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7일 오늘의 책
전보라 | 답 | 2018.12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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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낭만을 아는 사람이 좋다” 타인의 연애를 수집하는 연애지상주의자의 연애 이야기 낭만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더 이상 쓰지 않는 고어처럼 낯설어진 시대. 많은 사람들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같은 건 사치라고 생각한다. 『낭만적 속물들』은 현실적인 것이 합리적인 것이 되고, 합리적인 것이 최고가 되어버린 ‘가성비 시대’에 연애를 논하는 건 쓸모없는 짓일 수도 있겠으나, 낭만을 잃고 싶지 ...
생각해보면 놀라운 현상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기껏해야 대여섯 개 신체 기관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경우의 수, 그러니까 ‘얼굴’이고 두 번째는 ‘사랑’이다. 비록 사견이나, 이 두 가지 현상만큼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경우도 찾기도 어렵겠다. 변주를 무한 거듭하며 우리 일상에 밀착해 있으니 말이다. 특히 길에서 수많은 연인을 마주하자면,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그 어떠한 정답도, 법칙도 없는 모호함 속에서 참 많은 이들이 각자의 사랑을 일구어내고 있다니. 우리의 일상에 진부하리만큼 만연한 것이 연애 감정이란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꽤 괜찮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한 편의 일기다. 작가 본인이 직접 밝혔듯, 지침서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깝다. 본인을 연애지상주의자라 소개하는 그녀가 전해 듣거나 직접 경험한 연애 이야기를 토대로, 사견이라 봄 직한 여러 이야기가 실렸다. 세상 모든 이들의 연애관을 이렇게 정리해둔다면 사람 만나는 데 좋은 매뉴얼이 될 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관적이고, 솔직했다. 그래서 이 책은 꽤 흥미롭다. 남과 견주는 것만큼 가성비 좋은 연애 상담도 없을 것이며, 놀랍지도 않지만 누구든 타인의 일상을 관조하는 데 퍽 즐거움을 느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진짜 흥미로운 것은 ‘낭만적 속물들’이란 제목이다. ‘낭만’과 ‘속물’이라니, 어딘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나는 이 제목이 연애의 실상을 고스란히 드러낸 표현이라 생각했다. 누구나 한 번쯤 낭만적 사랑을 꿈꾸지만, 사랑 앞에 ‘속물’이 되는 것도 어쩌면 보편적일 현상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마음의 길고 짧음을 대어보는 것도 그러하지만, 연애는 끝내 ‘나’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둘’에 방점을 찍으려는 ‘노력의 각축장’과도 같으니 말이다. 삶의 모든 순간을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살아가는, 그러나 연애와 맞닿아 있는 이들에게 ‘낭만’과 ‘속물’은 어색하게나마 함께해야 하는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8기 돌멩이'님은?
둥글되, 단단한. 고른 결의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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