한 모녀의 일생을 통해 한국 근대사에 담긴 비극의 의미, 당시의 문화와 사상을 한눈에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수집으로 사실성과 신뢰성을 높였으며, 맛깔 나는 전라도 사투리와 ‘남도의 소리’,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순우리말이 주는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불과 수십여 년 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성에게 혹독한 삶을 강요했던 시대 상황 하에서, 우리 여인네가 한恨의 정서를 어떠한 방식으로 승화시켰는지 지켜보는 데 있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우리의 어머니요 누이이자 연인이었던, 가혹한 비극의 역사를 견디게 한 근저根底가 되어준 그들의 삶에 경의와 찬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고 2012년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다. 교육 분야에서의 수많은 수상 경력은 그가 얼마나 올바른 교육자의 위상을 보여주었는지를 알려 준다. 하지만 그만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 혼신을 다한, 소설 『소리』의 집필이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틈틈이 원고를 쓰고 자료 수집 차 소설의 배경인 ‘보성’ 일대를 수십 차례 방문하여 소설을 완성했다. 총 8권에 이르는 대하소설 『소리』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저자의 피땀 어린 노고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은 많지만 읽을거리가 없다고 탄식하는 독자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부터 근대 한국사까지 펼쳐진 우리 한의 정서에 관심이 있다면, 대하소설의 참맛에 대해 잘 있고 있다면, 정말 제대로 된 작품을 읽어볼 요량이라면 이 소설은 독자를 위한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자 생을 관통하는 화두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한반도, 한민족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한恨의 정서 흔히들 한민족의 정서는 한恨의 정서라 일컫는다. 지정학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려야 했던 한민족에게 어쩌면 ‘삶이 한스럽다’라는 말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강성대국이 되었지만 불과 수십여 년 전만 해도 한반도는 ‘남의 땅’이었다. 현 세대는 풍족한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살아가지만 그 시대를 결연한 의지와 각오로 견디어 온 선조들이 있기에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당시 그 누구라도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지만 우리 여인네에게 지워진 멍에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했다. 온갖 핍박과 고난은 물론 사랑하는 임을 곁에 두지 못해 늘 괴로워해야 했던 여인들. ‘아리랑’이 우리 대표 ‘소리’인 까닭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여기 그 가혹한 삶을 온몸으로 받아낸 모녀가 있다. 임을 향한 애정과 헌신 하나로 모든 고난을 감수해야 했던 여인. 뼛속까지 사무쳐 오는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고자 몸부림쳤던 여인. 그녀가 이루지 못한 열망을 고스란히 가슴에 안고 소리꾼으로서의 여정을 떠난 딸. 대하소설 『소리』(제2부 - 혼이 소리가 되어)는 주인공 ‘성요’와 그녀의 딸 ‘민순’의 일생을 통해 한민족의 정서를 관통하는 한의 맺힘과 풂, 일제 치하에서 신음했던 우리 민족의 고달픈 삶과 애환, 수백 년 지속되어 온 갈등과 그 화해의 웅장한 서사시를 그려내고 있다. 독자의 마음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한’을 일깨우다 책의 제목이 ‘소리’인 만큼 내용 중간 중간에 다양한 남도의 ‘소리’가 소개된다. 그 과정에서 그 시절 세시풍속을 짐작케 할 만한 장면들이 사투리에 섞여 구수하게 펼쳐지고 구성진 가락이 독자의 마음에 울려 퍼진다. 주인공 성요와 민순의 삶을 중심으로 한 시대적 배경은 당시를 잘 모르는 현 세대들에게 가치 있는 사료이자 민족의 정신과 사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위대한 자료이다. 송두리째 자신의 삶을 빼앗겼더라도 임을 향한 일편단심과 소리에 대한 열망 하나로 묵묵히 버티는 모녀의 모습은 흡사 일제 치하에서 조국을 되찾기 위해 정진했던 우리 강인한 선조들의 삶과 다름이 아니다. 