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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위한 문학 기행

이병주 저 | 바이북스 | 201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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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467667 / 136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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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소설 창작은 물론 산문적 글쓰기에서도 왕성한 필력을 뽐냈던 이병주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다. 네 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본 에세이는 반체제적 글쓰기로 선거 기간 동안 외국에 추방당해 시작된 로마 기행을 바탕으로 쓰인 옴니버스 형식의 자전적 글이다.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에서는 1971년 이병주가 로마에 가게 된 정치적 내력과 함께 로마의 폐허를 본 감상을,〈문학의 절실성〉에서는 청년 마크와 그의 어머니 켈리와 맺은 문학적 교류를, 〈로마의 휴일〉에서는 켈리와 벌어지는 불륜 행각을 다룬다.〈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에서는 자기 엽색을... 소설 창작은 물론 산문적 글쓰기에서도 왕성한 필력을 뽐냈던 이병주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다. 네 편의 연작으로 이루어진 본 에세이는 반체제적 글쓰기로 선거 기간 동안 외국에 추방당해 시작된 로마 기행을 바탕으로 쓰인 옴니버스 형식의 자전적 글이다.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에서는 1971년 이병주가 로마에 가게 된 정치적 내력과 함께 로마의 폐허를 본 감상을,〈문학의 절실성〉에서는 청년 마크와 그의 어머니 켈리와 맺은 문학적 교류를, 〈로마의 휴일〉에서는 켈리와 벌어지는 불륜 행각을 다룬다.〈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에서는 자기 엽색을 고백한 것에 대한 사실을 호도하기 위한 문학적 분식 장치다. 시대가 이병주를 로마로 보냈다 《잃어버린 시간을 위한 문학 기행》의 첫 번째 작품인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은 1971년에 로마에 가게 된 내력과, 로마 문명을 바라보는 관점이 자유로운 필치로 서술되어 있다. 그가 로마에 가게 된 데는 불법적이고 초헌법적인 3선개헌을 감행하려는 박정희 정권이 겁 없이 글을 쓰는 반체제 지식인을 선거 기간 동안에 외국에 추방하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배경으로 한다. 이 덕분에 그는 불가능해 보였던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다. 로마의 폐허를 감상한 이병주의 감회는 남달랐다. 지적 성찰은 폐허에 대한 아름다움과 역설의 현란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글 행간에는 자조적 성찰이 배어 있기도 하다. 한국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경주와 부여의 폐허가 떠오른 것이다. 경주와 부여의 폐허가 로마의 폐허에는 못 미쳐도 우리에게는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감회였다. 생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근대교육, 즉 황민화 교육이 결국 유럽화였고, 그러고 나서야 동양에의 회귀를 생각하게 됐다는 데에 한탄한다. 동양 신사와 백인 여성의 문학적 교류 두 번째 작품 〈문학의 절실성〉은 이방인들과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로마에서 갓 스물의 대학 1년생인 마크를 만나고, 그의 어머니인 켈리를 소개받는다. 켈리는 여배우 에버 가드너를 닮은 요염한 풍정의 중년 여인이다. 문학을 애호하는 교양 있는 미국의 여인과 한국의 중년 작가가 만나 자연스럽게 문학에 관한 얘깃거리를 주고받는 장면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이병주는 여인이 구사하는 언어 수준이 매우 소피스티케이트하고 치밀했다고 표현한다. 두 사람이 괴테, 셰익스피어, 안톤 체호프의 문학작품을 두고 벌인 토론은 무척 인상적이다. 또 하나의 ‘로마의 휴일’ 세 번째 연작 〈로마의 휴일〉은 마치 영화처럼, 그가 백인 여성으로서 유부녀이기도 한 켈리와 제3국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벌인 불륜 행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인생에서 자신이 여성을 의식하게 되었던 때를 떠올리다 초등학생 시절 때 여고생을 짝사랑했던 첫사랑을 회상하기에 이른다. 물론 이병주의 불륜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얘깃거리이지만 문학이라는 틀 안에서 수용할 법한 내용이다. 마지막 작품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는 결말에 해당한다. 정치범으로서 왜 그가 감옥에 갔는지에 대해 타이프 용지 100장 정도의 분량을 써 보낸다. 그가 신문사 주필로 재직하고 있을 때 5·16 군사혁명이 일어났는데 그 세력이 과거 논설을 들추어내어 그를 불온한 용공주의자로 지목해 투옥했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나라의 성원 대다수가 민주적 인격과 능력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가능하다”라는 소신을 갖게 된다. 그의 정치에 대한 관념은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잡문에서 이병주 따를 자 아무도 없다! 본 에세이에서 엿볼 수 있듯, 이병주의 삶은 매우 극적이었고 그의 사상도 다양했다. 친일은 아니지만 일본 문화에 우호적이었고, 좌파 논객은 아니지만 약간의 무정부주의자적 면모도 보여주었으며, 정치에서는 본질적으로 리버럴했다 해도 만년에는 좀 우경화의 성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정치권력과 늘 맞섰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살아오면서 일제, 좌익, 박정희 등의 정치권력과 만났으나 결정적으로 순응하지도 투쟁하지도 않았다. 그의 이런 삶과 정신이 하루 1,000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 다작으로 연결되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위한 문학 기행》이다. 혹자는 대체 이 글의 장르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논픽션 산문적 글쓰임에도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다소 부정적 관점에서 보자면 잡문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작가 중 잡문에서 이병주를 따를 자 아무도 없다. 이것이 문단의 평이다. 그의 잡식성 글쓰기는 경지에 도달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그의 산문을 읽다 보면 한 시대가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을 수 있다.

