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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1

2013년 7월 26일 오늘의 책

모래그릇 1

마쓰모토 세이초 | 문학동네 | 2013.05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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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일본문학사에서, 그는 불멸이다. _인디펜던트 어느 날 새벽, 전차 조차장에서 얼굴이 뭉개진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경찰은 전날 밤 한 싸구려 술집에서 그 남자와 일행을 보았다는 목격담에서부터 수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계속되는 조사에도 실마리는 잡히지 않는다. 알아낸 것은 피해자가 도호쿠 지역 사투리를 쓴 것 같다는 증언과 ‘가메다’라는 단어뿐.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베테랑 형사 이마니시는 가메다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경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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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라는 배후

 

* 이 리뷰는 《모래그릇》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리적 트릭을 심리적인 작업으로 고칠 것, 특이한 환경이 아니라 일상에서 설정을 찾을 것,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일 것, 누구나 경험할 만하거나 어디서나 일어날 것 같은 서스펜스를 추구할 것. 나는 환상이 아닌 그러한 리얼리즘 안에서 미스터리를 쓰고 싶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다. 심리적인 작업, 일상,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 리얼리즘과 같은 일련의 말들을 키워드 삼아 생각해보면 자연 한 가지 결론에 이른다. 자신이 사는 세계만한 리얼리즘은 없다고.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가 담긴 “미스터리를 쓰고”자 했으리라. 그렇게 쓰인 작품 다수는 이제 ‘사회파 범죄소설’이나 ‘사회파 추리소설’이라고 불린다. 오늘날 서점가에서 흥하는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모리무라 세이이치 등이 쓴 소설의 기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개인에 의해 행해진 모종의 사건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주제의식은 마쓰모토 세이초의 시각을 이어가고 있다. 내가 그것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만난 작품이 《모래그릇》이다.

 

  증인들 모두 대화 내용은 알지 못했다. 다만 술집에서 종업원도 손님도 가끔 화장실에 갔다. 두 사람이 있던 자리가 화장실 입구 옆이라 화장실에 갈 때마다 두 사람 옆을 지나가야만 했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띄엄띄엄 듣게 되었다고 했다.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지요?”

  (…) 즉 두 사람은 ‘가메다’라는 이름을 자주 화제에 올린 것이다. ‘가메다’가 대체 무엇인가. 수사관들은 여기에 이름을 쏟았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구체적으로 나온 이름은 이것밖에 없었다. (23쪽, 《모래그릇 1》 중에서)

 

살해당한 남자의 시신이 조차장에서 발견된다. 사망 이전에 그 남자가 인근 술집에서 목격되었다. 다른 사람과 함께였다. 당시 대화 중 거론되었다는 ‘가메다’가 지금으로서는 이들의 신원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단서지만, 그 뜻을 풀기는 첩첩산중이기만 하다. 이 ‘가메다’ 사건이 소설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에서는 1960년대 일본 사회의 모습이 비중 있게 그려지고 있다.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기성세대에 대한 피로와 변혁에 대한 갈망이 뒤섞이던 때였다. 당대를 반영하는 인물들로 마쓰모토 세이초는 ‘누보 그룹’을 등장시킨다. 새로운 문화예술가 집단을 표방하며 매스컴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이들은 끔찍한 살인사건과는 대척점에 있는 듯 보인다. 헌데 ‘누보 그룹’과 ‘가메다’는 차츰 간격을 좁히고, 이윽고 한 점에서 교차하고야 만다. 어떻게 된 일인가?

 

  (…) 만약 그의 입에서 자신의 과거가 폭로될 경우 진행되고 있는 약혼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음은 물론, 꺼림칙한 병을 가진 부친이 있으며 가짜 신원으로 살아온 사실까지 모조리 폭로될 터이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범인은 자신의 장래를 위해, 또는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미키 겐이치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것이 가마타 조차장 살인사건의 동기입니다. (343쪽, 《모래그릇 2》 중에서)

 

‘가메다’ 사건의 배후에는 이렇듯 계획된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있었다. 자신의 신분으로부터 철저히 벗어나고자 했던, 그러나 끝내는 모든 것을 백일하에 들켜버린 한 사람. 이를 밝혀내는 것은 범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배후를 조명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는 왜 자신을 부정할 수밖에 없었나? 왜 살인까지 저질러야 했나? 이 질문이 지목하는 것은 범인의 얼굴만이 아니라 사회 자체이기도 하다. 특정한 사람을 차별하고 소외하는 한편, 허울 좋은 변화를 부르짖는 두 개의 얼굴. 이러한 배후를 뒤에 두고 사는 것이 과연 1960년대 일본만의 현실일까. 그 얼굴은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사회와도 많이 닮아 있다. 이것은 마스모토 세이초의 리얼리즘이 여전히 유효하게 읽히는 이유이리라.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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