하층민으로서 핍박을 받아야만 했던 소리꾼의 길을 자청한 이들이 신분제적 차별이 가져다주는 아픔을 극복해 가는 과정은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유기적으로 얽혀 매 장면마다 펼쳐지는 노력과 좌절, 열망과 탐욕의 인간사는 책 『소리』가 이미 한 편의 웅장한 드라마로서 그 가치가 충분함을 입증하고 있다. 결말이 아름답든 비참하든 그 누구의 삶이라도 다들 제각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없이 힘겨웠기에 작은 기쁨 하나에도 하루하루가 행복했던 우리 선조들의 삶을 현대인은 알지 못한다. 설사 한 줌의 희열도 느끼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한다 하여도 ‘가치와 그에 따르는 열망’을 위해 평생을 살았다면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울 수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게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그 시절 우리 선조들의 삶이 더욱 그렇다. 죽음보다 비참한 삶이었지만 성요와 민순의 ‘소리’가 감동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우리가 그들의 아들딸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서문 먼저 『소리』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4권을 어려움 없이 출간하여 독자들 손에 쥐어주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제1부에서는 남도에 짙게 깔려져 내려오는 한의 정서와 소리문화를 한 여인을 통해 조명해보았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한의 정서와 남도의 소리문화를 실감나게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여기 제2부 「혼이 소리가 되어」에서는 대를 이어 엄마가 이루지 못한 명창의 꿈을 혼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그녀는 스스로 신분제적 한계를 뛰어넘어 소리꾼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나 일제식민통치 제3기(1932∼1945)에 해당하는 때라서 그리 쉽지 않았다. 당시 일제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까지 일으켜 조선을 전쟁물자 보급창으로 여기고 병참기지화 정책을 펴나갔다. 거기에다 조선을 아예 일본으로 만들려는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그들의 혹독한 탄압은 결국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펴보기도 전에 처녀공출(위안부)의 마수에 걸려 피신 길에 오르고, 민족적인 문화 활동을 금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하다시피 살아가는 고회를 맛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이 징용으로 끌려가며 한 많은 삶은 계속된다. 그러나 일념불생 소리를 혼으로 간직한 그녀는 결국 명창의 꿈을 이뤄내고야 마는 삶의 의지도 보여준다. 그러기까지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 소설에서는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첫째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 과정에서 힘없는 민초들의 처절한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제는 우리 땅을 무력으로 차지한 후 식민지화, 가혹한 수탈뿐만 아니라 민족 자체를 지구상에서 소멸시키려 들었다. 그 과정에서 힘없는 소리꾼들이 겪은 고충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일제의 만행 앞에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려 힘썼다. 둘째로 문화 창달은 각고의 고통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 선지자들도 있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위대한 스승이요 민족국악인이었으며 현대 판소리를 대표하는 보성소리를 일궈낸 송계 정응민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 할
먼저 『소리』 제1부 「한이 혼을 부르다」 4권을 어려움 없이 출간하여 독자들 손에 쥐어주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제1부에서는 남도에 짙게 깔려져 내려오는 한의 정서와 소리문화를 한 여인을 통해 조명해보았다. 독자들은 한결같이 한의 정서와 남도의 소리문화를 실감나게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여기 제2부 「혼이 소리가 되어」에서는 대를 이어 엄마가 이루지 못한 명창의 꿈을 혼으로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그녀는 스스로 신분제적 한계를 뛰어넘어 소리꾼이 되어 살아간다. 그러나 일제식민통치 제3기(1932∼1945)에 해당하는 때라서 그리 쉽지 않았다.
