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3일 오늘의 책
이지상 | 중앙북스 | 2010.03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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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해 오늘 머물고 내일 떠날 것처럼 살아라” 여행은 왜 그토록 나를 흔드는가, 여행의 힘으로 어떻게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습관처럼 말한다. “아, 여행가고 싶다.”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 마치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 가장 자유로워지는 방법이 여행인 것처럼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여행을 꿈꾼다. 떠나기 전에는 꿈꾸고 계획하는 시간으로 가슴 설레어 하고, 돌아와서는 카메라에 담아온 여행...
# 무엇이 여행을 꿈꾸게 하는가?
오늘이 어제 같다.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반복되어 다음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게 되는 순간,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지겨워진다. 현실에 대한 지겨움은 다른 곳에서 살고 싶다는 동경으로 변한다. 떠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마음은 여행을 꿈꾼다.
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지금 내 마음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행복을 만나기 어렵다. 떠나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들어 떠나는 이들이 있다. 자유라는 이름을 갈망하며, 저자는 20년 이상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 돌아와서도 안착하지 못하고, 마음은 늘 방황했다 이야기한다. '무엇이 나를 꿈꾸게 하고, 흔들리게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사회학자와 철학자들의 이론을 들추며 사색했다. 오랜 생각 끝에, 저자는 방랑과 방황, 노마드 적인 삶은 인간의 숙명이며, 흔들림은 근대화 된 효율과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는 근대화 사회에 대한 저항이라는 답을 얻는다.
독특한 책이다. 여행에 관한 정보보다, 떠나는 이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가득하다. 공간을 여행했던 저자는 자신의 삶의 시간을 여행한다. 자신의 행위와 존재의 의미 여행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는다. 세상의 흐름이 변화할 때, 제일 먼저 그 변화를 느끼며, 행동하는 이를 저자는 여행자라 정의한다. 시대의 흐름을 먼저 읽는 이를 여행자로 보는 시선이 좋았다.
# 여행지와 사람이 아닌,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통의 여행 에세이는 여행지와 그 곳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체험, 깨달음이 대부분이다. 자신만의 사유와 '여행'이라는 움직임을 화두로 독자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 독특했다. 인간이 생존하고 번영하는 과정에서 나온 도시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되, 한계를 인식하는 글이 기억에 남았다. 존재와 타자에 대한 열망과 생의 의미 등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여행의 경험담에 녹아있다. 여행이라는 행위가 삶의 도피처도 아니고, 낯선 이에게 공포감을 주는 장소도 아니라는 사실을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반복되는 삶이 싫어, 여행을 떠나더라도, 결국 반복되는 짐을 싸는 일에 매너리즘을 느끼게 된다는 글에 밑줄을 그었다. 제도에 정착하지 못한 이는 사회의 반역자가 되고, 그보다 더 힘든 이는 떠도는 일상이 권태에 빠져드는 일이며, 그때 방랑자들은 마약이나 섹스라는 무한에 빠지거나, 무한의 세계로 떠나는 수행을 하거나, 세상을 피해 은둔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때의 은둔은 정착이 아닌 방랑으로부터의 또 다른 이탈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무작정 여행이라는 그리움과 낭만이 떠오르는 단어에 빠져, 여행을 가볍게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진지하게 고민해서 떠나던지, 행복을 위해서,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떠나던지 여행은 떠나는 이의 마음을 변화하려는 시도이다. 여행지와 여행의 방법에 쏠려있던 관심이 떠나는 이유와 꿈꾸는 방향으로 방향을 바꿨다. 결국 마음이다. 여행도 삶도 모두 마음에서 시작한다. 마음 하나 잘 잡고 올바른 꿈을 꾼다면 언제나 자유로우리라. 우리가 꾸는 꿈이 바로 우리의 삶이라는 글을 읽었다. 살아가는 인생과 여행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본다.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여행이라는 이름에 매혹되기보다, 떠남과 지금의 현실을 내려놓기를 고민하는 이에게 보탬이 되는 책이다. 저자와 진지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고민거리의 답은 가까이에 있음을 알게 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비이님'은?
‘책 속에 엄한 스승과 두려운 벗이 있다. 읽는 사람이 진부한 말로 보아버리는 까닭에 마침내 건질 것이 없을 따름이다’ (정민,「영단」,『죽비소리』, 마음산책). 막힌 눈과 귀를 열기 위해, 책의 바다에서 열심히 물장구 치는 초보 독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