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6일 오늘의 책
올더스 헉슬리 | 소담 | 2019.10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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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어느 만큼이나 인간일까? 가족이라는 유대가 사라진 세계, 죽음까지도 익숙해지도록 길들이기 훈련을 받는 세상에서 인간은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적 가치,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자유마저 박탈당한다. 이곳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까지 다섯 계급으로 나뉘어, 인류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한다. 하나의 난자에서 수십 명의 일란성 쌍둥이들이 태어나...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은 얼마나 인간일까? 인간이라면 원하는 것은 자유가 아닐까. 그들이 지락으로 추구하는 것은 안정이다. 안정이란 변화가 없는 삶.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곧 퇴행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머리글_008)
멋진 신세계란 어떤 곳일까? 그곳은 인간이 부화되는 곳이다. 계급이 있으며, 아이들에게 책과 꽃을 혐오하는 조기교육을 하고, 끊임없이 소비를 조장하도록 세뇌한다. 다자연애를 추구하며, 어머니, 아버지, 가족이라는 단어를 혐오한다. 그리고 멋진 신세계를 완성해 주는 마약, ‘소마’가 있는 곳이다. 자신이 느끼는 불행의 정도에 따라 반 그램, 1그램, 2그램… 점점 늘려가며 복용할 수 있는 신비의 묘약 소마. “때맞춰 1그램을 먹으면 10배의 효과가 나는 셈이라고요.” 멋진 신세계에서 불행한 사람은 없다.
“난 차라리 나 자신 그대로 남아 있고 싶어요.” 그가 말했다. “불쾌하더라도 나 자신 그대로요. 아무리 즐겁더라도 남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최상위 계급인 버나드는 레니나와 함께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야만인이지만 문명 세계에 대해 알고 있는 존을 만나게 되고, 존은 그들에게 문명 세계의 사람이었던 자신의 어머니 린다를 소개한다. 레니나는 린다의 늙은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문명 세계의 사람들은 젊음을 유지하다가 소녀 같은 모습으로 죽기 때문에 린다의 뚱뚱한 몸, 주름은 그녀를 몸서리치게 만든다.
버나드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린다와 존을 문명 세계로 데려온다. 문명 세계의 사람들은 존을 “야만인 씨”라고 부르며 열광한다. 문명 세계의 사람들은 반드시 버나드를 통해 ‘야만인 씨’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버나드도 덩달아 스타가 된다. 린다는 문명 세계에서 소마를 처방받으며 침상에 누워만 있다가 결국 죽음을 맞는다. 병원 관계자는 아이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누워있는 방으로 아이들을 들여보낸다. 린다의 죽음에 인간의 존엄성 따위는 없었다. 존은 병상 근처에서 우글대는 아이들을 보며 구더기를 연상한다. 존은 린다가 소마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마를 배급받는 무리에 뛰어들어 소마를 버리면서 사람들을 향해 외친다.
“여러분은 노예로서 살아가는 신세가 좋습니까?” 그들이 병원으로 들어서자 야만인은 이런 말을 하는 중이었다. 그의 얼굴은 상기되고 눈은 열정과 분노로 번득였다. “여러분은 아기처럼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까? 그래요, 아기들. 질질 울고 토하면서 말이에요.” 야만인은 그들의 짐승 같은 우매함에 화가 치밀어서 자기가 구하러 온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욕설까지 퍼부으며 덧붙여 말했다. 모욕적인 그의 말은 거북의 등 껍데기처럼 굳어버린 그들의 우둔함에 부딪혀 튕겨 돌아왔고, 그들은 둔감하고 심술궂은 불만의 표정이 담긴 멍한 눈으로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래요, 게우면서 말이에요!” 그는 소리를 지르다시피 했다. 슬픔과 회한, 연민과 의무감 따위의 감정은 그의 주변에 모여 선 인간 이하의 괴물들에 대한 강력하고도 벅찬 증오 속으로 흡수되었다. “여러분은 자유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여러분은 인간성과 자유가 무엇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합니까?” (323쪽)
그는 신, 시, 진정한 위험, 죄를 원한다고 말하며, 결국 문명 세계를 떠난다. 『멋진 신세계』에서 존은 야만 세계에서 문명 세계로 넘어왔다가 다시 그곳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떠난다. 존은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다. 경계에 있다는 것은 ‘이쪽으로 넘어갈까 저쪽으로 넘어갈까’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립이 아니라 인식이며, 나만의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의미한다.
존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났지만, 안타까운 결말을 맞는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자유를 갈망한 인간이었다. 인간의 존엄성은 바로 자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친밀감이 소멸되고, 부화하는 인간으로 팽창하는 에덴의 ‘멋진 신세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천년 후의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는 언제나 과도기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지키는 방향이라고 믿는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nunmullei'님은?
11월 4주 주간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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