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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체 자본과 국가 너머의 세상

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저 | 정남영, 윤영광 역 | 사월의책 | 2014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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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186358 / 60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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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신자유주의와 복지국가 너머의 공통적인 것의 세상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한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넘쳐나고 중산층 다수가 몰락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소수의 기업과 금융이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상시적인 위기감으로 불안에 떠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오늘의 세상에서는 아무도 ‘안녕’하지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윤이 있는 곳이라면 전 지구를 넘나들며 개인의 행복을 빨아들이는 신자유주의적 자본과 금융이 문제인가? 아니면 복지국가의 실패, 미완의 복지가 문제인가?

이 책 『공통체』는 우리가 지금 처해 있고, 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회적 삶’의 본질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일찍이 에리히 프롬은 산업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비인간화 현상에 대해 “소유냐 존재냐?”는 물음을 던진 바 있다. 『공통체』의 저자들 또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이건 사민주의적 복지국가이건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소유’가 있다고 말한다. 다중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생산되는 공동의 부를 ‘소유’에 정초하여 사유화하거나 통제하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자연의 공통적 부를 모든 사람들이 함께 운영하는 일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월스트리트저널 추천사)

『공통체』는 ‘현존하는 가장 급진적인 학자이자 투사’로 불리는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함께 쓴 ‘제국 3부작’의 마지막 책이자 종합편이다. 두 사람은 새롭게 도래한 세계질서를 분석한 『제국』에서 민족과 국가를 초월한 전지구적 제국 권력이 낳을 파장을 경고했고, 후속작 『다중』에서는 네트워크적인 제국화가 오히려 그에 대항하는 다중을 탄생시킨다는 통찰을 내놓았다. 이번 책 『공통체』는 이런 문제의식을 더욱 확장하여 다중이 만드는 대안적 사회의 모습을 제시한다. 네그리와 하트는 자본의 사적인 지배와 국가의 공적인 통제에 맞서 모두에게 개방된 ‘공통적인 것’의 구성을 옹호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역설한다.


[출판사 서평]

‘사유화’의 시대에서 ‘공통적인 것’의 시대로 - 공공성을 다시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최근의 수많은 관심들, 그리고 멀게는 아랍의 봄과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에서, 가깝게는 촛불시위와 ‘안녕들’ 대자보에 이르기까지, 이들 새로운 사회적 흐름들은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 것일까? 네그리와 하트는 『공통체』에서 현재의 시대 상황을 사유화(민영화)의 시대에서 공통적인 것(공공성)의 시대로 가는 전환기로 파악한다. 이와 같은 흐름들은 사유화된 정치경제 질서에 저항하고 공통적인 것을 지키고 회복하려는 사람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공통적인 것(the common)은 물, 토지, 철도, 의료, 미디어, 금융 등과 같이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는 ‘공통적 부’이자 타인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 사회관계의 네트워크 같은 ‘공통적 관계’를 포괄한다. 이렇게 볼 때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란 공통적인 것을 사유화하려 했던 시도에 다름 아니며,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계속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는 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자본의 사유화에 대한 유일한 치료제는 국가의 규제와 통제뿐일까? 우리는 사유화와 국유화, 또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네그리와 하트는 그런 잘못된 양자택일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다중의 자율적인 행동이야말로 공통적인 것을 복원하고 만들어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2013년 터키의 게지공원 재건축 반대시위, 브라질의 버스비 인상 반대집회, 한국의 철도 민영화 저지운동 등이 보여주듯이 이미 다중은 공원, 버스, 철도와 같은 공통의 것에 대한 사유화에 반대하고 공통적인 것의 민주적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사회적,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으며, 이는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새롭게 제기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상수도를 사유화하고 기업에 매각하려는 신자유주의 전략에 맞서 강력한 투쟁들이 전개되어 왔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투쟁들은 공통적인 것에 입각한 관점의 영향을 뚜렷이 보여준다. 시위대들은 물은 우리의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이 운동들은 기업으로부터 물에 관한 권리를 빼앗아서 단순히 그것을 국가에 되돌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게 된다. 시장과 국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이 운동들은 물을 공통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 즉 제한된 자원의 분배를 결정하기 위한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방법을 모색한다.”(10~11쪽)