당시 일제는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그리고 태평양전쟁까지 일으켜 조선을 전쟁물자 보급창으로 여기고 병참기지화 정책을 펴나갔다. 거기에다 조선을 아예 일본으로 만들려는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그들의 혹독한 탄압은 결국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꿈을 펴보기도 전에 처녀공출(위안부)의 마수에 걸려 피신 길에 오르고, 민족적인 문화 활동을 금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비참하다시피 살아가는 고회를 맛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남편이 징용으로 끌려가며 한 많은 삶은 계속된다. 그러나 일념불생 소리를 혼으로 간직한 그녀는 결국 명창의 꿈을 이뤄내고야 마는 삶의 의지도 보여준다. 그러기까지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본 소설에서는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첫째 일제의 민족문화말살정책 과정에서 힘없는 민초들의 처절한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일제는 우리 땅을 무력으로 차지한 후 식민지화, 가혹한 수탈뿐만 아니라 민족 자체를 지구상에서 소멸시키려 들었다. 그 과정에서 힘없는 소리꾼들이 겪은 고충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일제의 만행 앞에 그들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려 힘썼다.
둘째로 문화 창달은 각고의 고통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도 민족문화 창달에 기여한 선지자들도 있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가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길러낸 위대한 스승이요 민족국악인이었으며 현대 판소리를 대표하는 보성소리를 일궈낸 송계 정응민 선생님의 숭고한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라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본 소설을 출판해준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이사님과 제1부를 읽고 큰 호응을 주신 많은 독자들에게 감사드리는 바이다.
“그래 찾아온 까닭이 뭣인지 말해 보싯시오.”
명창은 서글서글한 표정을 지어가며 짐짓 다정스럽게 물었다. 듣던 바와 같이 단아한 품새만큼이나 성품이 너그러운 것 같았다.
“제 딸에게 소리를 가르쳐주시라고 왔구만요.”
뒤설레는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소리를 가르쳐달라고요?”
“예.”
“누구한테요?”
명창은 짐작이라도 가는 듯 수양을 향해 매운 눈길을 보내며 물었다.
“제 딸한테요.”
“딸을 이쁘게도 낳아 놓았소. 지금 몇 살이나 묵었소?”
“열두 살이구만요.”
“어허! 학교엘 보내 글공부를 시켜야제 소리를 가르쳐 어디다 쓸라고 그러는 것이요?”
하지만 명창은 얄브스름한 웃음을 입가에 그리며 넌지시 맘을 떠보려 들었다.
“꼭 소리를 가르치고 싶어서요.”
24~25쪽
잠시 기와집 쪽으로 멍하니 눈길을 뿌리고 서 있다가 이내 정신은 가다듬고서 발걸음을 떼었다. 득창은 마루 끝에 앉아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가 앞으로 다가와도 너무 감격스러운 나머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머릿속은 고무풍선처럼 텅 비어버리고 입마저 굳어버린 탓에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여보! 성음 아빠.”
아내는 경경(哽哽)한 목소리로 애통히 부르며 다가왔다.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한 채 오열하는 목소리였다. 눈물이 질금질금 흘러내려 볼을 적시고 있었다. 득창은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아내와 재회를 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던 것인데. 믿기지 않던 일이 실상으로 다가온 것이다. 지고지순한 아내의 숨결이 가슴팍으로 파고들었다. 아내는 북받치는 감정을 달래지 못하고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꺽꺽 울고 있었다. 둘이는 한참을 부둥켜안고서 벅차오르는 심회를 누르지 못했다.
100~101쪽
“워매! 내 돈!”
그는 무의식중에 중얼대었다. 아내에게 보내주려고 모아놓았던 돈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갑자기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이 밀려들었다.
“맞어! 저금해놓은 돈은 어떻게 할 것이랑가요?”
시태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중에 찾으러 오라.”
