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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빵파랑

2011년 8월 8일 오늘의 책

옥수수빵파랑

이우일 | 마음산책 | 2009.07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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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우일의 변신, 직접 쓰고 그렸다! 자유분방한 상상력, 재기발랄한 그림으로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만화가 이우일이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를 행복하게 하는 55가지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마이 페이버릿 싱스(My Favorite Things)’라는 부제가 붙은 신작 『옥수수빵파랑』이 그것이다. 캐릭터가 살아 있는 만화를 통해 사회적 고정관념을 비틀고, 기발한 일러스트를 통해 다른 작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표현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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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좋아하세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을 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묻는다.
“무엇을 좋아하세요?” (책머리에)

 

학교 다닐 적의 새 학기 첫날을 떠올려 본다. 낯선 교실,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친구들(아직은 친구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그냥 같은 나이의, 같은 반 아이들), 왠지 무서울 것만 같은 담임선생님. 이 어색천만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려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나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친구의 소지품을 살펴보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림짐작해서 그걸 미끼로 대화의 물꼬를 텄던 것 같다. 그러니까 이런 식인 것이다.

 

친구의 가방에 아이돌 가수의 얼굴이 조그맣게 붙은 배지가 달려 있다.
나: 어? 너 이 가수 좋아해? 나도 좋아하는데.
친구: 진짜? 나도 완전 좋아해. 너 0000 그 노래도 알아?
나: 당연하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랜데.
친구: 와~ 완전 반갑다!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금세 마음의 벽을 허문다. 사회에 나와서도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는 금방, 더 쉽게 친해진다. 무덤덤했던 사이의 사람과 어느 날 좋아하는 것이 같은 걸 발견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순식간에 친밀해지게 된다. 좋아하는 것의 항목이 많이 겹칠수록 관계와 대화는 풍성해진다. ‘옥수수빵파랑’의 책머리에서 이우일은 이렇게 말했다. '좋아하는 것들, 취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전부를 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대화는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적어도 대화를 시작하게 되고, 나아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옥수수빵파랑>은 만화가 이우일이 부르는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노래다. 그가 좋아하는 것들에는 고양이 카프카의 입술 한쪽을 깨물고 있는 묘한 표정, 포스트잇, 조악한 멕시코산 프로레슬링 장난감, 몸을 비비 꼬게 만드는 마음에 드는 수첩, FM 라디오의 클래식 프로그램, 무언가가 들어 있는 소포 상자, 딸 은서가 그린 영화 그림 등이 있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슷해서일까?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는데 그걸 보고 있는 내가 기분이 좋아진다. 그를 잘 모르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곧 나와 닮아 있는 것이라서 좋아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은 어딘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 오랜 시간 나와 만나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모두 하나 이상 좋아하는 것이 같다. 그러니까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무엇을 좋아하세요?” 일 것이다.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들으면서 동시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 안에서 같은 것을 찾게 되면, 저만치 떨어져 있던 마음의 거리를 좁히게 되고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보자.
종이에 연필로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보자.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노래를 부르자.
그렇게 하면 틀림없이 행복해질 테니까. (책머리에)

 

더위와 피로로 짜증이 마음에 덕지덕지 붙은 날, 사소한 것들에 자꾸만 분노가 치미는 날, 아무것도 날 위로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날, <옥수수빵파랑>을 펼쳐본다. 그리고 새하얀 종이를 한 장 꺼내 좋아하는 것들을 써 내려가 본다. 나는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소박한 깨달음에 머리 위로 드리워진 검은 먹구름이 몽실몽실한 하얀 구름으로 바뀔 것이다.

 

-컨텐츠팀 에디터 료(fololy@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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