왜 지금 공통적인 것이 문제인가? - 공화국, 근대성, 자본의 삼위일체를 넘어서


『공통체』의 저자들은 이미 전작 『다중』(2004)에서 오늘날 공통적인 것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를 이렇게 서술했다. “사회적 삶은 공통적인 것에 의존한다.”(『다중』, 233쪽) 즉 언어와 몸짓, 토지와 철도, 지식과 정보 등이 공통적이지 않다면, 일상생활이나 노동현장에서 우리가 서로 상호작용하거나 소통하는 사회적 삶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와 금융화 체제는 공통적인 것을 사유화함으로써 ‘공통적인 것의 탈사회화’를 불러왔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삶은 점점 더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여기서 ‘공통적인 것’은 ‘the common’의 번역어로서 ‘모든 것이 모두에게 직접적으로 열려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제는 15세기 인클로저 운동과 함께 ‘공유지’(the commons)를 사유화하면서 처음 출발했고, 당시 ‘공통적 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삶’을 뜻하던 단어 ‘공통체’(commonwealth)를 차용하여 단순히 ‘국가’를 가리키는 말로 바꾸어버렸다(예컨대 홉스의 『리바이어던』). 국가와 자본이 ‘공통체’를 파괴한 장본인이므로 이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역사의 역설이다. 네그리와 하트는 ‘commonwealth’를 그 본래 뜻인 ‘공통체’로 사용하고자 한다.

네그리와 하트가 『공통체』의 전반부(1~3부)에서 탐구하는 것은 이러한 공통적인 것의 존재를 은폐하고 억압하는 세 가지 틀인 공화국, 근대성, 자본이다. 이 틀은 각각 소유 공화국, 자본주의적 근대성, 수탈적 금융자본의 형태로 현실에 존재하며, 공통적인 것의 발전을 방해하고 부패시키는 도구로 작동한다. 하지만 동시에 저자들은 이러한 틀에 저항하는 빈자 다중, 대안근대성, 삶정치적 생산이라는 대안 역시 출현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1부. 소유의 공화국 대 빈자 다중


『공통체』 1부 1장에서는 모든 측면과 모든 국면에서 사회적 삶의 가능성의 조건을 결정하고 규정하는 ‘소유 공화국’의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들은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 일어난 시민혁명 속에서 어떻게 소유 공화국이 출현했고 공고화되었는지를 보여주며, 오늘날까지 이르는 모든 공화국의 헌법에는 ‘소유’ 관념이 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결국 모든 공화국은 재산 없는 사람들, 즉 ‘가난한 다중’을 역사적으로 배제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빈자 다중은 그 생산성과 개방성으로 인해서 소유 공화국에 위협적인 존재임이 드러나게 된다.

이어지는 2장은 마르크스부터 프랑크푸르트학파, 생철학에서 현상학, 하이데거에서 푸코에 이르는 현대 철학사를 ‘소유’와 ‘신체’의 관점에서 정리한다. 이를 통해 저자들은 ‘소유’라는 계산적 척도에서 벗어나 ‘신체’의 관계적 관점으로 나아간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빈자 다중의 신체는 소유의 시각에서만 ‘무소유’일 뿐, 실상 모든 것에 열려 있으며 다른 신체들과 역동적인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는 힘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빈자 다중은 점점 더 자본주의적 생산의 심장부에 놓이며, 따라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기획에서도 그 중심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2부. 근대성 대 대안근대성

1부의 논의가 다소 유럽적이고 철학적이었다면, 2부에서는 전지구적이고 역사적인 ‘근대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앞의 문제의식을 심화하고 기존의 근대성 논의를 전복한다. 저자들은 ‘유럽발’ 근대성 내러티브를 일축하고, 근대성의 본질을 지배와 저항의 투쟁이자, 근대성과 반근대성의 권력관계로 파악한다. 특히 근대 노예제의 역사는 공화국, 소유, 근대성 간의 밀접한 관계를 잘 드러낸다. 노예 반란은 ‘빈자 노예’가 반란·봉기·탈주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유의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며, 공화국과 근대성이 가진 ‘소유’의 모순을 명확히 한다.

그러나 이런 반근대성의 투쟁은 여전히 근대성의 권력관계 내부에 갇혀 있다. 강제적 노예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결국 임금관계 속에서 자발적 노예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마르크스, 레닌, 마오쩌둥의 사유 속에는 반근대성의 힘이 분명히 나타나지만 이는 근대성을 진보로 찬양하는 경향으로 인해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 중국, 쿠바에서 전개된 사회주의 혁명은 강력한 반근대성의 힘에 의해 추동되었지만 결국 근대화 기획과 결별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저자들은 근대성과 반근대성 사이를 가로지르는 대안근대적 상상력을 제시한다.

