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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쁘게 산다고 해결되진 않아

2018년 7월 6일 오늘의 책

사실 바쁘게 산다고 해결되진 않아

한중섭 | 책들의정원 | 2018.07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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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70퍼센트, “나는 개인시간을 포기한 타임푸어” 연간 2천 69시간에 달하는 평균 노동시간으로 OECD에서 두 번째로 오래 일하는 나라. 평일 여가가 3.1시간뿐이며 그마저도 대부분이 TV 시청으로 채워지는 나라. 고위직 임원에서 신입사원까지 과로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정확한 통계 하나 없는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다. ‘빨리빨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한국인의 일상은 언제나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다. 시간이 곧 돈으로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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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시간이 부족하다면

 

불평등은 농업혁명이 시작되고 문명이 형성된 이후, 참으로 오랜 시기에 걸쳐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강자와 약자, 지배자와 피지배자, 주인과 노예, 자본가와 노동자, 부자와 빈자 같은 대척된 계급 간, 자원을 소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간의 생활수준 차이는 극명하게 갈렸다. 그런데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평등한 양태의 빈곤이 있으니 바로 ‘시간 빈곤’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특히나 보통의 한국인은 ‘빨리 빨리’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시간 빈곤을 절실히 체감한다.

 

그런데 왜 과거보다 훨씬 부유하고 첨단 과학기술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여전히 시간이 없을까. 무한한 생산과 소비로 경제적 빈곤을 상당 부분 극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시간 빈곤은 그대로인가. 아니 오히려 심화된 것인가, 나의 고민은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쉬어가도 괜찮아”라는 어설픈 위로나 “바쁘게 열심히 살자”와 같은 산업화 시대의 도그마에서 벗어나, 최대한 이성적인 시각에서 바쁨이라는 현상에 대해서 파헤치고 싶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시간 빈곤은 사회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현상이라는 점이다. ‘바쁨’은 불과 수백 년에 걸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질병이고, 강제적인 속성을 지니며,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어 인간소외를 낳는다. “바쁘게 살아야 잘 산다”는 집단최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의 질은 반드시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바쁨을 주제로 한 인문사회 책을 출간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바쁨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이 책에 담으려 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문제의 현상과 원인을 명징하게 인식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해 보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지난 몇 세기 간, 인류는 시간의 초점을 과도하게 미래에 맞추며 전진했다. 미래를 위해 더 생산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며 우리는 점차 바쁨의 출력을 극대화했다. 바쁨의 기어가 맹렬히 돌아가는 사이, 우리는 기계처럼 변해가는 자신과, ‘너무 바빠서 상실한 것들’을 감당해야 했다. 과연 우리에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해서 바쁨이 심화됐는가? 아니다. 겨울이 오면 봄이 왔고,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떴다.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정했다. 다만, 우리의 정신이 바쁨에 강박적인 상태로 개조되었을 뿐.
- 본문 중에서

 

 

오늘의 책을 리뷰한 'jungma213'님은?
『애널리스트와 100억짜리 식사』, 『사실, 바쁘게 산다고 해결되진 않아』 저자.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 페이스북 채널 ‘21세기 살롱’을 운영하며 사람들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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