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31일 오늘의 책
황석영, 이재의, 전용호, 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창비 | 2017.05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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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자 완결판! “이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들은 세상을 바꾸어놓았다” - 황석영 32년 전의 '지하 베스트셀러', 이제 우리는 5·18을 떳떳하게 기억한다 전세계 자유와 정의의 투쟁에 영감을 준 5·18민주화운동의 용기와 진실 1985년 초판 출간 당시 5·18의 진실에 목말라하던 온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며 ‘지하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읽던 책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가 32...
지난 5월 18일은 대다수 국민의 깊은 애도와 함께 서른일곱 번째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엄숙하게 진행됐다. 1980년 10.26 사태 이후 군부의 재집권 야욕에 항거하며 광주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수많은 시민이 반독재 민주화를 외치다가 군부세력의 무차별적이고 잔혹한 폭력에 짓이겨진, 그때의 암울하고 어두웠던 날들은 우리 모두의 고통스러운 기억이기도 하다.
역사를 언급하면서 만약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당시 광주민주화운동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며, 또한 그동안 진행되어 온 무소불위의 독재 권력의 행태를 고려해보았을 때,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착되기까지 더 큰 희생이 요구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은 훗날 6월 항쟁으로 이어져 군사 독재가 소멸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고,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꽃을 피우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국제기구 유네스코는 그때의 기록물을 토대로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쳐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인권 향상의 계기,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을 인정하여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그런데 아직도 이를 부정하면서 과거 군부가 퍼트린 왜곡된 내용을 마치 사실인 양 받아들이고 심지어 이를 교묘하게 조장하는 등 역사의 사실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책은 당시 사건의 과정을 알리는 여러 기록물과 사진 자료, 관련자들의 증언을 수록하여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가 올바른 역사 인식과 함께 진실을 마주하고 민주주의 의식을 함양하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싶다.
이 책은 광주에서 민주화 항쟁이 발발하기 이전의 우리 정치사회의 분위기, 다시 말해 1970년대가 거의 끝나갈 무렵 유신독재 정권의 타도를 외치며 학생과 지식인집단으로 구성된 민주화 운동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배경으로부터, 광주에서의 본격적인 민주화 요구가 어떻게 촉발되어 확대 전개되었는지, 그 결과가 왜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크게 세 가지 단계로 구분지어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나 상상에 의한 허구를 배제하고, 실제 진실을 바탕으로 시간 배열에 따른 기록일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제삼자의 외부적인 시각에서 사건의 실체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책에는 독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들이 여러 곳에 나타나 있다.
먼저 당시 군부세력이 광주에서의 민중봉기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것을 막고 고립시키기 위한 작전의 일환으로 언론과 지역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봉쇄해왔다는 정황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또한 점점 불어나는 시위대로 인해 경찰병력으로의 진압이 어려워지자 군 수뇌부가 곧바로 특전사 군인들을 투입하여 무자비한 폭력으로 대응했고, 시민들의 저항이 한층 거세어지는 것을 우려하여 그들을 폭도로 매도하거나 북한이 개입했다는 유언비어를 고의로 퍼트려 내부분열을 조장해왔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 경악스럽게 여겨지는 것은, 최근 외국의 언론 기자가 미국 정보부의 기밀문서를 근거로 폭로했던 내용이다. 군부세력이 정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군대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미국 정부가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방조해왔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어서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이외에도 자위권 발동이라는 명목으로 진압군의 무차별적인 총격으로 무고한 사상자가 나타나면서 시민들이 무장할 수밖에 없었던 긴박한 순간과, 외롭고 힘든 투쟁을 지속해야했던 그들의 속내를 독자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광주항쟁 직후 사실관계에 따른 진실규명을 명확하게 다루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그러나 서슬이 시퍼렇던 군부권력은 광주항쟁이 여론화되어 대중들에게 알려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갖가지 이유를 들어 출판을 억제하였으며 집필자들은 물론이고 책을 유통한 관련자들에게까지도 탄압을 일삼았던 것은 이미 알려진 지 오래다.
그래서 독자들이 책을 읽기에 앞서 이 한 권의 도서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기까지 과정을 고려하면 좋을 듯하다. 국민이 탐독하면 안 되는 불온서적에 가까운 금서의 취급을 받으며 위기를 겪었다는 사실, 나아가서 이 책의 내용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넘어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인문학적 시각의 차원으로 인식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산업화를 거치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압축적인 형태로 빠르게 그 모습을 성장시켜왔다. 그 과정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항쟁의 정신은 우리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본보기가 되어 이어 가야 한다.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거행하는 것 같은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여 왔다. 일례로 국가보훈처가 식순과정에서 참석자들이 부르던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제창을 거부하여 의도적으로 폄훼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남겼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새 정부는 5.18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확고한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발포명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다행스럽다.
이 책은 5.18 민주화운동의 기록을 담아낸 최초의 역사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으로 말미암아 많은 독자가 그때의 항쟁과정에 대해 깊은 이해와 함께 깨어있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남았으면 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하늘혀기'님은?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하며, 책을 친구 삼고 함께 담소 나누며, 이를 기쁨으로 여기는 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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