3부. 자본 대 공통적인 것


3부에서는 자본의 사유화와 공통적인 것의 대립이 다시 부각된다. 이는 오늘날 자본주의적 생산이 ‘삶정치적 생산’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삶정치적 생산이란 서비스와 감정 노동처럼 사회적 관계의 생산이 점차 우위를 차지하고, 노동과 삶의 경계가 점점 더 흐려지며, 그 생산물은 ‘소유’하기 어려운 공통적 형태를 띠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경향 속에서 자본은 한편에서는 토지·광물·물·가스처럼 자연의 공통적인 것을 더욱 광범위하게 수탈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삶정치적 노동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통적인 것을 지대나 지적재산권의 형식을 통해 포획하려 한다.

문제는 이때 자본이 공통적인 것의 선순환 과정을 파괴함으로써 삶정치적 생산에 족쇄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삶정치적 생산의 맥락에서는 공통적인 것을 둘러싼 투쟁이 심화되고 자본과 노동의 계급투쟁이 엑서더스(탈출)의 형태를 띠게 된다. 여기서 엑서더스란 노동의 잠재적 자율성을 현실화함으로써 자본과의 관계로부터 빠져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런 삶의 자율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공통적인 것이다. 공통적인 것의 기반을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은 공통적인 것을 생산할수록 삶을 운용하는 다중의 능력은 더욱 확대된다. 삶정치적 생산과 그에 의한 공통적인 것의 확장은 그 자체가 ‘다중 만들기’이며, 또한 다중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지탱하는 기초이다.
공통적인 것의 민주주의를 향하여 - 특이성, 다중, 혁명의 제도적 구성
『공통체』의 후반부(4~6부)는 공통적인 것의 현황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분석을 담고 있다. 저자들은 다중의 현 상태와 잠재력을 가늠하기 위해 제국의 전지구적 협치(governance) 구조와 자본주의적 명령의 기구들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그것이 필요로 하는 제도적 과정에 대한 성찰로 끝맺는다. 저자들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집단적 생산과 자치에 대한 다중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그 능력을 확대하면서 공통적인 것을 제도화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4부. 다시 돌아온 제국


4부는 오늘날의 시점에 맞게 『제국』(2000)을 다시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미국 헤게모니의 몰락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의 제국주의적 세계질서는 결정적 패배를 겪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일극적 질서를 수립하려 했던 지난 10년간의 시도는 실상 전지구적 체제 내에서 일어난 쿠데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제 우리가 이행의 시기, 즉 낡은 제국주의는 죽었지만 새로운 전지구적인 ‘제국’은 아직 출현 중에 있는 공위기(空位期)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출현하고 있는 제국의 주요 특징들, 즉 국가 및 비국가 권력들의 구성, 협치의 배치, 내적 모순, 지리적 위계, 권력과 노동의 분할 등을 ‘위’로부터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래’로부터의 시점, 저항과 반란의 관점에서 전지구적 질서를 새롭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권력의 부자유와 부정의, 가혹한 형태의 통제와 위계, 잔인한 형태의 착취와 수탈에 직면한 주체들이 표현하는 분노에 기초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저항에서 대안으로, 분노에서 조직화로 향하는 ‘반란의 제도화’에 관한 논의를 통해 사회적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하고 재전유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틀이 연구되어야 한다.

5부. 자본에 굴복한 복지국가


5부는 오늘날의 전지구적 세계를 ‘삶정치적 경제학’의 눈으로 바라본다. 이렇게 볼 때 신자유주의는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지속 불가능한 기획임이 드러난다. 사실 신자유주의는 결코 자본주의적 생산을 위한 프로그램이 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신자유주의화의 주된 실질적 성취는 부와 소득을 생성하기보다는 재분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에서 부의 ‘생성’은 대부분 단순히 사회주의의 시체(즉 국가적 통제 아래 있던 공통적 부)를 먹어치움으로써 이루어졌으며, 부를 생산하는 신자유주의의 무능 그 자체가 신자유주의를 지속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실패가 사회주의적 환상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사민주의적 복지국가 역시 부를 분배하는 메커니즘에 지나지 않는다. 삶정치적 생산의 시대에는 신자유주의처럼 사회주의적 체제도 생산을 증진·관리·조절하는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저자들은 이런 환상들에 대항하여 공통적인 것에 기반한 정치경제학을 구상한다. 삶정치적 맥락에서는 가치화와 축적이 사회적 성격을 띠고, 경제 성장은 삶과 사회의 성장으로 이해되며, 경기순환 역시 이로운 공통적인 것과 해로운 공통적인 것의 질적 순환으로 파악된다. 그리하여 공통적인 것의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대의와 헤게모니로 이루어지는 제국의 귀족제가 아니라 다중의 민주주의가 필요하게 된다.