저자 소개

192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 대학 문예과와 와세다 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했다. 1944년 대학 재학 중 학병으로 동원되어 중국 쑤저우에서 지냈다.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에서 영어, 불어, 철학을 가르쳤고, 부산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1961년 5․16이 일어난 지 엿새 만에 “조국은 없고 산하만 있다”는 내용의 논설을 쓴 이유로 혁명재판소에서 10년 선고를 받아 2년 7개월을 복역했다. 한국외국어대학, 이화여자대학에서 강의하다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으며 1992년 지방으로 타계할 때까지 한 달 평균 200자 원고지 1,000여 매 분량을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로 80여 권의 작품을 남겼다. 
진실을 밝히는 기개와 용기를 지닌 사관史官이자 언관言官이고자 했던 언론인 경험은 문학 세계를 이루는 자양분이 되었다. 감옥에서 《사기》를 정독하기도 한 그는 한 시대의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체험은 민족의 비극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깊이 고뇌하게 하였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1965년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며 등단했고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소설 남로당》 《그해 5월》로 이어지는 대하 장편은 작가의 문학적 지향을 보여준다. 소설 문학 본연의 서사를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역사에 대한 희망, 인간에 대한 애정의 시선으로 깊은 감동으로 자아내는 작품은 세대를 넘어 주목받고 있다. 
1977년 장편 《낙엽》과 중편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4년 장편 《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했다. 

