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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이브스 1

2018년 6월 25일 오늘의 책

세븐이브스 1

닐 스티븐슨 | 북레시피 | 2018.05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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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와 빌 게이츠가 휴가지에 가져간 바로 그 책! , , , 등으로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한 론 하워드 감독 전격 영화제작! 달이 폭발했다. 이렇다 할 원인도, 전조도 없었다. 한창 차오르는 중이었고, 만월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05:03:12 UTC. 훗날 이 순간은 A+0.0.0 또는 그냥 제로(0)로 표시될 터였다. - 본문 중에서 달의 붕괴! 노아의 방주가 된 우주선, 그리고 살아남은 단 일곱 명의 인간. 그리고 5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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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진수

SF 좋아하시나요?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혹시 닐 스티븐슨이란 이름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SF의 팬에겐 반가운 이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사이버 펑크 장르에서 그는 아주 거대하고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친가와 외가가 모두 과학자인 집안에서 태어나 본인도 원래는 물리학도였던 닐 스티븐슨은 컴퓨터에 관심을 가졌다가 자신의 진짜 재능은 글쓰기에 있다는 걸 발견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1992년에 그가 세 번째로 발표한 『스노크래시』로 대박을 쳤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지금 흔히 쓰는 ‘아바타’란 말을 처음 만들어냈을 뿐 아니라 (원래 이 작가가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처럼 세상에 없는 것에 이름 짓기를 좋아합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꼭 읽어야 할 영문학 100편’에 선정될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SF 팬이 그의 작품을 반기는 것은 높은 문학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의 이름엔 또 하나의 명칭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데요. 바로 ‘하드 SF’라는 말입니다. 하드 SF란 쉽게 말해 아주 리얼하게 진행되는 SF를 뜻합니다. 흔히 SF를 공상 과학이라고 하는데 하드 SF만은 그런 말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드SF엔 ‘공상’이라는 요소가 철저히 배제되기 때문입니다. 오직 현실적인 물리법칙과 정확한 계산이 뒷받침된 과학기술이 있을 뿐입니다. 몇년 전 〈인터스텔라〉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때, 실제 우주 물리학 이론이 적용되어 학부모들이 아이들 과학 교육을 위해 같이 많이 관람했다는 얘기가 있었죠? 하드SF란 게 그런 〈인터스텔라〉와 비슷합니다. 닐 스티븐슨은 그런 SF의 대가란 것이죠.

 

그런 그가 이번엔, 주 특기였던 사이버 펑크가 아니라 우주 재난물에 도전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 보신 적 있나요? 밤 하늘, 고개를 올려다 보면 우리는 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달이 폭발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번에 소개하려는 닐 스티븐슨의 2015년 작, 『세븐이브스』는 바로 그런 일을 소재로 합니다. 가까운 미래. 예고도 없이, 이유도 없이 달이 폭발해 버린 것입니다. 산산조각이 나 버린 달. 처음엔 그저 낭만적 환상을 품게 해 주던 달이 사라져 버린 것에 지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그렇게만 생각하시겠죠?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런 달의 폭발이 실은 인류의 존망과도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보여줍니다. 공룡이 멸종한 것은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똑같이 부서진 달의 파편도 제자리에 떠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구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것도 무려 5천 년에서 1억 년 동안!

 

달의 폭발은 달만의 비극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건 지구의 비극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달과 지구는 강한 공동 운명체였던 겁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우리의 공포감은 커집니다. 그러나 이 소설이 집중하는 것은 그런 달의 폭발이 아니라 그 이후입니다. 이제 인류는 지구에서 살 수 없습니다. 아직 우주 항해 기술이 없는 인류에게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오직 우주뿐입니다. 물론 지구 인류 모두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인원은 나라마다 단 두 명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서 살아남기엔 그 숫자도 많습니다. 우주엔 지구와 달리 물과 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대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공기조차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주 공간에서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쓴 자원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달의 폭발로 인해 인류는 새롭게 자신의 길을 열어가야 하는 제2기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2기는 생존이 훨씬 어렵고 절망스런 길입니다.

 

『세븐이브스』는 압도적인 리얼리티로 그런 과정을 아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제목 자체는 7을 뜻하는 세븐과 아담과 이브에서 그 이브의 복수형이 결합된 것입니다. 이 책의 해설을 맡은 박상준은 제목이 브라이언 사이키스의 책인 『이브의 일곱 딸들』이라는 제목에서 따왔을 것이라 하는데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이브의 일곱 딸들』은 모계로만 유전된다는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인류의 근원을 추적한 것으로 그 책에 따르면 인류는 모두 7명의 어머니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했었죠. 그렇게 인류 최초의 모습을 추적한 책이었는데, 이 소설도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그리고 있으니까요.

 

소설을 읽다보면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을 것입니다. 바로 〈마션〉입니다. 〈마션〉은 아무 것도 없는 화성에서 홀로 살아남는 이야기였죠. 이 소설 또한 〈마션〉과 비슷합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성은 그래도 땅이라도 있었으나, 『세븐이브스』는 텅텅 빈 우주 공간이니까요. 어쨌든 그 〈마션〉만큼 아주 현실적으로 우주 생존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마션〉이 마음에 드셨던 분들은 이 소설 역시 분명 마음에 드실 것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SF의 진수를 보여주는 소설을 만나 반가웠습니다.  

 

펜벗 7기 '카모스'님은?
나는 읽습니다. 나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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