6부. 공통적인 것을 위한 혁명


6부는 ‘다중의 민주주의’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여기서 저자들은 탈거(emancipation)와 해방(liberation)을 구분한다. 탈거가 정체성의 자유, 진정한 나 자신일 수 있는 자유를 추구하는 데 반해, 해방은 자기결정과 자기변형의 자유, 내가 앞으로 될 수 있는 바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목표로 한다. 정체성에 고정된 정치는 주체성의 생산을 중단시키고 민주주의를 ‘소유’의 문제로 환원한다. 이와 달리 해방의 정치는 주체성의 생산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특이성’의 정치이다. 이런 측면에서 근대성을 규정하는 정체성-소유-주권이라는 세 주요 요소가 대안근대성에서는 특이성-공통적인 것-혁명에 의해 대체되게 된다.

이러한 특이성과 마주침, 변형의 민주주의는 대의제, 협치, 전위적 정치로 고정되는 정체성의 민주주의와 다르다. 이러한 것들은 오늘날 출현하고 있는 삶정치적 생산이 만들어내고 또한 그것을 만들어내는 다중의 민주적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다중의 민주주의에서도 공통적인 것과 삶정치적 생산은 중심적 토대가 된다. 이제 이것을 제도화하는 과제는 제국적 협치를 전복하는 ‘구성적 협치’로 제시된다. 구성적 협치는 특이성들, 삶정치적 생산의 협력, 혁명적 반란을 지속적인 공통적 과정을 통해 법의지로 연결해내는 과정이다. 이렇듯 다중의 민주주의는 오로지 우리 모두가 공통적인 것을 공유하고 공통적인 것에 참여하기 때문에 상상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하다.

저자 소개

1933년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태어난 네그리는 1957년 독일 역사주의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파도바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던 중 1959년 이탈리아사회당 지방평의원으로 선출되면서『노동자 권력』,『붉은 노트』등의 잡지에 관여하게 되었다. 1963년 사회당을 탈당하며 전통적 사회주의와는 다른 노동계급 해방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그의 핵심 사상인 자율주의(아우토노미아)를 발전시켰다. 1979년 알도 모로 수상의 암살사건에 관여했다는 죄목으로 투옥되었고, 석방 이후 프랑스로 망명하며 루이 알튀세르와 질 들뢰즈의 후원으로 파리8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다. 


  


오랜 망명생활 끝에 1997년 자진 귀국하여 6년의 수감 및 연금 생활을 마친 후 2003년에 자유의 몸이 된 네그리는, 스피노자·마키아벨리 · 맑스 · 들뢰즈의 사상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킨 당대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받는다. 마이클 하트와 『제국』을 발간한 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맑스를 넘어선 맑스』,『야만적 별종』,『구성권력』,『디오니소스의 노동』,『다중』,『전복적 스피노자』,『혁명의 만회』,『레닌 재장전』 등이 있다.


  

미국 듀크 대학 교수. 워싱턴 대학에서 질 들뢰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듀크 대학의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탈리아의 자율주의 사상을 미국에 소개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으며, 네그리의 『야만적 별종』을 비롯하여 여러 자율주의 사상가들의 책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네그리와 함께 『디오니소스의 노동』 『선언』 『제국』 『다중』 『공통체』 등을 공동 집필하면서 협력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들뢰즈 사상의 진화』 『네그리 사상의 진화』 『토머스 제퍼슨』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서울대 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혁명의 만회』 『제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공역) 『이제 모든 것을 다시 발명해야 한다』(공역) 등을 번역했으며, 『자본의 코뮤니즘, 우리의 코뮤니즘』의 기획·편집에 참여했다.
서울대 영문과에서 찰스 디킨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경원대 영문과에서 27년간 영소설을 가르쳤다. 디킨스를 통해 리얼리즘론의 재구성을 시도한 『리얼리즘과 그 너머』(갈무리, 2001)를 지었다. 이 책의 저자 피터 라인보우가 마커스 레디커와 함께 쓴 『히드라』(갈무리, 2008)를 공역하였다. 그밖에 안또니오 네그리의 『혁명의 시간』(갈무리, 2004)을 번역하였고, 네그리의 『다중과 제국』(갈무리, 2011),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다중』(세종서적, 2008), 하트의 『네그리 사상의 진화』(갈무리, 2008)를 공역하였다.

