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7일 오늘의 책
강세형 | 수오서재 | 2020.07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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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나를 외롭게 하는 말이 있었다. “나도 그래. 누구나 다 그래.” _본문 중에서 공감의 작가 강세형, 3년 만의 신작 에세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어제는 조금 우울했지만 오늘은 또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를 보내는 당신에게, 강세형 작가의 위로가 도착했다. 바로, ‘희한한’ 위로. 나이를 먹을수록, 삶을 겪을수록 ‘다 잘될 거야’라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음을, ‘위...
■ 읽기 전에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등의 작가 강세형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에세이다. 이전에 분명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를 읽은 것 같은데 블로그에서 리뷰를 찾을 수가 없다. 서점에서 간단히 읽은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작가의 이름을 보고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라디오 작가, 방송작가로 활동 중인데 정작 나는 저자가 활동한 프로그램을 본 적은 없다. 아니, 원래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으므로 본 작품을 손꼽는 게 더 힘들겠지만, 그런데도 왜 이리 저자의 이름이 익숙한지. 분명 이전의 책을 읽으면서 위로받았던 게 아닐까, 하고 짐작할 뿐이다. 여하튼 작가의 책을 읽었다는 느낌만 있을 뿐 무슨 내용인지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익숙하다니, 참 희한한 일이다.
■ 읽고 나서
남들보다 몸이 약해서 쉽게 입이 헐고 아팠던 저자는 어느 날 병원에서 베체트병 유전 인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픈 것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현실에 절망할 법도 한데 오히려 저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열심히 살아왔지만 이유 모를 아픔에 고통스러워하고 고민하고 괴로웠던 것들이 사실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기뻐한다. 가끔 내가 열심히 살았는데, 나름 이유를 갖고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이유 없이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오면 자괴감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 이유를 알고 비로소 자괴감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었다. ‘조금’이라고 표현한 것은 베체트병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지 모를 때의 상처가 아직도 고스란히 그녀에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긴 오랫동안 병과 고통을 자신의 탓으로 하고 살아온 사람이 순식간에 바뀔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이 책은 생각보다 내용이 조금 무거운 편이다. 저자의 고통과 슬픔, 상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이를 극복하고,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 치유, 힐링의 과정도 고스란히 담겨 있긴 하지만 쉽게 휙휙 책장을 넘기기에는 무척 힘든 책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제목처럼 확실히 위로로 다가왔다. 왜 ‘희한한’이 붙었을까? 제목에 주목하면서 읽다 보니 힐링 에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저자의 상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고, 치유되어 가는 과정도 담담하지만 꽤나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저자는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 이게 무슨 위로야?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땐 위로를 받기보다는 내가 저자에게 미안한 기분까지 들었다.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 베체트병 유전인자를 갖고 있단 이야기를 봤을 때도 아, 쉽게 타인을 재단하지 말아야지, 어쭙잖은 위로를 해선 안 되겠구나, 다양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 그래서 ‘희한한’을 붙였구나.” 위로해주지만 어쭙잖게 다가오는 위로가 아니라 저자의 상처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고 그 과정에서의 행복, 치유에 대한 감각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저자와 나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 저자와 내 상황과 처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저자에 대해 이런 감정을 갖는 것조차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건 아닐까? 그리고 나는 오히려 그 간극에서 위로를 받았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지만 분명히 앞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가끔 무너지고 힘들고 상처받더라도 마냥 주저앉지 않는 사람들. 때론 주변인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혹은 스스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축되고 힘들기 짝이 없는 삶을 사는 그들을 토닥여주었다. 타인을 위로하거나 위로받기보다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나 스스로를 온전히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을 좀 더 명확히 바라보고 평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희한한 위로』에 담긴 저자의 인생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서 오히려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삶, 전혀 같을 수 없는 인생의 상처, 거기서 조금 떨어진 채 저자의 인생을 바라보면서 그의 삶을 통해 내가 위로를 받았다. 참, 희한한 위로가 아닐 수 없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yeliny89'님은?
7월 5주 주간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