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6일 오늘의 책
김한길 | 해냄 | 2011.10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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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독자들이 먼저 찾아 읽고 전설처럼 전해준 젊은 날의 방황과 고뇌 3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한결같이 우리 곁을 지켜온 독특한 이력의 에세이 작가 김한길, 청춘의 또다른 고민 「병정일기?」 수록 이렇게/웃기는/슬픈/아름다운/고백은/없었다! 안타깝고 아리고 지독하게 그리운 김한길 젊은 날의 일기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2,000회 이상 포스팅되며 독자들을 감동시킨 바로 그 책!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또 방송인으로서 전방...
비 오는 날이었다. 나는 분당수서간 고속화 도로의 어디쯤 차 안에서 잔뜩 화가 나 있었다. 비는 오고, 도로는 정체 중이었던 것이다. 아마 출근길이었을 테다. 아무 생각 없이 켜 놓은 라디오 소리가 무신경하게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뚝. 뚜둑. 뚝. 불규칙적으로 떨어지는 모스 부호를 닮은 빗소리에 섞여.
사실 그때 나는 출구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었다. 휴일 없이 계속 되는 일과 일 사이사이. 남루한 일상과 마이너스가 늘어가는 월급 통장. 안전지대는 없었다. 아마 그때였을 것이다. 라디오에서, 김한길의 산문집, 그 건조함과 치열한 문장에 대해 들은 건.
그로부터 수년이 지닌 후 나는 이 산문집, 《눈뜨면 없어라》를 읽는다.
한 마디로 매우 좋은 산문집이다. '매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문장은 그의 필력을 증명한다. 눈에 잘 들어오는 문장들과 사색의 무거운 무게. 짧은 글이지만 기승전결의 안정 구조. 위트 있고 진솔한 표현은 읽을수록 맛이 난다. 책을 놓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과장하지 않아서 좋다. 그의 표현대로 자신의 절망을 딱 그만큼의 깊이만큼 보여 준다. 아니 여과해서 보여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까. 어둠의 습지의 삶, 그 한복판에서 나오는 위트는 그래서 슬프지만 아름답다. 어떤 이는 삶은 '웃픈' 것이라 했는데,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김한길의 산문집은 분명 웃프(웃긴데 슬프)다. 우리 삶이 우스우며 슬픈 것처럼.
곱씹는다. 싫은 것에 분명한 이유가 필요하듯, 좋은 것에도 적절한 근거가 역시 요구된다. 어떤 평론가는 좋은 글을 좋다고 말하는 게 참 힘들다 했다. 옳다. 읽으며 참 좋다, 참 좋다, 몇 번이나 말했는데(속으로가 아니라 입 밖으로)도 이 책이 왜 좋은 책인지 말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이유가 있기는 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나의 20대 즉 그 수치스러웄던 기억들이 위로받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일종의 공감이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구나, 그래 너도 그렇게 힘들었구나. 우린 모두 그 어둠의 터널을 지나 지금 여기 서 있다. 이 자리에 서면 그 시기가 통과점으로 분명히 보이지만, 늪처럼 막막하고 까마득했던, 그래서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나의 20대.
아직 너무나 서툴렀던, 과잉된 자의시만으로 똘똘 무장해 독기를 품고 지냈던. 그 지점을 통과한 자들의 충고를, 오만이라고 여겼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 절망의 크기를 과장해서 값싼 술을 마시고 더러운 거리에서 술에 취해 토악질하던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 20대를 보냈거나, 보내거나, 보낼 이땅의 수많은 영혼에게 위로와 자비를.
오늘의 책을 리뷰한 ‘가림토’님은?
가림토(加臨土) 또는 가림다(加臨多) : 상징적 장치. 음모설의 신봉자. 배후와 모략 있음과 없음. 가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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