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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남자

2014년 11월 4일 오늘의 책

잠자는 남자

조르주 페렉 | 문학동네 | 2013.07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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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네가 눈을 감자마자, 잠의 모험이 시작된다.\" 조르주 페렉의 사회학적 자전소설 이인칭으로 절대고독의 \"너\"를 포착하다 조르주 페렉은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온갖 문학적 실험에 몸을 던진 보기 드문 집념의 작가다. 45세 기관지암으로 죽기 전까지 작품 활동을 펼친 기간은 15년 남짓이지만, 소설과 시, 희곡, 시나리오, 에세이, 미술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쓰기를 했다. 1965년 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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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다



요즘 조르주 페렉에 빠져서 밤이나 낮이나 페렉의 《잠자는 남자》를 읽고 있다. 곰곰 생각해보니 내게 그 매력의 출발점은 이인칭 소설이라는 데 있었다. 너=나, 라는 공식.

 

너는, 그 무엇도 네가 기대하지 않는, 저 축복받은 괄호 속에서, 약속으로 충만한 저 공백 안에서, 살아간다. 너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맑고, 투명하다. 너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의 연속과, 나날들의 연속과, 계절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 속에서, 너는 즐거움도 슬픔도 없이, 미래도 과거도 없이, 바로 그렇게, 단순하게, 확실하게, 층계참의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분홍색 플라스틱 대야에 담긴 여섯 개의 양말처럼, 한 마리 파리나 혹은 바보 멍텅구리처럼, 게으름뱅이처럼, 달팽이처럼, 어린아이나 늙은 노인처럼, 한 마리 쥐처럼, 살아간다. (《잠자는 남자》 본문 중에서)

 

《잠자는 남자》의 문장들은 마치 ‘나’를 보는 듯하다. 모호한 정신세계, 꿈인지 현실인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  삶에서 똑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하지 못하는 결론을 내리곤 한다.

 

페렉의 소설에서 '너'라는 인칭이 낯설지 않았다. 이인칭 소설 중에서도 '너'와 '당신'이라는 말은 다른 느낌을 준다. 최근에 읽은 책 폴 오스터의 《겨울일기》에서도 '당신'이라는 이인칭이 나왔다. 보다 앞서 내 머릿속에 강렬하게 떠오른 이인칭 소설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다. 그 소설에서 '너는', '네가', ‘너의 엄마는' 하며 말을 걸 때, 나는 너무 어색했다. 마치 '나'를 지목하는 듯 뜨끔뜨끔했다. 왜 그랬을까?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지은 죄가 있었던 걸까? 아마 그 지칭 때문에 책을 읽으며 더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두통은 너의 엄마를 갉아먹는 듯했다. 너의 엄마는 급속히 활달함과 생기를 잃고 누워 있는 일이 많아졌다. 몇 안 되는 즐거움이던 백 원짜리 화투치기에도 너의 엄마는 집중할 수가 없는 듯했다. 더불어 너의 엄마는 모든 일에 무감각해졌다. 한번은 행주를 삶기 위해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도 너의 엄마는 부엌 바닥에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했다. 빨래를 삶는 솥이 바짝 눋고 급기야는 행주가 타서 부엌이 연기에 잠기는데도 너의 엄마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연기가 치솟는 걸 보고 옆집 사람이 이상하게 여겨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집이 불타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마를 부탁해》 본문 중에서)

 

얼마 전에 읽었던 폴 오스터의 《겨울일기》. 같은 이인칭이라 하더라도 '당신'이라는 말이 어색하다.

 

당신이 어머니의 아들이라 해도 당신 역시 어머니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어머니에게는 너무 많은 빈틈, 너무 많은 침묵과 회피가 있었다. 그 오랜 세월을 이어 붙여 일관된 이야기로 만들어 내기에는 너무 많은 실 토막들이 사라졌다. 밖에서 어머니에 대해 떠들어 봤다 쓸데없는 일이다. 뭔가 얘기를 하려면 안에서, 당신의 안에서, 축적된 기억과 당신이 몸에 계속 지니고 다니는 인식들로부터 끌어내어야만 한다. 그것들은 그러다가 전혀 알 수 없는 이유로 당신이 곧 죽을 거라 확신하고 부엌 바닥에서 숨을 헐떡거리는 당신을 떠나 버렸다. (《겨울일기》 본문 중에서)

 

조르주 페렉의 소설을 계기로 여러 편의 이인칭 소설을 떠올려봤다.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는 ‘자신을 읽고 쓴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확실하게 보여줄 듯하다. ‘너=나‘라는 공식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갈지 궁금하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롤러코스터'님은?

꿈을 가지면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꼭 이루어진다고 믿어요. 책에서 찾은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즐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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