(…중략…)
가족들이 얼마나 원망을 하고 있을지 어깻죽지가 잘려 나가는 아픔이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말도 할 수 없었다. 들먹였다간 돌아올 뒤탈은 분명 인정사정없는 폭력이 가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중략…)
부상병이라는 대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성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끼니때면 주먹밥 한 덩이를 던져주다시피 했다. 사람이 죽어간다고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죽어가는 비명에 신음의 소리를 해대어도 못 들은 척했다. 자기 나라를 위해 다친 사람들인데도 비정하다 못해 잔인하기까지 했다. 인면수심(人面獸心) 말 그대로였다. 인정이라곤 털끝만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지 자문자답을 해보지만 모진 것이 목숨이라는 말밖에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런 정황에서도 살아남는다는 것은 생명이란 모질고 지독한 것이라는 말 외엔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오히려 살아남는 것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지원극통의 설움을 눈물로 쏟아가면서 망국의 한을 달랠 수밖에…….
223, 256쪽
미카엘 신부는 득창의 두 손을 꼭 쥐어주면서 기도해주듯 말했다. 그의 억양에는 알 수 없는 그 어떤 강한 신심이 뭉클 가슴에 와 닿게 만들었다. 그것은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사랑이었고 실천하도록 권유하고 나선 것이다. 득창은 새삼 신부의 가르침에 회오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자신의 죄책감과 회한에 설움을 참지 못하고 훌쩍거렸다.
“신부님! 말씀대로 고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요. 가서 신부님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살겄습니다.”
득창은 두 손으로 신부의 손을 움켜쥔 채 목이 메어 숨을 모아 쉬면서 애원하듯 말했다.
“그렇게 하세요. 나는 언제나 형제님을 위해 감사의 기도를 잊지 않을 것이요. 형제님은 우리나라의 은인이요. 일본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다 몸까지 다쳤는데도 죽어가는 사람들의 목숨까지 구해주었소. 이보다 큰 사랑을 실천한 사람이 어디 있겠소? 이제 조국이 해방되었으니 그곳에 가서 사랑을 실천하도록 해보세요.”
“예. 신부님. 꼭 그렇게 하겄습니다요.”
229~230쪽
“그건 그렇고 명창대회 날짜가 잡혔단다.”
“언제인가요?”
수양은 심히 두려운 듯 떠는 목소리로 물었다.
“돌아올 추석 뒷날이란다.”
명창은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살며시 미소 짓는 입가에는 믿음직스러움마저 배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수양은 놀란 토끼처럼 눈을 휘굴리며 잔뜩 긴장의 눈치를 지어보였다.
“수양아! 너 정도면 내놓을 만하니 걱정할 것 없다. 지금부터서는 창을 하기에 앞서 단가를 한 곡 불러야 한다. 내 보기엔 사철가가 어울릴 것 같다. 그리고 창은 심청가 중에서 심봉사 눈 뜨는 장면을 허도록 해라. 알았느냐?”
“예. 스승님.”
“원래 고수와 창자는 마음이 하나가 되어야 허는 것이네. 창자의 표정만 봐도 그의 속마음을 읽어야 진정한 명고수가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면 창과 장단이 하나가 되어야 되는 것이니 그렇게 연습을 하도록 하소.”
명창은 대회에 나가기 전 고수가 해야 할 일을 말해주었다. 그만큼 고수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이다.
“예. 스승님. 그리 준비하도록 하겄습니다요.”
292~293쪽
목차
제2부
혼(魂)이 소리가 되어
책을 펴내며 … 04
추천사 … 06
31. 대명창을 찾아가 딸에게 소리공부를 시키다 … 15
32. 고절한 인품과 학식으로 숭앙받은 명창 정응민 … 72
33. 득창이 징용에서 돌아오다 … 92
34. 한 많은 징용의 실타래를 풀다 … 123
35. 황국신민과 목포형무소 … 134
36. 규슈 탄광과 하이노사끼 노역장 … 164
37. 저주의 남방 군도 … 196
38. 생명의 은인과 만남 … 209
39. 득창이 고수로 나서다 … 231
40. 혼이 소리가 되어 … 295
출간후기 … 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