역자 소개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과 주간을 맡아 왔다. 현재 한국문학평론가협회와 국제한인문학회의 회장으로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시와시학상, 경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평론집으로 《위기의 시대와 문학》 《문학과 전환기의 시대정신》 《문학의 숲과 나무》 《문화 통합의 시대와 문학》 《문학과 예술혼》 《디아스포라를 넘어서》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총장, 통일문화연구원 원장 등을 맡은 경력과 관련하여 북한문학과 해외동포문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많으며 그 결과로 《북한문학의 이해》(전 4권) 및 《북한문학 연구자료 총서》(전 4권)와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전 2권) 및 《해외동포문학 전집》(전 24권) 《여사록》등을 엮은 바 있다. 
김윤식(金允植)은 1936년 음력 윤삼월 12일(호적상으로는 양력 8월 10일) 경남 김해군 진영읍 사산리 132번지에서 부 김상준(金尙俊), 모 최복남(崔福南)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일제 말인 1943년 진영 대창국민학교에 입학하여 해방될 때까지 일본어 교육을 받았다. 어린 시절 접한 일본어 교과서가 문학적 원체험을 이루고 있다. 6·25전쟁 직후인 1955년 마산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범대 국어과에 입학한다. 교장 선생이 되라는 부친의 실용적인 권유와 문학(창작)을 공부하겠다는 의지는 대학이란 학문(과학) 하는 곳이라는 이념에 의해 좌절당한다. 학보병으로 군대를 마치고 돌아와 도서관에서 신비평 읽기에 몰입한다.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마치며 쓴 석사 논문 <The Structural Properties of Poetry>(1962, 지도교수 이희승)는 그 산물이었다. 대학 졸업 이후 인천교육대학에 근무하게 된다. 석사 학위를 받은 직후부터 도서관을 전전하며 카프 연구를 비롯하여 근대비평사의 틀을 마련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현대문학≫(1962. 8)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하여 비평 활동을 시작한다. 1968년 서울대 교양과정부 전임강사로 임용되고 1975년에는 인문대 국어국문학과로 전임한 이래 2001년까지 33년 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 근대문학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은 서울대 최고 인기 강좌 가운데 하나였다. 1970년 하버드 옌칭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도쿄대학에 유학한다. 또 한 번의 일본 유학은 1980년으로서 이번에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이 후원했고, 주된 목적은 이광수와 관련된 자료 조사였다. 1974년 ‘유신 헌법 개헌을 위한 문학인 61인 선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보안사에서 도쿄 유학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는다. 1976년 ≪한국 근대 문예비평사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신제 1호)를 취득한다. 이후 문학사, 문학 사상사, 작가론, 예술론, 비평 등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 한국 현대문학사의 기틀을 닦았으며 또한 비평 활동을 통해 당대의 문학 현장에도 참여했다. 2001년 정년퇴임과 더불어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선정되었다.

책 속에서

021p_우리의 양복 차림은 어색하다. 어색하긴 하지만 양복을 입고 있다는 것, 즐겨 입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어색한 유럽인이다. 어느덧 우리들은 어색한 그대로 유럽인이었다. 유럽인이 되고 나서야 동양에의 회귀를 생각하게 되었다. 유럽에선 찾을수 없는 보물이 동양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공자와 장자, 사마천을 그 본연의 가치로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가 유럽인이 되어야 했다는 사실엔 애달픈 진실이 있다.

048p_여행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로마네스크하게 물든다. 윤리적 결벽감, 도덕적인 자제력이 다소 이완되기 마련이다. 켈리도 그런 기분이었는지 모른다. 동양의 남자가 백인의 여자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그만큼 백인 여자도 동양 남자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것일까. 그런데 그 호기심이 본고장에 있을 땐 행동으로 발현되지 않고 꺼져버리는 것인데 결벽성과 자제력이 이완되는 여로에선 거리낌 없이 호기심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는 것이다.

094p_끊임없이 학생데모가 있었다. 반체제 운동이 있었다. 가차 없는 탄압이 있었다. 형무소는 반체제 인사들로 만원이 되었다. 이러한 사태가 거듭되어 이윽고 부마사태가 발생하고, 그 사태의 연장선상에서 박정의 대통령은 충실한 부하라고 믿고 중앙정보부장이란 대임을 맡긴 김재규에 의해 살해되었다. 결국 술수를 다해 그는 자기의 묘혈을 판 꼴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 사건의 후유증으로 정국은 혼미하고 광주사태 같은 참담한 비극이 터지고 말았다.
그것을 나는 로마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왜 나는 로마에 와 있는 것인가.

목차

목차
1. 호사스런 폐허의 매력
2. 문학의 절실성
3. 로마의 휴일
4. 어쩌다 그렇게 된 걸까요
작품 해설_송희복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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