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8일 오늘의 책
이한 | 뜨인돌 | 2010.10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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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읽는 사회 교과서 『너의 의무를 묻는다』 국가의 말씀을 무조건 따르는 게 국민의 의무는 아니다 한 나라의 국민을 넘어,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본연의 의무를 생각하는 책 지금 우리에게는 ‘국민의 의무니까’ 혹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따라야 할 의무이므로’ 따라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렇게 수많은 의무가 주어지는 데 필요한 국가의 목적은 단 하나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의...
저자이신 이한 변호사는 시민교육센터(www.civiledu.org)의 공동 대표로서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해 많은 강의 등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계신 분이다. 그는 이 책 <너의 의무를 묻는다>를 통해 의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통해 의무를 따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의무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를 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지를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했다.
얼마전 출간되어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해 우리는 국제적인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정의란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렇다고 샌델의 주장이 정의의 국제표준이라는 말은 아니다) 물론 우리 사회는'국제 표준'이 될 정도의 높은 정의감을 가지기에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를 향유하면서 '부가적으로' 따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의무라는 것도 때때로는 공동체 구성원들 모두에게 공정하게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서 꾸준히 그 신뢰성을 의심 받고 있는 국방과 납세의 의무는 어쩌면 이러한 사례를 대변하는 단편적인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의무에 대한 논의를 크게 7장으로 나누어 궁극적으로 왜 우리가 의무를 지켜야 하는가로 결론 맺는다. 책은 특히 약자일수록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권리'와 강자일수록 소홀히 하거나 회피하기 쉬운 '의무'의 또다른 성질을 설명하면서 의무와 권리가 떼어 놓을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역사적으로도 의무와 권리의 경계는 그 사회의 성숙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며, 특히 서로간의 완력이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불복종의 역사를 어느정도 수용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의무라는 것은 개인의 희생을 담보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떤 면에서는 사람을 상당히 성가시게 하는 측면이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자면 우리는 권리는 최대한으로 주장하고, 의무는 최소한으로 수행하고자하는 이기심이 있는 만큼 이것을 탓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문제는 엄격한 적용이다. 사회적으로 정의라는 화두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는 그 과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둘을 조율하는 법률적인 해석과 적용(입법과 집행을 포함해서)의 공정성에 있다고 판단된다.
싫건 좋건 우리는 많은 종류의 의무를 강요 당하지만, 그것이 사회를 존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직감적으로 이러한 의무의 강약보다는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즉 아무리 강도 높은 의무라 하더라도 모두에게 똑 같은 기준으로 부과되고 있다면 그것을 수용할 용의는 일정부분까지는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비슷한 논리가 성립된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소시민의 눈에 비친 의무에 대한 기준은 이토록 협소할 수밖에 없다.
정치철학에 대한 깊은 논의는 독자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강의 스타일을 빌어서 쉽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시도는 큰 효과를 본 것 같다. 특히 저자가 가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도 책 전반에 걸쳐 느낄 수 있었는데, 그의 철학과 활동이 일관성을 갖는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의무에 대한 이러한 논의는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봄직하다. 또 실제로도 지도자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구성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 왔고, 우리는 그러한 논리에 꽤 익숙해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실천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그런 이유로 각자가 스스로에게 이 책에서 말한 진정한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를 질문해 보는 것으로도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의무의 핵심은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나의 권리에 속하기 떄문에,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람의 기분이 좀 나빠진다고 해도 의무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의무란 그런 것입니다. 의무는 공정한 부담을 다한다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부담을 다하다는 전제 위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이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삶의 고유한 계획을 추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189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정만서'님은?
40 세 직장인이자 학생의 신분으로 과학과 경제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다.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과학자들의 노고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그래픽 디자인을 취미로 배우고 있다. 년간 독서량은 250 권 정도, 특기는 속독법 5 단이다. 독서에 관해서는 "깊게 파기 위해서는 먼저 넓게 파라" 는 말을 신조처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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