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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2012년 9월 26일 오늘의 책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

크리스토퍼 무어 | 푸른숲 | 2010.07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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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된 이야기들

 

오랜 세월 동안 그러했듯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 파인 코브 마을에서 9월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며 고요한 축제다. 마을 주민들은 이 고요함을 좋아한다. 애초에 그들이 도시를 떠나 이 마을에 자리를 잡은 것도 도시의 번잡스러움을 피하고 싶어서였으니까. 이 마을에서 9월은 한결같음을 축하하는 달이다. 언제나 그랬다. 올해만 빼고. (11쪽)

 

재작년이 있었다. 작년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라고 달라질까 중얼거리는 사이 9월이다. 한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분명해지는 때. 내 삶은 예상 가능한 노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재작년 9월이나, 작년 9월이나, 올 9월이나 여전하다. 그러니까 평온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결같음을 축하”해야 할 지경이다. 하지만 지루하다. 기쁘기보다는 울적하다. 이 감정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의 사연, 저마다의 이야기일 것이다. 육하원칙으로 따지자면 매일이 같은 날들. 도대체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야? 뭐든, 그게 뭐든!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은 (아마도) 이 같은 독백에서 비롯된 소설이다.

 

‘파인 코브 마을’은 작은 휴양지다. 해변을 끼고 있는 마을로, 휴가철이 지나면 그곳 해변이며 주차장과 레스토랑은 마을 주민의 차지다.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일상. 사실 다수의 사람들이 마을 내 유일한 정신과 의사 ‘밸’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어느 날, ‘밸’이 처방한 우울증 약을 먹던 사람이 자살한다. 역시 마을 내 유일한 경찰 ‘시오’는 그 사건을 수사한다. 잠깐, 추리물로 오해하지 마시길. 장르를 따지자면 코미디에 가깝다. 권태롭고, 우울하고, 나약한 사람들의 가능성. 크리스토퍼 무어는 그 지점을 돌파한다. 이야기가 없는 이들을 ‘파인 코브 마을’이라는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게 하는 것. 그리하여 황당한 소동극이 펼쳐진다. 마을 주민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난 특별한 사람이고 싶었어. 남들과 다른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거야.”
  시오는 그녀에게 팔을 두르며 위로했다.
  “그건 누구나 원하는 일이에요.”
  “하지만 난 실제로 그렇게 살아왔어, 시오. 영화를 찍을 때보다 스티브랑 같이 살면서 한층 더 나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졌지. 이 사람들도 그 기분을 느꼈겠지만 나만큼은 아니었을 거야.”
  (…)
  “그랬을 거예요!” (409쪽)

 

모두가 “특별한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이것이 《우울한 코브 마을의 모두 괜찮은 결말》의 결말이다. 대신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만들려”(424쪽) 하는 한, “특별한 사람”을 만난다. 진짜 9월은 그렇게 온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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