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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티볼리의 고백

2008년 11월 7일 오늘의 책

막스 티볼리의 고백

앤드루 숀 그리어 | 시공사 | 2008.03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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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막스 티볼리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통해 되묻는 시간, 외모와 실제, 그리고 영원불멸한 사랑의 본질 2004년에 출간되어 전미 최고의 작가들과 비평가들에게 절찬을 받은 《막스 티볼리의 고백》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주인공 막스 티볼리가 70살 노인의 외모로 태어나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진다는 기발한 설정 자체에 있다. 독특한 신체 변형을 소재로 한 버지니아 울프의 《올란도》,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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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한 여자에 대한 지독한 사랑 이야기


최근 서평 평점에 일관성을 잃어가고 있다. 비록 프로는 아니지만 아마추어 독자로서 읽은 책에 대한 호오를 기준화하여 별점을 매기는 것은 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다. 보통 범작은 세 개, 수작은 네 개, 걸작은 다섯 개를 부여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주관이다. 나름대로 짜다고 생각하는 내 별점은 최근 공정성과 균형성을 잃어 일관되지 못한 그래프를 그려왔다. 그러던 터에 앤드루 숀 그리어의 『막스 티볼리의 고백』을 만났다. 이 한 권의 감동적인 소설은 최근 일관성을 잃던 내 별점을 다시 한 번 신중하게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여태까지 읽었던 수많은 책들의 별점을 하향평준화시키며 내 가슴의 설계도를 바꿔버렸다.

표지에 그려진 어린아이의 비주얼이 예사롭지 않다. 눈빛이 자못 강렬하다. 어린아이지만 결코 어린아이가 아닌 사람의 눈빛. 과연 저 눈빛은 무엇을 담고 있을까. 전면을 응시하고 있는 표지 속 아이의 눈빛은 장장 400페이지가 넘는 장대한 서사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모든 외면적 뒤바뀜 속에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았던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의 내면적 고독을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동시에 이 한 권의 소설이 어떤 감동을 선사할 지 암시하는 이미지 메타포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은 한 남자의 고백 이야기다. 평생을 사랑했던 한 여인에 대한 강렬한 사랑의 고백이자, 그 여인이 몰랐던 자신의 비밀에 대한 고백의 메시지이다. 소설 속 화자인 막스 티볼리는 일흔 살의 외모로 태어나 나이를 먹을수록 어려지는 운명을 타고난 비운의 인물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만나 죽을 때까지 사랑했던 여인 앨리스와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새미에게 편지로써 자신의 고백을 남긴다. 이야기의 뒷부분, 막스가 자신의 연인이었는지 모르는 앨리스와 아버지인지 모르는 새미의 모습을 목도하면서 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 담담히 고백하는 모습은 비극이면서도 행복이 존재하는 처절한 비극이다.

이야기는 총 4부로 가름된다. 각 부가 끝날 때마다 막스는 앨리스와의 이별을 겪는다.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만났다가 헤어지는 사이클이 반복된다. 이러한 막스와 앨리스의 굴곡진 사랑은 막스의 외모와 정신 수준이 일치하는 30대 중반에 이르러 결혼으로까지 이어진다. 죽도록 사랑한 여인과 결혼하여 매일 함께 지낼 수 있었던 막스는 얼마나 기적 같은 행복을 누렸을까. 하지만 그 행복도 몇 년을 유지하지 못한 채 앨리스가 다른 남자에게 떠나면서 또다시 비극의 곡선으로 바뀐다.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어린아이의 몸으로 평생지기 친구 휴이와 함께 앨리스와 새미 앞에 나타나는 막스. 그리고 이어지는 뒷부분의 가슴 아픈 비극적 이야기는 지독하기 그지없는 한 남자의 사랑의 테마이기에 읽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소설 속에는 앨리스에 대한 막스의 굵직한 사랑의 방향성 외에도 두 가지 사랑의 방향이 함께 존재한다. 평생지기 친구로서 막스에 대한 우정과 의리를 끝내 완성했던 휴이의 막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앨리스의 첫사랑으로 매우 희미하게 서사 속에서 꿈틀거리는 휴이에 대한 앨리스의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친구 막스를 향한 휴이의 사랑은 일생토록 흔들림 없이 이어지다 마지막 자신의 죽음으로써 집대성된다. 마지막 휴이의 자살은 친구 막스가 앨리스와 새미 곁에서 일생의 말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희생의 통로가 되었다는 점에서 웅숭깊은 사랑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육체적 외모가 거꾸로 흘러가는 어리둥절한 소재를 갖고 이토록 가슴 저린 서사를 완성시킨 작가의 연금술이 인상 깊다. 작가는 선연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랑의 본질은 시간의 구속성 위에 있는 상위 가치라는 것을. 세세하게 짜인 시간의 체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구속됨은 인간 ‘스스로’ 그렇게 되어진 것이다. 인간을 제외한 그 어떤 존재도 시간의 흐름을 구분 짓는 경계를 허락하지 않았다. 영원하면서도 도도하게 흐르는 시간의 움직임 속에서 과연 우리네 인간들의 인생은 어떻게 변하고 요동치고 있는 것일까. 이 소설의 웅숭깊은 사랑의 테마는 이같이 소중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져준다.

사랑엔 국경이 없다는 말이 있다. 흔히 범상치 않은 로맨스를 이뤄가는 연인에게 사용되는 문장이다. 하지만 이토록 사랑의 본질을 잘 드러낸 표현도 드물다. 진정한 사랑에는 국경은 물론 시간도 없고, 과학도 없으며, 논리와 이성도 없다. 사랑은 사랑 그 자체다. 사랑의 내면성은 그 어떤 외연적 요소들의 침입을 거부한다. 만약 사랑이라는 우주의 위대한 본질적 가치가 다른 비본질적 분자들에 의해 흐려졌다면 신은 결코 인간이 되지 않았을 것이며,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은 '모성애'라는 아가페적 현현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 그것은 사랑 그 자체로서 완전하다.

시간과 외모를 위시한 수많은 외연적 상황의 변화 속에서도 끝까지 한 여인을 바라보고 기다리며 갈증한 막스의 사랑이 심히 지독하다. 아주 색다른 이야기로 비극적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테마를 들려준 앤드루 숀 그리어의 작업에 내 머리는 잠시 정지했고, 내 가슴은 다른 설계도로 수정되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존 업다이크는 이 소설의 홍보문구에 매우 적확한 단어를 사용했다. 그것은 바로 ‘매혹’. 유려한 말솜씨와 화려한 문체로 전개되는 한 남자의 뒤틀린 인생 이야기 『막스 티볼리의 고백』. 이 소설은 심히 ‘매혹’적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다윗'님은?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는 서른 살의 직장인. 독서는 인간을 탐구하는 것이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네이버 북카페 '책을 좋아하는 사람'(http://cafe.naver.com/bookishman)에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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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1 ]

  • 다윗님, 매혹적인 소개 잘 읽었습니다. 표지에 대한 느낌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 설명까지, 끝까지 다 읽게 만드는 글이네요. 아 책, 읽어봐야겠습니다.[ 2008.11.07 10:37:07 ]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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