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8일 오늘의 책
쑬딴 | 잇콘 | 2020.02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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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는 그때보다 적어도 행복지수는 비교불가! 책, 사람, 술, 그리고 반려견 탄이가 있는 인생. 이제 그의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벌이가 시원찮아도, 손님이 드문드문 와도 괜찮다. 지금 이 삶에 만족하고, 앞으로의 삶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일이 무섭지 않다.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직서를 가슴 한켠에 품은 채 현관문을 나서는 직장인들이여. 회사 밖에도 다른 길은 있다는 것을 ...
‘직장인의 절반은 호프집을, 다른 절반은 북카페 차리는 꿈을 꾼다’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나올 때 들었던 말이다. 나는 잘 다니고 있던 대기업을 나왔다. 회사에서 한창 잘 팔리는 입사 3년 차였을 때다. ‘글 쓰는 일을 하다가 북카페를 차리고 싶다’가 퇴사 사유였다. 회사에 계신 분들은 모두 말렸고, 친구들은 멋있다고 했고, 부모님은 걱정하셨다. 퇴사하는 날 만난 (퇴사 사실을 모르고 있던) 한 팀장님은 “얼굴이 좋다.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물어 “퇴사해서 너무 좋아요!”라고 답했었다. 그렇게 퇴사를 하고, 글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다가, 소속감에 목마를 때 지금의 회사로 들어왔다. 나는 다시 월급 뽕에 취해 사는 직장인이 되었다.
대기업의 16년 차 과장이었던 저자 술딴은 두바이 주재원으로 지내기도 했다. 붉은색 융단만 놓여있을 듯한 그의 인생에 어느 날 인사 고과 D가 떨어지고 만다. 아무런 부연 설명을 해주지 않는 조직 앞에서 그는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느낀다. 자연스레 ‘회사가 다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다니지 않고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 실행하기에 이른다.
물질적인 풍요,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이 결국 힘이라는 걸 믿어야 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은 다 필요 없습니다. 사람이 마지막이고 시작입니다. (중략) 인공지능이 삶을 지배하는 세상이라도, 결국 우리는 사람들과 살고 있습니다. (p.21)
술딴은 김포 신도시의 한 동네에 북카페를 차린다. ‘타니’라는 개가 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보통의 북카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안주나 먹거리가 없고 술과 막걸리를 판다는 정도. 카페 인테리어는 1000만 원 미만, 대부분의 책과 가구도 지인들을 수소문해서 받은 중고로 꾸몄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아지트’ 같이 편안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술딴의 의지대로 카페는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거나, 혹은 막걸리를 마시며 사장과 이야기하는 말 그대로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200페이지가 되지 않는 이 책은 주인공 술딴의 회사 생활과 퇴사, 북카페 오픈기를 담고 있다. 책의 초반에는 퇴사를 권하는 내용으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종반부 「혼자서 해보는 인터뷰」나 「10년 후의 내 모습」을 보면 이 책은 그의 인생 에세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10년 후 꿈꾸는 모습을 솔직하게 내어놓는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찾는 카페 분점을 3개 정도 내고, 일주일에 3회 정도 기업 강연을 다니고, 사회봉사도 하고, 족구도 하는 그런 삶 말이다. 그의 책은 참 편하다. 그가 카페에 추구하는 바를 닮았다고나 할까. “당신을 둘러싼 수많은 문들 중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서기만 하면 됩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하는 저자. 다시 월급 뽕에 취해 하루에도 열두 번씩 퇴사를 꿈꾸는 내게는 참 멋지고 부러운 모습이다. 지루한 직장 생활을 끝내고 과감히 퇴사하고 싶다면, 혹은 책, 술, 사람처럼 편안한 무언가를 찾아보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책먹는엔지니어'님은?
2월 3주 주간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