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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2017년 1월 25일 오늘의 책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법정, 현장 | 책읽는섬 | 2017.01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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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가끔 붓장난을 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겨 써 보기도 했고 친지들에게 궁금한 안부를 묻기도 했습니다. 멀리서 고요히 침묵하고 있는 산의 자태를 담아 보기도 했고 내 앞에 놓인 찻잔에서 풍겨 나오는 차향을 그려 보기도 했습니다. 원고지에 반듯반듯 금 그어진 많은 칸들을 하나하나 채워 가는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_2008년 8월 법정 스님의 명동성당 강론 전문 첫 공개 “행복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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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말씀이 그리울 때


법정 스님이 세상을 떠나고 스님의 책이 절판되면서 나도 급하게 『무소유』를 구해 읽었다. 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어서 정말 한 글자 한 문장을 소중하게 여기며 읽어나갔다. 『무소유』 후에도 스님의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접하면서, 이제 스님의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그러던 중에 읽게 된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는 스님이 쓴 손편지와 그림 그리고 말씀을 엮은 책이다.

받아들자마자 책을 펼치며 감동이 밀려들었다. 스님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책들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도 많았는데 책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법정 스님을 실제로 뵌 적은 없지만, 책과 법문을 통해서 스님의 말씀을 많이 접해서인지 스님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법정 스님은 남몰래 학업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대주셨다. 이때 등록금 지원을 받은 한 학생이 성당에서 영세를 받은 그 날 교통사고를 당했다. 학생은 사경을 헤맸고, 고비를 넘긴 후에도 5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다. 그 학생이 어느 날 스님을 찾아와 하느님이 계신다면 영세받은 날 교통사고가 나게 하고, 나를 친 사람을 도망가게 놔둘 수 있겠느냐며 스님처럼 불교를 믿고 싶다고 했단다.

스님은 웃으시며 천주님은 만화 같은 일을 하시는 분이 아니며, 이런 아픔을 통해 더욱 성숙해져 더 큰 시련도 이겨낼 힘을 주시려는 것이라 말씀하셨다. 천주님의 사랑이나 부처님의 자비나 모두 한 보따리 안에 있는 것이니까 따로 종교를 바꿀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단다.

불교에서는 도가 높은 스님이나 절의 어른 스님을 큰스님이라 부르는데 법정 스님은 이 큰스님이란 호칭을 싫어하셨다고 한다. 부탁을 받으면 즉석에서 글씨를 써주시기도 했는데 자신이 글씨 쓰는 것을 두고 스스로 붓장난이라고 부르셨다고 한다. 스님을 뵌 적도 없지만, 책 속의 스님 친필편지를 보니 감동적이다.

스님의 글씨와 말씀 중 좋은 글귀들이 많은데 이 중 하나를 소개해 본다.

자신의 존재를 위해 하루 한 시간 만이라도

하루에 단 한 시간 만이라도
자기 자신의 존재를 위해
쓰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어떤 랍비의 말인데 귀 기울일 만하네. (87쪽)

책의 중간에 삽입된 풍경 사진들도 멋지고 스님의 귀한 말씀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올곧은 수행 정신도 좋지만, 스님의 인간적인 모습도 느껴지고 유머를 발휘하신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법정 님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올 때면 종종 읽어야겠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하양마을'님은?

책과 공상을 좋아하는 꿈꾸는 주부. 책을 읽고 기록하는 일을 통해 일상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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