책 속에서

종종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에 대한 유일한 치료제는 공적 규제와 케인스적 그리고/혹은 사회주의적 경제 관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반대로 사회주의의 폐해는 오로지 사적 소유와 자본주의적 통제에 의해서만 고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때로는 서로 혼합되고 때로는 격렬한 갈등을 일으켰지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공히 공통적인 것을 배제하는 소유체제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발전시키고 있는 공통적인 것을 제도화하는 정치적 기획은 이 잘못된 양자택일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며 (즉 사적인 것도 아니고 공적인 것도 아니며, 자본주의적이지도 않고 사회주의적이지도 않다) 그리하여 정치의 새로운 공간을 연다. (18쪽)

 

이것이 왜 때로 사람들이 노예상태가 자신들의 구원인 양 그것을 위해 투쟁하는지, 왜 빈자가 때로 독재자를 지지하고 노동계급이 우익 정당에 표를 주는지, 그리고 왜 학대받는 배우자와 아이들이 학대자를 보호하는지에 대한 스피노자식 설명을 제시해준다. 그러한 상황은 분명히 무지·공포·미신의 결과이다. 그러나 그것을 허위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충분한 변형의 도구를 제공해주지 못한다. 피억압자에게 진실을 제공하고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를 가르치는 것은 사태를 변화시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노예상태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변질되고 왜곡되고 실패한 사랑과 공동체의 결과로서 더 잘 이해된다. 그러므로 악과 대결할 때 물어야 할 첫째 물음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랑이 여기서 변질되었는가? 어떤 공통적인 것의 사례가 부패되었는가?이다. (280쪽)

 

메트로폴리스는 삶정치적 생산의 순환에 완전히 삽입되고 통합되어 있다. 메트로폴리스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공통적인 것의 저장소에 접근하는 것이 생산의 기초이며, 그 생산의 결과는 다시 메트로폴리스에 새롭게 새겨지고 메트로폴리스를 재구성하고 변화시킨다. 메트로폴리스는 공통적인 것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그러나 대공업과는 대조적으로, 이러한 삶정치적 생산의 순환은 점점 더 자본으로부터 자율적이 된다. 협력의 도식이 생산과정 자체에서 생겨나는 한편, 그 어떤 명령의 부과도 생산성에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 생산성이 협력의 도식과 자본가의 명령에 의존하는) 산업 공장은 ‘이윤’을 발생시키는 반면, 메트로폴리스는 자본이 자율적으로 창출된 부를 포획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지대’를 주로 발생시킨다. 따라서 도시의 부동산 가치는 대부분 공통적인 것의 표현, 혹은 주변의 메트로폴리스적 지형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제학자들이 ‘외부성’이라고 부르는 것의 표현이다. (351쪽)

 

행복의 제도화는 정치적 기획일 뿐 아니라 존재론적인 기획이기도 하다. 우리의 힘이 증가할 때마다 우리는 달라지고 우리 자신을 증대시키며 사회적 존재를 확장한다. 존재는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어떤 세계에 불변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의 과정에 종속된다. 마찬가지로 인간 본성도 불변의 것이 아니라 훈련과 교육의 과정에 열려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없다거나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깨끗한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진화생물학자들이 즐겨 말하듯이 자연에 비약은 없다. 존재와 인간 본성에 관한 우리의 주장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 세계와 우리 자신의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변화가 가능하며 우리가 이 변화의 과정에 개입해서 그것을 우리의 욕망에 따라 행복을 향해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516쪽)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1부 공화국, 그리고 빈자 다중
1.1 소유 공화국
1.2 생산적인 신체들
1.3 빈자 다중
*신체에 관하여 1 - 사건으로서의 삶정치

2부 근대성, 그리고 대안근대성의 풍경들
2.1 저항으로서의 반근대성
2.2 근대성의 양면성
2.3 대안근대성
*인간에 관하여 1 - 삶정치적 이성

3부 자본, 그리고 공통의 부를 둘러싼 투쟁
3.1 자본 구성의 변형
3.2 위기에서 엑서더스로 향하는 계급투쟁
3.3 다중의 카이로스
*특이성에 관하여 1 - 사랑에 사로잡히다

간주곡: 악과 싸우는 힘

4부 제국, 돌아오다
4.1 실패한 쿠데타의 짧은 역사
4.2 미국 헤게모니 이후
4.3 반란의 계보
*신체에 관하여 2 - 메트로폴리스

5부 자본을 넘어서?
5.1 경제적 이행의 조건들
5.2 자본주의가 남긴 것
5.3 단층선을 따라 일어나는 전진(前震)
*인간에 관하여 2 - 문턱을 넘어서

6부 혁명
6.1 혁명적 평행론
6.2 반란적 교차
6.3 혁명 다스리기
*특이성에 관하여 2 - 행복을 제도화하기

주 / 감사의 말 / 찾아보기
해제: 네그리와 하트의 내재적 장치론과 혁명의 제도화 문제(조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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