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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1931855 / 256쪽 138 x 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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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나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 말게. 나쁜 마음은 누구든 가지고 있는 법이니.
그저 우리는 항상 그런 마음을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담아 두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살아갈 따름이지.”


한 하급 무사가 전당포에서 우연히 손에 넣게 된 검. 놀랍게도 이 검은, 매일 밤 자정이 되면 배 속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소리로 우오오 하고 울부짖어 댔다. 결국 무사는 로쿠조에게 검을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로쿠조의 집에 도착한 검은 그날 밤도 웅웅 울어댔다. 그러나 오하쓰에게는 검의 목소리가 신음이나 울음소리가 아니라 명확한 말로 들렸다.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거든, 고사키 마을에 가서 사카우치 고타로에게 내 말을 전해 다오. 호랑이가 날뛰고 있다, 호랑이가 날뛰고 있다고.’
한편, 로쿠조는 괴이한 사건을 맡게 된다. 일가족이 참살된 끔찍한 사건으로, 정황상 가장이 가족을 모두 죽이고 본인도 자살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살인에 사용된 날붙이로 추정되는 물건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만한 동기도 전혀 없다.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마는데…….


미야베 미유키 에도 시대 소설의 출발점!
제12회 역사학문상 수상작


『말하는 검』에는 미야베 미유키가 데뷔하기 전에 집필한 시대물 단편 네 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 「말하는 검」에는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의 주인공, 신비한 힘을 가진 오하쓰가 등장한다. 함께 실린 「길 잃은 비둘기」 역시 같은 시리즈의 연작으로, 「길 잃은 비둘기」에서는 오하쓰에게 처음으로 기이한 능력이 나타나는 순간을, 「말하는 검」에서는 오하쓰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의 힘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사건을 다룬다. 두 편 모두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의 전신이 된 작품이며, 두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요소도 들어가 있다. 그 외에 에도판 묻지 마 살인을 다룬 「가마이타치」, 6년에 걸친 사기극 「섣달의 손님」 등이 있다.
저자 미야베 미유키는 이 단편집에 대해, 특별히 작가의 말을 쓰게 해 달라고 요청했을 만큼 애착이 가는 초기 작품들을 모아 놓았다고 말한다. 또한 연작으로 이어지는 작품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에 관계 없이 초기 작품들을 한 단편집으로 묶어 달라고 직접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는 미야베 미유키가 작가로서 소설에서 추구해 온 바가 무엇인지와도 연결되어 있다. 과거에도 사람들은 먹고 자고 이웃과 어울리고 상처 입고 상처 입히고 때로는 누군가를 해치거나 도우면서 살았다. 지금 우리도 그때와 다름없이 남들과 어울려 살고 그 과정에서 상처 입고 상처를 주며 남을 해치기도 하고 남에게 치유받기도 하면서 살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환경이 바뀌었을 뿐, 인간의 본질은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그런 인간의 본질을 소설에 담아내면서, 예전에도 사람은 추하면서 아름다웠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가 데뷔하기 전에 집필한 작품들이 실린 이 단편집이야말로, 미야베 미유키가 지금까지 20년이 넘게 글을 써 오면서도 그동안 한결같은 주제를 선택해 왔음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그 긴 시간 동안 작가는 인간의 추함과 아름다움을 한결같이 그려 온 것이다.
이것이,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소설이 어려워 보이는 역사상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다. 작가가 그리는 역사 속의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과 그리 다를 바 없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또한 천 년 전에도, 백 년 전에도, 그리고 바로 오늘도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서로 미워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그리하여,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속에 펼쳐진 에도에서 지금 우리 삶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기타가미 지로는 ‘미야베 미유키는 현재까지의 소설이 끝난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고 했다. 즉, 미스터리의 명제인 ‘수수께끼’가 해결되고 난 후 그대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나올까. 그것은 미야베 미유키가 사건의 진상을 ‘아는’ 것이 아니라 ‘알게 되고 마는’ 것의 안타까움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종종, 수수께끼가 먼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알게 됨으로써 수수께끼, 그리고 그것을 낳는 악의의 존재에 눈뜨는 구성이 보인다. 주인공이 인간의 악의를 알게 되고 그것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구도는, 미스터리라는 문자 형식이 일상의 그림자에 은폐되어 있는 악의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고 고발하는 존재인 이상,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야베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본래 그러한 악의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소년소녀-심지어 가정에 어떤 형태로든 결원이 있는 모습으로 설정하는 일이 잦다.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누군가를 잃고 그 때문에 ‘악의’를 알게 되어 버린 주인공이 어른에게 이끌려, 혹은 약간의 도움을 받으며 인간의 세상, 그리고 자기 자신의 안에도 있는 악의와 대결한다-미야베 미유키가 말하는 것은 이런 이야기이다. 사건이 주인공에게 방관자가 되려는 것을 용서하지 않으며 선택을 강요하듯이, 독자인 우리들도 또한 거기에 딸린 문제를 자기 자신의 것으로서 마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야베 미유키는 아무리 잔혹한 이야기라 해도 그것을 내팽개치지 않고, 최후에 구원을 준비해 두는 것이다. 이는 소위 말하는 무른 심성이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 애잔함을 일부러 받아들인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믿으며 살아가고 싶다고 기원하는 절실한 ‘소망’이라 할 수 있다.
- 사사가와 요시하루 (문예평론가)

