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6일 오늘의 책
이슬아 | 문학동네 | 2020.10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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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아이도 글쓰기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글쓰기 교사 이슬아의 이력은 전단지에 적힌 이 한 문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가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에 쓴 에피소드에서 누드모델로 일하기 시작할 때 그러했듯이, 학자금대출 2천만 원을 갚기 위해 재기발랄한 구독자 모집 포스터를 SNS에 올리기 시작할 때 그러했듯이, 글쓰기 과외를 구하는 전단을 붙이러 다니던 2014년 봄, 스물세 살의 대학생...
요즘 신간 이슬아의 『부지런한 사랑』을 읽고 있다. 이슬아는 ‘솔직함과 글의 완성도는 같지 않다’고 말한다. 솔직함이 지루하거나 위험할 수도 있다고, 모두 투명하다면 세상은 지옥 같을 거라고 말이다. 나는 거기서 큰 위안을 얻었다. 내가 쓴 글이 순도 100%의 솔직함으로 무장한 글이길 바랐지만, 사실 그런 글을 쓴 적은 없기 때문이다. 내 글은 항상 나를 포장하고, 내 감정을 포장하고, 상황을 조금씩 바꿔 사실과는 다른 뒤틀린 글일 때가 많았다. 이슬아가 이런 맥락에서 독자를 위로하고자 쓴 글은 아니었을 테지만 아무튼 나는 마음의 안식을 얻고 다시금 성실한 글쓰기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매일 한 편은 아니더라도 주 1회 이상 글쓰기를 목표로 해보기로 한다.
그렇게 마음먹고 다시 펜을 잡았다. 픽션과 사실이 적절히 버무려진 글을 쓰는 일은 콩나물국의 간을 하기보다 어렵다. 픽션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짠 콩나물국이 되고, 사실의 비중이 너무 크면 밍밍한 콩나물국이 된다. 나는 언제쯤 적당하게 간이 된 콩나물국을 만들 수 있을까. 어쩌면 솔직한 글보다 적절히 간을 한 글이 더 쓰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보면 동기부여가 되는 동시에 쓰지 못하는 나를 자꾸 탓하게 된다. 그러면 하루 정도는 괴롭고 짧은 하나의 글 정도는 쓸 수가 있게 된다. 꼭 채찍과 당근 같다. 글쓰기에 대해 쓴 작가를 질투하다가, 또 천재적이라고 찬양하다가 허무한 마음으로 펜을 잡는다. 처음엔 괴로웠는데 이 순서로 감정이 쓸려올 것을 알고 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오늘은 전에 쓰던 단편소설을 손보다가 쓰는 행위보다 내용이 재미없어서 덮었다. 글을 진지하게 쓰려는 태도를 갖추면 꼭 그에 걸맞은 내용이 안 따라 와줘서 슬프다. 여태껏 완벽한 글은 없었다.
이런 날은 완벽한 글을 계속해서 읽어야만 할 것 같다. 내 손에서는 태어날 수 없는 글들을. 쓰지 못하는 대신에 읽고 삼켜내기라도 해야겠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는 말 그대로 핑계였다. 어묵국을 끓이면서 부엌에 서서 이 글을 쓰는 나는 조금 지쳤지만 정신은 어느 때보다 맑고 개운하다. 이슬아가 읽은 책을 읽어볼까. 아니면 이문재 시인의 시집부터?
오늘의 책을 리뷰한 '나선'님은?
매일 책을 읽고 가끔 글을 씁니다.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쓰는 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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