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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전

2012년 8월 9일 오늘의 책

청소년 사전

조재연 | 마음의숲 | 2012.03

분류 : 가정/생활/요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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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 아이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틀린 부모다. 《청소년 사전 : 부모와 아이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쓴다》는 아이가 무섭다는 사람들, 아이가 외계인 같다는 사람들을 위한 ‘우리 아이 이해서’이다.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바로 그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 아이들의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우리 어렸을 때”를 말하며 ‘요즘 아이들’의 잔인함과 무서움을 토로하는 이들에게 그 아이들이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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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분명히 같은 단어를 말하고 있는데도 듣는 이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다. 살면서 간혹 겪는 이 같은 일이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듯하다. 이런 느낌이 든 건 내 주변의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고부터다. 가까이로는 조카에서 시작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처음 만났던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도 이제 거의 다 중학생이 된 지금, 말이 흡수되지 않고 반사되어 튕기는 것은 물론이고 날카롭게 깎여 찌르는 일도 다반사다.

 

어떻게 동일한 표기와 발음을 갖는 단어가 다른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으나 확실히 기성세대와 청소년 사이에는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세대의 대립을 단순히 한 때의 일로 치부하기엔 요즘 청소년들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적인 문제가 너무 크다. 마냥 지켜보는 게 능사는 아닌 것이다.

 

누군가 아이들에게 쏟는 정성을 옥토 밭에 물주는 걸로 생각하지 말고 자갈밭에 물을 붓는다 생각하라고 했다. 딱 맞는 말이라고 공감했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끝도 없이 주는데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자신들을 향한 귀한 인내와 말을 쓰레기처럼 취급하는 아이들을 참아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는 지인의 고뇌였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며 조금의 도움밖에 주지 못하는 나 역시 수시로 느꼈던 바다. 그리고 이럴 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변화할까, 아니 변화가 가능하긴 한 걸까 회의에 빠진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아이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고, 더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는 걸 보아왔던 수년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시 끌어안기를 셀 수 없이 반복해왔다.

 

아이 편에 서서 생각해보면 아픔과 성냄, 외로움과 동경 등의 마음이 백분 이해된다. 큰 소리로 욕하고 싶겠지,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 곳을 집이라 여기고 싶지 않겠지, 늘 바쁜 부모에게 관심 받고 싶겠지. 그리고 지금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얘기하고 싶겠지. 그래서 아이들은 자신을 모르는 이에게, 아무런 편견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답답함을, 외로움을, 화남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가 보다.

 

이 같은 아이들의 마음이 수천 통의 편지로 조재연 신부가 운영하는 ‘고길동 상담실’에 배달된다. 조재연 신부는 일찍이 아이들이 잘 아는 이에게는 고민을 털어놓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고길동의 이름을 빌려 상담실을 만들었다. 이곳을 통해 아이들이 생생하게 겪고 있는 이야기는 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이에게 전달되고, 이  이야기들이 《청소년 사전》에 담겨 나왔다.

 

 

 

가난과 폭력, 무관심, 우울, 과다경쟁과 비교, 왕따 등 살면서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것들이 무수히 아이들을 아프게 하고 분노하게 한다. 이에 대해 깊이 개입하지 못하더라도 잘 들었노라고, 참 아팠겠다고, 잘 참았노라고 다독이며 말해주는 이가 있어 아이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였을 것이다.

 

현재 청소년 문제는 워낙 보편화 돼 있기 때문에, 그 근본적인 원인이 기성세대의 사고와 행동에 있다는 사실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무엇이 싫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꿈이나 희망이 없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열렸던 마음마저 닫히는 경험을 수도 없이 하게 된다. 또한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국가가 미래의 기둥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아 보여도 사실상은 통합되지 않고 산발적인 움직임만 있으니 참 안타깝다.

 

오늘도 이 책을 읽으며 센터의 아이들을 생각했다. 여태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워낙 짧고 제한적이어서 깊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 이 아이들도 풀어놓고 싶은 답답한 이야기가 가슴에 쌓여 있겠지, 하지만 지치지 않고 들어주며 호응해주고 지지해주는 이가 없어서 포기하고 살았겠지, 하고 생각하니 또 다시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나와서 토닥거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온몸으로 나타내는 그 순간순간에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나와 다른 의미로 말하는 동일한 단어에서 단 한번이라도 아이의 마음을 읽고 다독일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얼~쑤’ 님은?
사람도 이름도 너무 심심해서 스스로 재미있고 신명나게 살자고 다짐하는 의미에서 닉네임을 얼~쑤로 지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삶이 예전보다 더 즐겁고 활기로 가득해졌고요.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저를 떠올릴 때면 늘 책과 함께 하는 모습이었다고 할 만큼 책을 좋아하는데,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더 폭넓은 독서를 하게 되었고, 아이가 자라면서는 아이보다 한 단계 앞선 책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동화책과 더불어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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