저자 소개

1960년생, 도쿄 고토 구에서 태어났다. 1987년에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쓴 단편 〈우리 이웃의 범죄〉로 올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1989년 일본추리서스펜스 대상을 수상한 《마술은 속삭인다》를 비롯해 1992년《화차》(야마모토 슈고로 상), 1997년《가모우 저택사건》(일본 SF 대상), 《이유》로 1999년 제120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SF, 판타지, 시대극을 넘나드는 뛰어난 필력으로 독자들을 압도하는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이다. 《용은 잠들다》는 1992년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에 랭크된 화제작으로, 초자연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여 인간의 욕망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소년과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가 실종사고를 통해 얽혀진 뒤 맞닥뜨리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 소설이다. 당시 사회적 모순과 병폐를 소설의 배경으로 끌어들여 인간의 선과 악을 나누는 문제로 심화시켰다. 날카롭지만 따뜻함을 유지하는 시선이 작가 특유의 필치와 어우러져 수년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표작 중 하나이다. 《모방범》(2001)으로 마이니치출판대상 특별상과 제5회 시바료타로상, 제52회 예술선장 문부과학대신상을 동시 수상했다. 계속해서 《이름 없는 독》(2006)으로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추리소설, 시대소설, 게임소설, 미스터리, SF, 호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치며 평단의 찬사와 함께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벚꽃 다시 벚꽃》《금빛 눈의 고양이》《안주》《낙원》《희망장》 등이 있고, 2012년 국내에서 영화화된 《화차》 외에도 《대답은 필요 없어》《스나크사냥》《크로스파이어》《모방범》《이유》《고구레 사진관》《솔로몬의 위증》 등 다수의 작품이 영화화되거나 드라마화되었다.

책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란.”
부교는 커다란 손으로 원을 그리며 말했다.
“하나로 통일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섬세한 세공품처럼 복잡하게 얽히고설켰단다. 그리고 평소에는 누구나 그 겉면만 쓰고 있지. 내 말뜻을 알겠느냐?”
“네.”
오하쓰는 다소곳하게 대답했다.
“그러다 어떤 계기를 통해 복잡한 안쪽으로도 사물을 보게 된단다. 그건 혹독한 수행을 쌓은 결과일 수도 있지만, 순전히 우연일 수도 있지. 그런 자들은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게 돼.”
- p. 65~66, 「길 잃은 비둘기」 중


“음…… 살인 음락淫楽일지도 모르겠다.”
“살인 음락이요?”
“그래. 화란(네덜란드) 의서에 나오는 마음의 병인데, 사람을 해치며 쾌락을 느끼는 병을 말한다더구나.”
“병이에요?”
“그래.”
“하지만 그런 사람은,”
오요는 조심스레 물었다.
“겉으로는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죠?”
“그렇지. 겉모습만 봐서는 모르지.”
오요는 입을 다물었다.
- p. 123


이 검은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혹은 잊어버린 나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이네. 그래서 함부로 세상에 나오면 안 되지. 나는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 말게. 나쁜 마음은 누구든 가지고 있는 법이니. 그저 우리는 항상 그런 마음을 저도 모르게 마음속에 담아 두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살아갈 따름이지. 이 검은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네……. 우리 어르신께서는 그 사실을 간파하시고 세상에 해가 되는 이 검을 봉인하라 명하셨지. 이 일을 절대로 발설해선 안 되네. 이 검에는 한 번 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해괴한 힘이 있으니…….
- p.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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