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5일 오늘의 책
베른트 하인리히 | 더숲 | 2016.09
분류 : 자연과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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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으로 평가받는 세계적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가 숲 속 생활에서 만난,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이야기 미국 동북부 맨끝에 위치한 메인 주의 어느 숲 속. 직접 지은 통나무 오두막집에서 전기도 수도도 없이 생활하는 한 생물학자가 있다. 뒤영벌 연구와 큰까마귀의 사회행동 연구를 통해 곤충생리학과 동물행동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자연주의자인 베른트 하인리히가 바...
" 의식을 갖고 살아갈 때 우리는 작은 존재에서도 극적인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이 책은 소로와 시튼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시대의 소로', '현대의 시튼'이라고 불리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세계적인 생물학자가 가족들과도 이별하고 숲 속에서 생활하며 그 삶을 기록했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까지도 저자가 직접 그렸다. 식물들의 잎사귀, 물고기, 새들, 나무들의 모습이며, 그림의 아주 작은 선까지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숲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적인 노동 활동과 하루하루의 일과가 일기처럼 기록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는 숲으로 향했고 숲에서의 생활을 진정으로 즐긴다. 동물들과 식물들을 끝없이 관찰하고 기록하고 채집하기도 하며 수목의 종류와 갯수까지도 군집마다 기록해놓은, 한 편의 ‘보고서’이다.
어린새가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은 시튼을 연상케 한다. 다람쥐가 사과 15개를 숨겨둔 것을 발견하자 저자는 또 다른 15개의 사과를 숨겨서 비교군으로 나누어 2주 뒤 그 장소를 찾게 한다. 다람쥐는 과연 어느 어느 구덩이의 사과를 먹었을까? 결과를 지켜보며 미소를 짓게 된다.
그는 새들의 지저귐 소리를 듣고자 이른 시간에 일어나 아침의 새소리를 기다린다. 그 결과 다양한 새들의 지저귐을 구분해낸다. 책을 읽다보면 마주하게 되는 저자의 관찰력과 끈기, 무언가에 몰입하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숲에서의 삶에는 도시생활의 편리함은 없지만 숲이 주는 그 이상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생물학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의 기록에서는 숲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나무들을 기록한 내용도 있다. 여러 종의 나무들과 각각의 열매가 가지는 의미, 곰과 사슴의 배설물에 포함된 열매씨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준다. 읽다보면 책 『나무수업』이 많이 떠오른다. 두 권의 책에는 중복되는 내용도 있고 저자가 느끼고 배운 자연의 가르침도 관찰기록과 함께 담겨있다.
아들에게 보내는 내용글에서는 저자가 생활한 숲의 지질학적 특징까지도 드러난다. 그 곳에서 생활한 농민들의 애로사항과 왜 그들이 그 곳을 떠나야 했는지에 대해 말한다. 계절이 변하고 숲은 여러가지 모습으로 저자의 눈에 담긴다. 떠나고 돌아오는 철새들을 관찰하기도 한다.
통나무집에서 생활한 저자는 숲에서 효율적으로 생활하는 여러 방법을 터득한다. 난방을 위해 땔감을 준비하는 과정을 비롯해 동식물, 곤충들, 사냥, 낚시 등 다소 느긋하고 즐거운 시간이 나타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비와 땀에 흠뻑 젖어 노동을 하기도 한다. 식사도 동물들처럼 배고플 때만 먹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빵을 굽는 일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글도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이처럼 그의 숲에서의 기록을 보고 있노라면 도시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복잡하게 나열되어 있었는지 잠시 되짚어보게 된다.
저자는 숲에서의 생활을 호사스러운 삶이라고 말한다.
나는 현재 아주 호사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중략) 그동안 나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애쓰는 역할로 짓눌렸던 어깨를 잠시나마 해방시킬 수 있었다. (162쪽)
잠시 세상의 모든 가장들이 떠오른다. 그들에게는 잠시 쉬어가는 것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도시인들도 숲에서의 삶을 보낸 저자처럼 세상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넓고 유연해지길 바란다. 성숙해질 수 있는 삶, 느긋함이 주는 철학적인 깨달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자연이 움직이는 이치는 인간이 생각하는 범주보다 훨씬 놀랍고 질서정연하게 스스로 치유하고 순환하는 구조다. 숲을 사랑하는 독자 한 명으로서 자연이 파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해졌다. 책을 통해 공존과 느린 삶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고요히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빵 굽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서류작성이 아닌, 사슴을 쫒고 나방의 날갯짓 소리를 듣는 쓸데없는 것으로 하루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자연 속에선 평화와 고요함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스쳐지나가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책 중에서)
오늘의 책을 리뷰한 '팔분쉼표'님은?
사진이 좋다. 삶이 좋다. 거친 세상일지라도....좋아하는 것들을 기록하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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