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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 창비시선 284

시리즈 : 창비시선 [454]

신경림 저 | 창비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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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삶의 사막에 떨어지는 눈물처럼 우리 내면을 따스하게 적셔주는 신경림 시인의 6년 만의 신작시집. 길떠남을 통해 삶과 죽음을 애잔하고 감동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자연스러운 어법과 비유로 독자를 시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힘이 놀랍다. 읽으면 읽을수록 52년 시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이 시집은 시적 사유가 얼마나 깊어지고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인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필요한 삶의 태도를 알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펼쳐보아야 하는 시집이다. 갈수록 메말라가는 시대에 낙타를 타고 떠나는 시인의 목소리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저자 소개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영문과에서 수학했으며 1955년 '문학예술'에 시 「갈대」「묘비」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다. 만해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민족문학작가회 이사장이며 시집으로는 <농무>, <새재>, <남한강> 등이 있다.


저서 


《농무》, 《길》, 《달넘세》, 《새재》, 《쓰러진자의 꿈》, 《가난한 사랑 노래》, 《뿔》,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갈대》,  《2013 내가 뽑은 나의 시》,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최후로 생각할 것을 생각하는 문학》,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못남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꼬부랑 할머니가》, 《목계장터》, 《시인을 찾아서 2》, 《시인을 찾아서 1》,《신경림 시 전집》, 《인터뷰》, 《우리들의 북》, 《한국전래동요집 1》, 《민요기행 1》, 《민요기행 2》, 《아기 다람쥐의 모험》, 《사진관집 이층》

책 속에서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보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먹다 남은 배낭 속 반병의 술까지도


에머랄드 깔린 대로는 아닐 거야,
장미로 덮인 꽃길도 아니겠지,
진탕도 있고 먼지도 이는 길을
이 세상에서처럼 터덜터덜 걸어가겠지,
두런두런 사람들 지껄이는 소리 들리고
굴비 굽는 비릿한 냄새 풍기는 골목을,
잊었을 거야 이 세상에서의 일은,
먹다 남은 배낭 속 반 병의 술까지도,
무언가 조금은 슬픈 생각에 잠겨서,
또 조금은 즐거운 생각에 잠겨서,
조금은 지쳐서 이 세상에서처럼.

목차

제1부
낙타
이역(異域)
허공
고목을 보며
나의 신발이
즐거운 나의 집
어쩌다 꿈에 보는
버리고 싶은 유산
새벽이슬에 떠는 그 꽃들
폐도(廢都)
나와 세상 사이에는
눈
먹다 남은 배낭 속 반병의 술까지도
귀로(歸路)에

제2부
그 집이 아름답다
숨어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눈발이 날리는 세모에
아름다운 저 두 손
그녀의 삶
너무 오래된 교실
매화를 찾아서

제3부
공룡, 호모사피엔스, 그리고…
아, 막달라 마리아조차!
용서
하느님은 알지만 빨리 말하시지 않는다
Cogito, ergo sum
그분은 저 높은 데서
이슬에 대하여
동시 칠수(童詩七首) ㅡ 아기 노루•소리•추운 별• 꼬부랑 할머니가•우리 아기 깰라•쿨쿨•겨울잠

제4부
인샬라
카파도키아의 호자
코니아의 동전
따듯한 손, 할머니의
유폐
유경소요(柳京逍遙)
유송도(游松都)
나마스테
하산음(下山吟)
포카라, 번다, 마차푸차레
히말라야의 순이

제5부
누군가 보고 있었을까, 아내의 맨발을
차이니즈 레스토랑
팔레스타인 해방 만세!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꼽았다는
미국기행
세계화는 나를 가난하게 만들고
보르도에서 만난 부처님
사막 건너기
초원의 별
어깨
조랑말

산문│나는 왜 시를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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