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독립은 27살이었다. 독립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회적 통념상 수익 활동을 하고 본가로부터 떨어져 자신만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라 했을 때, 처음 취직해 서울에 올라왔을 때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난생처음 밟아본 곳. 모든 곳이 낯설고, 떨리고, 생경했다. 지나친 부모님의 걱정 탓에 더 괜찮은 척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참 막연했다. 나 빼고 모든 것이 다 바뀐 곳에선 시간도 낯설게 흘러갔다.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지만 함께 쓴웃음도 지어진다. 살면서 독립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는 날이 몇 없는 만큼, 좀처럼 독립이란 단어는 익숙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십팔 독립선언』도 나와 비슷한 시기에 독립을 한 저자의 에세이다. 속어처럼 들리는 나이 이십팔과 독립, 그리고 선언. 이 결의에 찬 세 단어가 모였지만, 읽기도 전에 느낄 수 있다. ‘아, 짠한 내용이겠구나.’ 제목 그대로 스물여덟 살에 저자는 집으로부터 독립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이 생긴다. 그때부터 집은 두 개가 된다. 부모님 혹은 고향 집, 그리고 자취방 혹은 내 집. 이 어색한 구분이 사실 독립을 깨닫게 만든다. 집에서 집으로, 자신의 안식처가 어딘지 모호하게 만드는 독립은 앞으로의 시간도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을 거란 걸 암시한다.
이처럼 책에는 독립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이미 독립을 경험해본 나로서 참 많은 공감이 갔다. 가장 기본적인 음식을 해 먹는 부분부터, 청소하면서 느낀 감정들, 홀로 살아보니 비로소 집의 소중함을 느끼고 부모님의 감사함을 느끼는 모습까지 모두 독립해본 사람이라면 100% 공감할 장면들이다.
그렇다고 이 책은 ‘독립’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책 제목이 ‘이십팔 독립선언’이듯이 이십팔, 다시 말해 28세를 겪는 청춘의 이야기도 가득하다. 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초심자의 조마조마함과 설렘이 느껴지고, 첫발을 디딘 사회에서 미친 듯이 퇴사 욕구가 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에 데인 사람의 모든 증상이 잘 나타난다. 모든 상황에 애인을 대입하고, 과거를 회상하고, 자신을 반성하는 과정들. 그러나 결국 언젠가 다시 사랑이 찾아오듯이, 저자도 자신의 동굴에서 나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더불어 제도화돼있던 사회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신만의 룰을 만들어나가는 모습도 꽤 흥미롭다. 노란 머리를 한 자신을 피하는 엄마의 모습이라던가, 이십팔춘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모습, 꼭 결혼해야 되는지에 대한 물음 또한 주체적이고 용감해 보인다. 물론 벌벌 떠는 속마음이 존재하지만.
이런 솔직한 에세이가 좋다. 자신의 잘난 모습만 부각하는 것보다,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진정한 용기가 반갑다. 독립에 외로워하고, 이별에 슬퍼하고, 끈기 있게 회사에 붙어 있지 못해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다. 그건 이십팔을 겪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비록 세상의 중식이 아닐지라도, 자신의 중심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진정한 멋이 아닐까. 이 책은 그 멋들어진 진리를 가식 없는 글로 잘 보여준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imhyzzang'님은?
자의적+타의적으로 책을 읽습니다. 지금은 넥플릭스가 더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