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9일 오늘의 책
이혜경 | 문학동네 | 2012.12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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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저마다 혼자 건너야 할 강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삭상, 이수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이혜경, 육 년 만의 신작 소설집 느리고 조용하게, 치밀하지만 따뜻하게 일상적 삶의? 한 면을, 누군가의 아픈 마음자리를 가만히 더듬어보는 작가 이혜경의 새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틈새』(창비, 2006) 이후 육 년 만의 작품집이다. 육 년 그리고 아홉 편의 단편, 워낙 과작(寡作)인 작가의 유독 더딘 ...
이별한 사람, 《너 없는 그 자리》를 읽으며 나에게 남은 인상이다. 누군가와 계속 헤어지고 그 빈자리를 느끼는 사람들, 그들이 가지는 감정은 가지각색이었다. 그러나 하나 같이 음습한 느낌이었다. 그 감정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느끼는 그대로일 것만 같았다. 남의 일 같지 않게 그들의 모습에 몰입하게 된 이유다. 단순히 사랑하다 이별한 것이 아니다. 이별해야만 하는 것들과 이별한 것이다. 어울릴 수 없는, 다가설 수 없는, 손을 대더라도 다시 내민 손을 끌어와야 하는 이별들이다. 그 앞에, 우리 삶이 던져져 있었다. 작가는 말한다.
“저마다 혼자 건너야 할 강이 있다. 살을 맞대고 동시에 오르가슴에 오를 때라도 머릿속에선 딴 사람을 끌어안고 있을 수도 있으니.” (54쪽)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건너야 할 강이 있다면, 그 강을 건너는 것도, 그 강을 그저 바라보는 것도 각자가 안고 가야할 몫일뿐이다. 그게 반전일지라도, 누군가를 향한 복수일지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것이, 표제작 〈너 없는 그 자리〉로부터 나머지 단편들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들려오는 작가의 목소리다. 다양한 사람들의 관계와 실패, 그럼에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그 속으로 나는 푹 빠져들었다.
이야기 안에서 우리는 배신하고 배신당하고, 관계를 잘라내고 이어가며, 숨고 쫓고, 상처 주고 상처 받고, 억울하고 쓸쓸한 삶을 이어간다. 그리하여 단편들 속 인생이 보여준 것은 딛고 넘어설 수 있는 것이 아닌, 딛고 넘어설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주인공들이 대처하는 자세였다. 결국 이들이 만난 결말은 마지막에 남겨진 것은 자신뿐이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 봐도 그 모든 것의 주체가 자신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으니 말이다. 살면서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것(삶)을 건너야 하는 것은 온전히 자기의 몫이다.
“말은 입 밖에 나오는 순간 새롭게 살아난다. 죽어가던 나무에 새잎이 돋게도 하고, 듣는 이의 가슴에 환한 꽃다발로 걸리게도 하고, 때로는 못으로 박혀 파상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39-40쪽)
단편 속의 주인공들에게 그것은 대부분 가족이었고, 연인이었고(또는 연인이라 생각했던), 친구이자 동료였다. 그들은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관계들이다. 때로는 잘라내고, 때로는 다시 붙이기도 하는. 이러한 관계들이 우리 삶에 침범하고 혹은 우리의 초대로 인해 삶 안에 진입한다. 그리고 그 관계들에 영향을 받아 우리의 삶이 때로 휘청대기도 한다.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인, 관계가 만들어내는 삶의 장면들, 그 시간을 온전히 자기의 위로만으로 건너야 하는 때가 있다.
관계로 인해 흔들리기도 여러 번이다. 그럴 때마다 감당하기 어렵고 버거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너 없는 그 자리’ 또한 묵묵히 걸어가야 할 삶의 순간임을 알게 되었다. 그 자체가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안심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캔맥주’님은?
책을 대하는 자세를 달리해야겠다고, 책 앞에서 게으름 피우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여전히 게으른 독서가이지만 책으로 위로받는 그 순간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오늘도 책을 펼쳐들고 있습니다. 책이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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