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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불멸의 신화

2015년 12월 28일 오늘의 책

이순신 불멸의 신화

조정우 | 세시 | 2014.07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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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산대첩, 명량대첩, 노량대첩, 이순신 장군의 3대 대첩의 전술을 최초로 밝힌 역사소설! 역사학자에 못지않은 역사 고증이 트레이드 마크인 작가는 2년여 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자료를 분석하여 여지껏 알려지지 않은 이순신 장군의 전술을 밝힌다. 옥포, 사천, 당포, 당항포, 한산, 안골포, 부산포, 명량, 노량. 구국 성전(救國 聖戰)이라 불리우는 이순신 장군의 대표적인 해전이 다큐멘터리처럼 흥미진진하고 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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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은 어때야 할까


영화 '명량'의 흥행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재조명되었다. 그에 따라 이순신의 리더십에 관한 서적들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내가 주목한 것은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반대로 이순신 장군의 전술을 아는 이는 무척이나 드물다. 13척의 배로 수백의 적을 섬멸한 그의 전략과 전술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역사 속 영웅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안타깝다. 다른 나라 영웅들의 지략과 전술은 수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영웅들은 외면받는다.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와 같이 생동감 있는 장수의 모습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단지 역사 속 이야기에 머무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순신 장군은 사람들에게 가장 가깝고 유명한 장수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의 전략과 전술이 조명받은 적은 없다. 적벽대전에서의 제갈공명의 지략은 널리 회자하고 있지만,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전술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칼의 노래』를 읽었을 때도 같은 의문을 품었으나, 관련 자료를 찾기란 무척이나 어려웠다. 썰물과 밀물의 시차와 치고 빠지는 유인 섬멸 전술이라는 짤막한 정보만을 얻었을 뿐이다. 이 책의 의의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아닌, 전술에 주목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이 책은 표지에서 밝히는 것처럼 한산, 명량, 노량에 이르는 3대 대첩의 전술을 최초로 밝힌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무척 빈약하다. 또한 역사적 고증을 더했다고 하지만 그 역사적 고증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임진왜란은 7년간 이어진 기나긴 전쟁이다. 7년간의 모든 전쟁 과정을 소설 속에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 보니 각 해전의 자세한 설명이 생략되면서 생생한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끼기 힘들다. 만일 7년간의 모든 해전을 세세히 담아내려 했다면, 좀 더 많은 분량과 연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또한 나처럼 진법에 문외한인 독자를 위해 부연 설명을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일자진, 정자진, 장사진, 학익진에 이르기까지 ‘이순신 장군의 모든 전술을 밝혔다’고 하기에는 등장하는 진법의 수도 적을뿐더러 그 진법에 대한 부연 설명조차 없었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 각 진법을 찾아보고서야 비로소 그 형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전술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니 장군은 훈련 때마다 이 진법 훈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진형이야말로 전술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진법과 그 활용 방법이 존재했을 텐데 소설에 그 진면목이 충분히 묘사되지 못해 아쉽다.

『이순신 불멸의 신화』를 읽으며 『칼의 노래』가 계속 생각났다. 『칼의 노래』는 이순신의 심리 묘사에 집중하고 세세한 사건 과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을 갖췄다. 반면 『이순신 불멸의 신화』는 해전이라는 '사건'에 집중하고서도 그 진행 과정을 충분히 다루지 못해 긴장감과 생동감을 놓쳤다. 긴장감과 생동감, 현장감을 갖춘 해전의 재구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였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생략적으로 그려낸 해전의 모습은 마치 단순한 전쟁 게임을 하는 느낌을 준다.

이를테면, 비격진천뢰를 쏴라, 천자포를 쏴라, 지자포를 쏴라, 신기전을 쏴라. 등의 단적인 표현으로 전투의 과정이 묘사된다. 이러한 생략적인 묘사와 대사는 각 해전의 전략과 전술 혹은 사건의 개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역사소설은 지나친 작가의 개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작가의 역사관에 치우치면 그것을 작가의 주관대로 주입하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설에 작가의 역사관이 개입되면, 독자에게 작가의 주관을 주입시킬 가능성이 있다. 역사소설은 최대한 객관적이어야 한다. 다만, 객관성을 강조하다 보면, 소설적 재미와 내용 모두를 놓치고 만다.

결론적으로 『이순신 불멸의 신화』는 시간적 순서에 따라 일어나는 사건의 객관성은 있었지만, 그 사건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하여 재미를 힘이 부족했다. 각 해전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지 못했으며, 인물의 심리 묘사에 집중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사건은 그저 사건으로써 흡사 게임 캠페인을 풀어나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게임 캠페인은 무척이나 지루하다. 얼른 다음 판을 끝내고 엔딩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소설을 읽는 내내 그 지루함을 버릴 수 없었다.

이순신 흥행 열풍을 타고, 이순신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역사적 고증을 갖춘 제대로 된 책을 만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 소설 또한 단발적인 이순신 열풍을 타고 나온 소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순신은 해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장군이지만, 정작 그의 전략과 전술은 제대로 소개된 바가 없다. 사람들이 치켜세우는 해전 영웅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너무나 적다는 역설이다. 지키고 계승하고 또한 발전시켜나가야 할 역사가 단순히 지식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정황과 의의를 밝히기 보다 단순한 표면적 지식에 머무른다는 사실이다.

러일전쟁의 영웅인 일본의 도고 이에하치로 제독이 이런 말을 했다.
 "나를 영국의 넬슨과 견주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조선의 이순신과 견주지는 말아달라. 나는 그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정작 이순신 장군을 배출해낸 나라에서는 그에 대한 역사적 자료와 고증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라 불리는 거북선 또한 철갑의 형태가 제대로 밝혀진 바가 없으며 논란이 분분하다. 흔히 알려진 거북선의 모습은 상상에 불과하며 격실의 형태는 여전히 밝혀진 바가 없다. 일부에서는 이순신 생애에 대한 이해보다는 '자살설'과 '은둔설'이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가 치켜세우는 역사도 언제 다른 나라의 역사에 흡수되어 빼앗길지 모르는 처지에 있다. 좀 더 제대로 된 역사 인식과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한순간의 인기에 편중한 역사소설이 아닌 굵직한 역사소설이 속속 등장하길 기대한다. 역사적 자료들이 단순한 지식에서 벗어나 좀 더 생동감 있고 진실한 역사의 모습으로 다가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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