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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보았다

2014년 3월 25일 오늘의 책

양심을 보았다

이얼 프레스 | 흐름출판 | 2014.03

분류 : 인문/교양/철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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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양심을 보았다》는 다소 무거워보이는 주제와 달리, 접근방식은 대단히 부드럽고 에세이처럼 편안하다. 우리를 딜레마에 빠지게 하는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양심을 따르라고, 불의에 저항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어떤 위대한 신념에 의해서라기보다, 오히려 마치 본능처럼 양심을 따른 이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전한다.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보편적인 가치’를 실천했던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한국 출간에 특별히 많은 관심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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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의 평범치 않은 선택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과거보다 인권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고, 제도 또한 보강되었다. 그러나 사회 속 인권의 사각지대는 생각보다 넓게 존재한다. 정부라는 거대 세력에서부터 작게는 내가 속해 있는 주변의 이익단체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서 그들과 반대되는 의사를 표명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집단 왕따’와 같은 사태에 어른도 예외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현실에서는 홀로 서야 하는 외로움과 공포로 인해 ‘옳음’을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 책에서는 조건에 따라 바뀌지 않고, 절대적 기준으로 판단해서 옳은 것을 택한 사람들이 어떻게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 묻는다. 그들을 직접 만나 양심을 들여다본다.

 

현실에서 우리는 모두, 마음속 깊은 곳에 세워둔 자신의 원칙이 충성심 혹은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의무와 충돌하는 상황을 마주한다. 우리는 양심을 깨끗하게 간직한 채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고민해왔으며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보자. 우리 머릿속에 있는 어떤 목소리가 우리에게 말한다, 양심을 지키라고. 그러나 또 다른 목소리는 경고한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적으로 돌리지 말라고, 자신의 상관을 당혹스럽게 만들지 말라고. 혹은 자신의 경력과 명성, 나아가 가족의 평온함과 목숨을 위험하게 만들지 말라고. (13쪽)

 

2차 세계대전 직전,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국경으로 입국하는 유대인을 되돌려 보내라는 스위스 정부의 법을 어겨가며 많은 유대인을 도와준 경찰서장 파울 그뤼닝거, 1991년, 부코바르에서 크로아티아인과 세르비아인들의 민족 갈등으로 내전이 벌어졌을 때, 세르비아인이었던 알렉산데르 제브티치가 크로아티아인들을 보호하고 목숨을 구해준 일, 2000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영토를 두고 분쟁을 펼치던 곳에서 이스라엘의 키부츠 공동체 출신 아브네르 위시니체르란 군인과 대원들이 외쳤던 항명, 내부를 파헤쳐 미국 금융계의 속임수를 세상에 고발했던 레일라 위들러. 《양심을 보았다》에서는 이렇게 네 가지 실화 속 인물들,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양심의 목소리를 들었던 사람들을 만난다.

 

혁명의 선두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한 선구자들은 보통과는 다른 운명을 타고난 ‘특별한’ 사람이라 여겨진다. 《양심을 보았다》에 소개된 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연설하지도 않았다. 생사의 고비에 직면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잘못된 일들을 마주했을 때 그들은 스스로 더 낫다고 여기는 일을 선택했을 뿐이다. 다만, 법을 거부하고, 명령에 불복종했다. 동료를 배신함으로써 그들이 속한 가장 가까운 공동체에 등을 돌렸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직장을 잃거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당하게 됐다.

 

물론 그들도 부당한 결과를 예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평범해 보이는’ 그들은 왜 용기를 내어,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한편, 정의로운 행동에 이유를 묻는 것이 맞는 건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집단 구성원들의 암묵적인 용인 때문에 자행되는 비도덕적인 일들이 공동체의 목표를 위해 ‘선(善)’으로 둔갑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온다. 그런 가운데 비겁하지 않고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과연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자문해본다.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사상과 민족을 초월한 인간애가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 역사 속에서 양심을 보았던 사람들에 의해 정의로운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끝내 좀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할 것이란 믿음을 이 책을 통해 가져본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샤리’님은?
IT 개발자입니다. 아날로그를 지나 디지털로 넘어오는 세대를 살며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IT기술력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과거에 상상하던 것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은 기술력의 진보일 수 있으나 인간의 아날로그 감성이 사라져 가고 미디어의 노예가 되어가는 것이 낯설고 안타까운 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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